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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테호른 Oct 19. 2021

비교하는 삶, 타인의 삶에 나를 맞추지 마라

― 17. 완벽주의에 대하여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하지 않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한다. 완벽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하고 뒤떨어진 것보다는 완벽한 것이 낫다. 하지만 지나친 완벽주의는 자신을 무너뜨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기준과 달성 불가능한 목표는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불평과 불만, 비관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미술 작품 중 〈모나리자〉만큼 널리 알려진 작품은 없다. 또한, 〈모나리자〉만큼 수많은 글의 소재로 쓰인 작품도 없다.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가 많은 사람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모나리자〉를 그린 사람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다. 사실 그는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화가이기도 하지만, 회화와 조각, 건축뿐만 아니라 해부학, 식물학, 공학 등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던 천재였다. 많은 사람이 그가 남긴 그림이 30여 점밖에 되지 않는 이유로 그 점을 꼽는다. 워낙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났기에 그림에만 전념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요인은 따로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완벽주의자였다는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강박성은 누구도 따르지 못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만도 3~4년이 걸렸다. 그러다 보니 그의 유작 중에는 미완성 작품이 유난히 많다. 생전에 그가 여러 차례에 걸쳐 소송에 연루된 이유이기도 하다.


〈모나리자〉 역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다. 그가 많은 작품을 완성하지 못한 것을 두고 끈기가 없다는 둥, 게으르다는 둥, 말년에 오른손이 마비되어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는 둥 수많은 얘기가 있지만, 어느 것도 정확하지 않다. 다만, 미완성작으로 남았기에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고 유명해진 것만은 분명하다.




일본 메이지 시대 미술 평론가로 활동했던 오카쿠라 덴신(岡倉天心)의 《차 이야기》를 보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스승이자, 일본 다도의 명인으로 알려진 센노리큐(千利休)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아들이 정원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물었다.

“아직도 청소가 덜 끝났느냐?”

그러자 아들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더 청소하더니, 잠시 후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이제 더는 청소할 곳이 없습니다. 계단은 세 번이나 쓸었고, 석등도 여러 번 닦았습니다. 나무에 물도 주었고, 이끼도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보십시오, 바닥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센노리큐는 아들을 칭찬하는 대신 오히려 꾸짖었다.

“어리석구나. 이것은 청소한 것이 아니라 망친 것에 가깝다.”

그러면서 정원의 나무를 흔들어서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을 바닥에 떨어지게 하더니 아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정원을 청소할 때는 깨끗한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미도 생각해야 한다.”


아들의 완벽을 추구하는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지나친 완벽주의로 인해 정원의 아름다움마저 깨뜨렸기 때문이다.




지나친 완벽주의는 자신을 혹사하게 해서 결국 파멸로 이끈다. 완벽주의가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완벽주의 자체는 그리 나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완벽주의에 관한 지나친 맹신과 집착이다. 그런 함정에서만 벗어난다면 완벽주의 역시 얼마든지 사회 발전과 개인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려면 미움받는 것을 절대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즉, ‘미움받을 용기’가 있어야만 완벽주의라는 함정에서 벗어나서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에 대해 일본 내 아들러 심리학의 일인자로 알려진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된 존재이다. 따라서 지금의 나를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려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일 역시 삼가야 한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것이야말로 완벽주의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비교하는 사람은 늘 바쁘고 괴롭다. 만족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이 행복할 리 없다.




▶▶▶ 다른 사람의 말이나 평가를 두려워하지 마라.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괜찮다. 완벽해지기 위해서 애쓸 필요도, 성취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끙끙 앓을 필요도, 남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다. 실수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화려함만 좇는 허영심, 삶을 피곤하게 만드는 열등감 따위는 던져버려라. 다른 사람과 너를 비교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의 시선에 너를 맞추는 순간부터 행복은 멀어진다. 너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만 힘들어하지 않고, 네가 원하는 곳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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