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비가 오면
이제 막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조용히 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2026년 봄도 조용히 지나갈 테고...
벚꽃은 늘 그렇다.
막 피었다 싶으면 곧 져버린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 하루, 우산을 하나 들고
벚꽃이 떨어지는 길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바람에 흔들리다가
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힘없이 떨어지는 벚꽃잎 길을
조용히 걸어보는 것이다.
아마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조금 느리게 흐를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붙잡으려고 한다.
좋은 날도, 좋은 순간도
조금 더 오래 머물러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추억이 그렇듯이,
계절 역시 붙잡을 수 없다.
봄도,
결국은
조용히 지나간다.
그래서 더 소중한지도 모른다.
곧 사라질 것을 알기에.
오늘 비가 온다.
어쩌면
올해 마지막 벚꽃을 볼 수 있는 날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천천히 걸어보려고 한다.
우산을 쓰고,
벚꽃이 떨어지는 길 위를.
봄이 간다.
그리고 우리는
또 하나의 계절을 지나고 있다.
―2026. 04. 09, 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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