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 완벽주의에 대하여
지나치면 독이 될 수 있다. 하지 않은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완벽주의자가 되려고 한다. 완벽해야만 성공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부족하고 뒤떨어진 것보다는 완벽한 것이 낫다. 하지만 지나친 완벽주의는 자신을 무너뜨릴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나치게 높은 기준과 달성 불가능한 목표는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불평과 불만, 비관에 빠지게 하기 때문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차 스승이자, 일본 다도의 명인으로 알려진 센노리큐(千利休)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어느 날, 그가 아들이 정원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물었다.
“아직도 청소가 덜 끝났느냐?”
그러자 아들은 아무 말 없이 한참을 더 청소하더니, 잠시 후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 이제 더는 청소할 곳이 없습니다. 계단은 세 번이나 쓸었고, 석등도 여러 번 닦았습니다. 나무에 물도 주었고, 이끼도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보십시오, 바닥에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합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센노리큐는 아들을 칭찬하는 대신 오히려 꾸짖었다.
“어리석구나. 이것은 청소한 것이 아니라 망친 것에 가깝다.”
그러면서 정원의 나무를 흔들어서 알록달록 물든 나뭇잎을 바닥에 떨어지게 하더니 아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정원을 청소할 때는 깨끗한 것도 중요하지만, 자연미도 생각해야 한다.”
인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성된 존재이다. 따라서 지금의 나를 인정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이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