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테호른 Oct 19. 2021

말은 곧 인격, 너를 빛나게 하는 말을 해라

― 20. 말에 대하여


때로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 한마디가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사람 마음을 완전히 돌아서게 하기도 한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말은 우리를 매우 기쁘게 하지만, 어떤 말은 우리의 입과 마음을 닫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말 한마디도 신중하게 하되, 이왕이면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어떤 상대라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낯선 사람들과 자주 만난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긴장한 상태에서 상대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그것을 풀려면 상대가 친근함, 즉 호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 심리학자들이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선거를 앞두고,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서 세 명의 후보를 각각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첫 번째 후보는 정치가로서의 뛰어난 자질과 우수한 스펙에 대해서 소개했고, 두 번째 후보는 화려한 정치 경력과 뛰어난 능력을 다루었다. 반면, 세 번째 후보는 자녀를 사랑하고, 아내와 쇼핑을 즐기며, 매일 개를 데리고 산책한다는 등 사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소개했다.

세 후보 중 과연 누가 선거에서 승리했을까?

대부분 능력과 실력을 앞세운 첫 번째 후보나 두 번째 후보가 승리했을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우리의 예상과는 크게 달랐다. 사생활에 초점을 맞춰 소개한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스펙과 능력, 정치 경력이 뛰어난 후보가 아닌 그를 선택했을까?


자신과 다르지 않은 삶을 사는 그에게 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프라이버시 효과(Privacy Effect)’라고 하는데, 위 실험 결과는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것만큼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 좋은 방법은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높은 스펙도, 화려한 경력도, 뛰어난 능력도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서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효과적이지 못한 셈이다.


물론 처음 만난 사람에게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이 조금 민망하기도 하고,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잘못하면 가볍고 미덥지 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상대가 고지식하고 냉정한 사람일수록 개인사를 털어놓는 것을 더욱 주저하게 된다. 하지만 발언 수위만 잘 조절하면 서로 민망하지 않고 첫 만남을 매끄럽게 하는 훌륭한 윤활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 일기장을 줄줄 읊듯이 사생활을 조목조목 나열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누구나 공통으로 느끼는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 예컨대, 날씨나 취미 생활, 가족,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는 사적이지만, 누구나 공감하는 주제이기에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얼마든지 거리낌없이 얘기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듣기 싫은 말이 있는가 하면, 우스갯소리라도 가슴에 꽂히면서 마음을 흔드는 말이 있다. 그 차이는 바로 얼마만큼 가슴에 와 닿느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말에는 ‘진심’이 담겨야 한다.


말에 진심이 담기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의도했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상대 역시 그 말에 전혀 주목하지 않는다. 상대의 마음과 감정,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진심이 담긴 말은 단 한마디만으로도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이 있듯, 칭찬은 서로의 관계를 한층 더 가깝게 만들기 때문이다. 칭찬할 게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대를 칭찬해라. 그러면 제아무리 굳게 닫힌 상대의 마음도 활짝 열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칭찬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능열쇠’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칭찬은 ‘양날의 칼’이다. 적당히 하면 더없이 좋은 약이지만, 지나치면 오만과 독선에 빠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지 않다. 아부로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칭찬을 할 때는 적당한 선을 지켜야 한다. 아울러 칭찬이 독이 아닌 약이 되려면 ‘능력’이 아닌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즉, 일의 결과가 아닌 일에 대한 그 사람의 열정과 태도를 칭찬해야 한다. 그런 칭찬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필요한 말 역시 삼가야 한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실수가 잦기 마련이다. 또한, 그것은 습관이 된다. 그러니 필요하지 않은 말은 가능한 한 하지 않는 습관을 지녀야 하는 데, 이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스님들의 ‘묵언 수행’이다. 처음에는 답답하겠지만, 익숙해지면 그보다 좋은 것이 없다. 말을 함으로써 짓는 온갖 죄업을 짓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마음을 정화하는 데도 그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비싸고 좋은 차보다 안전한 차를 사야 하고, 지금의 계획보다는 미래의 계획이 있어야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듯, 말 역시 한 수 앞을 내다보면서 할 줄 알아야 한다. 말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관계와 우리 삶을 좌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말할 때는 그것이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을지, 상대의 상처를 건드리지는 않을지에 대해서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예컨대,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지켜야 할 선은 반드시 지켜라.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말의 상처는 오랫동안 가슴에 남고, 하루아침에 친구를 적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가 하는 말은 곧 너 자신이다. 그것은 곧 네 인격이며, 네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증명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정직하고 바른 삶을 산 사람은 말 역시 정직하고 바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말이 거칠뿐더러 거짓이 많다. 너라면 누구를 더 믿고 친구로 삼고 싶겠니?


그러니 이왕이면 너를 빛나게 하는 말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을 빛나게 하는 말을 하려면 미리 준비하고,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천 냥 빚을 갚은 말은 절대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말은 하기는 쉽지만, 그 말이 미치는 영향과 파급 효과는 매우 크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 사람이 사람에게서 멀어지는 이유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하고, 보지 않아도 좋은 것을 보고, 듣지 않아야 할 말을 듣기 때문이다. 그 순간, 평화는 깨지고, 사람은 멀어진다. 하지만 입을 닫고, 눈을 감고, 귀를 닫으면 말실수를 할 일이 없으니, 사람도 행복도 온전히 내 것이 된다.


그 때문에 나는 네가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될 수 있으면 입은 닫고, 눈은 감고, 귀는 닫고 살라고 하고 싶다. 말하지 말고, 보지 말고, 듣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보지 말아야 할 것은 보고도 못 본 척하고, 듣기 싫은 말은 들어도 못 들은 척하라는 것이다.


부디, 이 말을 명심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