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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9. 2021

돈이 아닌 탐욕이 고통을 낳는다

― 19. 돈에 대하여


돈은 라틴어 ‘모네타(Moneta)’에서 기원했다. 로마의 장군 카피톨리누스는 유노(Juno) 신전에 바쳐진 거위 울음소리를 듣고 갈리아인의 습격을 물리쳤는데, 그 후 로마 제2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카밀루스(Camillus)가 그의 집이 있던 언덕에 ‘유노 모네타(Juno Moneta)’라는 신전을 건설했다. 이후 유노 모네타 신전은 금화를 주조하는 조폐소로 활용되었다. 그 때문에 로마의 금화에는 유노 모네타라는 글이 새겨졌고, 사람들은 그것을 모네타(Moneta)라고 불렀다. 그것이 훗날 돈을 의미하는 ‘머니(Money)’가 되었다.

놀라운 것은 모네타라는 말에는 ‘경고(Warning)’라는 뜻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이는 돈에 대한 끊임없는 탐욕은 결국 화를 부른다는 것을 당시 사람들이 알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훌륭한 하인이지만, 나쁜 주인이기도 하다.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이 돈을 두고 한 말이다. 그만큼 돈은 잘 쓰면 매우 유용하지만, 잘못 쓰면 그 노예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 삶에서 돈만큼 중요하고 무서운 것도 없다.


돈이 많으면 삶이 그만큼 편하다. 하지만 돈이 많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 돈은 많지만,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돈이 없으면 삶이 힘들고 고단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불행한 것은 아니다. 빈털터리의 삶을 살면서도 행복한 사람들 역시 적지 않다.


그래도 이왕이면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부동산이다, 주식이다, 가상화폐다 해서 그 열풍이 식지 않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말에게 물을 주기보다는 물을 먹는 방법을 가르쳐라.

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것은 당장 가난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이 하는 호사스러운 말장난에 불과하다. 물도 주고, 물을 먹는 방법도 가르쳐주는 것만큼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부자들의 돈 버는 노하우를 배우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부자도 그것을 쉽게 알려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저 “열심히 살면 된다”라는 말로 독려할 뿐이다.


누구보다도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았으며, 거듭된 실패를 겪다가 수천 억대의 자산가가 된 글로벌 외식 그룹 스노우폭스(Snowfox) 김승호 회장은 돈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돈은 감정을 가진 실체라서 사랑하되 지나치면 안 되고, 품을 때는 품고, 보내야 할 때는 보내줘야 한다. 돈을 절대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돈은 우리를 언제든지 지켜보고 있다. 돈을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깊은 우정을 나누는 친구처럼 대해야 한다. 돈이 인격체라는 것을 알고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부자로 가는 길이 보인다.


돈과 친구가 되라는 것은 돈과 친해지라는 것이다. 그러자면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 돈은 자기를 귀하게 생각하고 잘 보살펴주는 사람에게는 오랫동안 친구로 남지만, 조금만 소홀히 하면 금방 떠나기 때문이다. 또한, 친구가 되면 대등한 관계에서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의 노예가 되면 돈에 종속되는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절대 행복할 수 없다.


미국 호프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마이어스(David G. Myers) 박사에 의하면, “돈을 벌면 벌수록 우리가 살 수 있는 행복의 양은 줄어든다”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의 72%가 삶이 ‘만족스럽다’다거나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말했지만, 부자들은 겨우 14%만이 ‘만족스럽다’라고 한 것이 그 방증이다. 또한, 마이어스 박사는 “미국인의 구매력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행복은 정체되어 있다”라고 주장한다. 돈과 행복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돈에 대해 매우 부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간혹 있다. 돈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들 역시 대부분 돈에 애착을 보인다는 것이다. 돈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지닌 셈이다.


사실 돈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돈이 많다고 해서, 돈에 관한 얘기를 자주 한다고 해서, 돈에 집착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전혀 없다. 오히려 돈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가볍다고 생각하고 천박하다고 여기는 그릇된 생각이 더 큰 문제다.


왜 돈이 모든 오명을 뒤집어써야 하는가?

프랑스의 소설가 에밀 졸라(Emile Zola)의 말이다.


이제 시대가 변했다. 누구도 돈을 말한다고 해서 가볍다고 생각하거나 천박하게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알지 못하면 돈에 끌려다니는 삶을 살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돈에 대해서 부지런히 공부해야 한다. 돈을 공부하는 것은 경제를 공부하는 일이기도 하다. 돈의 흐름을 알면 경제의 흐름이 눈에 보일 뿐만 아니라 미래 역시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 행복에 관해 진지하게 고민한 사람이 더 행복한 삶을 살듯, 돈 역시 꾸준히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사람만이 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나는 돈 공부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돈은 삶의 목적이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니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되, 돈에 매달리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돈과 행복은 오히려 멀어진다.


행복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한 전문가들에 의하면, 우리의 행복을 좌우하는 것은 돈이 아닌 인간관계와 정신적인 만족, 즉 감정이라고 한다. 따라서 행복하려면 은행 계좌보다는 인간관계와 자기감정에 더욱더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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