화장실을 못갈 때

by 김자라

이 주제로 글을 쓸까 말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내 인생의 프로토콜을 적는 시리즈기 때문에 적기로 했다. 더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니까 안심하시길.


살아가면서 의식주만큼 또 중요한 게 있다고 한다면 화장실이 아닐까 싶다. 평생을 변비 혹은 대장 과민 기간으로 살아온 나에게는 삶의 질을 좌우하는 큰 요소 중 하나가 화장실이기 때문도 있지만, 좀 더 본질적인 이유에서도 그렇다.


매슬로의 욕구 5단계 이론을 보면 인간의 욕구가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사회적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 욕구의 다섯 단계로 계층적으로 존재하며, 하위 욕구가 충족될 때 상위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살아가면서 우리는 어떻게든 생리적 욕구에서 벗어날 수 없다.

Gemini_Generated_Image_4vmwje4vmwje4vmw.png 출처 : Gemini

나는 생리적 욕구에 '화장실을 주기적으로 잘 가고 싶은 욕구'가 포함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혼자서 적절하게 화장실을 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배변 훈련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훈련, 식사 훈련과 더불어 인생에서 처음 배우는 삶의 지혜이자 경험인 셈이다.


그러나 평생을 살면서 수면과 식사는 잘 챙기는 사람은 많은 반면, 자신의 화장실 스케줄과 컨디션을 제대로 챙기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나조차도 잊고 있다가 앗차 싶을 때 부랴부랴 챙기게 된다.


화장실의 소중함을 잊지 않기 위해, 그와 관련된 내 인생의 프로토콜을 몇 자 적어본다.



1. 유산균은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약사님이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당시 콘텐츠 기획자였던 나는 제약, 임상, 상비약, 영양제 등 약과 관련된 다양한 컨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했다. 세상에 그렇게 다양한 성분의 영양제가 있는 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 많은 영양제 중에 딱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어떤 것을 먹어야 할까? 약사님의 대답은 "유산균"이었다.

유산균은 장 건강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면역 관리에도 필수적이라고 한다. 나는 영양학이나 약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길게 말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삶의 질을 위해, 유산균은 몇 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2. 식이섬유가 부족할 때

식이섬유를 챙기는 방법은 누구나 아는 것처럼 간단하다. 채소,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면 된다.

그러나 직장 생활을 하거나 혼자서 거주하는 1인 가구에게는 이 방법이 쉽지 않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에는 채소, 과일이 많이 부족하고, 샐러드를 사먹자니 한 끼에 만 원이 넘는다.


그럴 때 내가 쓰는 방법인데, 채소를 동결 건조시켜 가루로 만든 스틱을 가지고 다닌다. 식사 전에 영양제처럼 먹기도 쉽고, 집에서 요리에 넣어먹을 수도 있다. 참고로 맛은 정말 없다.


특히 저렴하다는 것이 가장 장점이다! 내가 먹는 제품은 한 포에 500원 꼴이라 저렴하게 하루 필요 영양성분을 챙길 수 있어 좋다.

특정 제품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라 인터넷에 '야채분말', '동결건조 야채가루' 등을 검색해보면 다양한 상품이 나온다는 것만 일러두고 싶다.


3. 급할 때 쓸 수 있는 아이템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있다면 비상 아이템을 시도할 때가 되었다. 매일 건강한 식습관으로 생활을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기 때문이다.


내 기준에서 가장 최고의 비상 아이템은 별다방의 돌체라떼다.

2년 전에 병원에 일주일 정도 입원했을 때가 있었는데, 간호사님께 매일 그 날의 배변 상황을 보고해야 했다. 나는 5일째 배만 아프고 아무런 소식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다. 온갖 영양 성분을 필요한 비율대로 섭취하게 되는 병원밥을 먹으면서도 화장실에 가지 못한 건 그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그 때 가족들이 면회오면서 가져다 주었던게 벤티 사이즈의 돌체라떼였다.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건 푸른 주스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유명한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마시면 배가 아주 많이 아프고 꾸룩거리기 때문에 평소에 장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정 급하면 주변의 올리브X 매장에 가서 사면 된다.



4. 비장의 자세

화장실에 잘 가기 위한 자세로 고양이 자세, 비둘기 자세 등 다양한 요가 자세가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는 사람만 아는 비장의 자세가 있어서 소개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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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화장실 갔나요?

화장실 일정도 밥 먹는 것 만큼이나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오늘도, 내일도, 그 다음날도, 건강한 화장실 생활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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