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는
“겨울 한가운데서, 나는 마침내 내 안에 여름이 있음을 알았다”고 썼다.
꼭 계절 이야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람도 그렇다.
몸은 아직 추운데, 마음이 먼저 풀리는 날이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코트를 입고 나왔는데 괜히 어색했고,
걸음은 이유 없이 느려졌다.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오늘 공기 좋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겨울은 늘 이렇게 끝난다.
큰 사건 없이,
아무런 인사도 없이,
갑자기.
우리는 보통 봄을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끝났다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는 계절에 가깝다.
그래서 봄은 설레기보다는
조금은 느슨해지고, 조금은 풀어진다.
그래도 괜찮다.
“이제 봄이다”라는 말은
뭔가를 더 하겠다는 다짐이 아니라,
이제는 덜 버텨도 되겠다는 허락에 가깝다.
잘해보겠다는 말 대신
“그래도 여기까지 왔다”라고 말해주는 계절이니까.
오늘 같은 날엔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괜찮다.
결심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햇볕이 따뜻하다는 걸 느끼고,
괜히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걸 인정하면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이제 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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