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원하는 투덜이 ‘화이트불편러’의 공통점

by 마테호른


〈개구쟁이 스머프(The Smurfs)〉라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파랗고, 귀여운 스머프들과 그런 스머프들을 괴롭히는 악당 가가멜, 그리고 그의 고양이 아지라엘이 등장하는 꽤 유명한 TV 만화 시리즈로 전 세계적으로 크게 사랑받은 애니메이션이다. 이 만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름만으로도 캐릭터의 성격을 단번에 알 수 있을 만큼 각자의 개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편리, 덩치, 똘똘이, 투덜이, 조화 등등.
스머프들은 언제나 단체 행동을 한다. 그 때문에 조직 생활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모범 사례로 활용하기도 한다. 각각의 캐릭터가 분명한 스머프들은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 같이 모여서 각자의 의견을 내놓고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투덜이의 한마디.
“난 그런 거 싫어!”
일순간 분위기는 싸늘해지고, 장면이 바뀌면서 누군가가 투덜이를 설득하거나 달래느라 진을 뺀다. 그래도 안 되면 투덜이를 강제로 끌고 가거나, 투덜이만 남겨둔 채 모두 자리를 떠나 버린다.




photo-1544717301-9cdcb1f5940f(1).jpg ▲ 누구나 자기 안에 ‘투덜이’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애써 감추기도 하지만, 마구 튀어나오는 투덜이를 주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 이미지 출처 Unsplash



◆ 누구나 자기 안에 투덜이가 있다… 당신 안의 투덜이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


우리 안에는 크건, 작건 간에 ‘투덜이’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애써 누르고 감추며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기 위해, 심지어는 투덜이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수시로 투덜이가 튀어나오는 것을 굳이 막지 않고 드러내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 결과, 때로는 참아야 하는 상황에서조차 마구 튀어나오는 투덜이를 주체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신 안의 ‘투덜이’는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가? 투명 인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가? 아니면, 제법 크게 자리 잡고 시끄럽게 떠드는가?


작건, 크건, 감추려고 애쓰건, 마음껏 드러내건 간에, 자기 안의 투덜이를 관리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투덜이 관리의 핵심은 감추려고 애쓰느냐, 마음껏 드러내느냐가 아니다. 감추려 할 때도, 꺼내 놓으려 할 때도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투덜이 관리의 핵심은 ‘투덜이를 어떤 일에,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있다. 즉, 어떤 일에 투덜이를 가두고, 어떤 일에 투덜이를 꺼내 놓느냐가 투덜이 관리의 핵심이다. 만일 자기 안의 투덜이를 잘 관리할 수만 있다면 투덜이에게도 기회는 반드시 오기 때문이다.



image_1580476081596079818229.jpg ▲ 투덜이 관리의 핵심은 어떤 일에 투덜이를 가두고, 어떤 일에 투덜이를 꺼내 놓느냐에 있다. © 이미지 출처 Unsplash



◆ 투덜이 관리의 핵심… 투덜이를 어떤 일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모든 투덜이가 조직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투덜이는 조직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해서 프랑스 영화감독 로베르 브레송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당신이 아니면 보지 못했을 것들을 보게 하라.


생각건대, 이보다 절묘한 투덜이를 위한 변명은 없을 것이다.

투덜거리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문제를 세상 밖으로 꺼내라.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이듯, 의심과 부정, 즉 투덜거림은 ‘변화’와 ‘발전’의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작은 불편함이건, 조직의 부조리건 상관 없다. 그런 점에서 제때, 잘 투덜대기만 해도 우리 삶에 즐거운 변화가 생길 것이다. 단, 그때의 투덜거림은 로베르 브레송의 말마따나 다른 사람은 절대 보지 못한 것에 관한 것이어야만 한다. 그런 투덜이들을 ‘화이트불편러’라고 한다. 화이트불편러는 불편함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들로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photo-1483985988355-763728e1935b.jpg ▲ 이왕 투덜이가 되려면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 화이트불편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덜거림 역시 의미 있고,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다. © 이미지 출처 Unsplash



◆ 조직이 원하고, 어디서나 환영받는 투덜이, ‘화이트불편러’의 공통점


조직이 원하는 투덜이 역시 화이트불편러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화이트불편러가 될 수 있을까. 화이트불편러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첫째, 화이트불편러는 무조건 불평불만을 내뱉지 않는다. 불편한 점을 조리 있게 말하고, 그에 관한 해결책 역시 제시한다.

둘째, 화이트불편러는 다른 사람 역시 자신의 생각에 공감하라고 강제로 요구하지 않는다.

셋째, 화이트불편러는 심판하지 않는다. 그저 불편해하고, 그것에 대한 대책을 요구할 뿐이다.


어느 조직에나 ‘투덜이’는 있다. 어쩌면 우리 자신일 수도 있고, 우리가 지독히 싫어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문제는 조직의 관점에서 볼 때 투덜이의 존재가 반가울 리 없다는 점이다. 특히 다양한 의견(다양성)이 존중되기보다는 일사불란한 움직임(획일성)을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조직이라면 더욱더 그렇다.

사적인 관계에서도 투덜이는 그다지 유쾌한 존재는 아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프로 불편러’인 투덜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매사에 “이건 싫어”, “그건 못해”, “저건 나빠”라고 투덜대기만 하니, 어느 누가 좋아하겠는가.

이왕 투덜이가 되려면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 화이트불편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덜거림 역시 의미 있고, 자신 역시 더는 인간관계 때문에 상처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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