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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왜 친구가 사라질까?

by 마테호른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많은 사람이 인간관계 때문에 고민하고 절망하며 좌절한다.

특히 소심한 사람에게 인간관계는 높은 장벽과도 같다.


그것을 넘어야만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사람 앞에 서는 것 자체가 공포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소극적인 인간관계를 하기가 쉽다.

다른 사람이 먼저 다가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해서 맺은 인간관계가 유지되고

더 좋은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는 순수한 인간관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학창 시절 맺은 인간관계가 평생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회생활은 다르다.


사회생활은 이해관계가 인간관계의 기준이 된다.

그만큼 사회생활에서의 인간관계는 냉혹하고 계산적이다 보니,

이용 가치가 없으면 즉시 단절된다.


그 결과, 소심한 사람일수록 상처받기가 쉽고 학창 시절 친구를 그리워하게 된다.


세상은 거울과도 같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겪는 문제 대부분은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겪는 문제를 거울처럼 보여준다.


다른 사람들이 문제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자기 생각을 조금만 바꾸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해서는 사람 마음을 얻을 수 없다.

하다못해 몇 안 되는 친구와도 사이가 멀어질 수 있다.


친구가 그립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화해서 안부를 묻고 마음을 전해야 한다.

‘어떻게 지내냐고, 요즘 들어서 네가 많이 생각난다’라며 속마음을 털어놓아야 한다.


나 역시 인간관계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매우 서툴고 소극적인 편이다.

먼저 다가가는 것을 주저하는 것은 물론, 연락조차 자주 하는 법이 없다.


어쩌다가 한 번 전화해서는 한다는 소리가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해”라는 핑계 아닌 핑계다.

너무도 군색하기 그지없지만, 특별히 그것을 고민한 적은 없다.


인간관계의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몇 안 되는 친구들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은근히 걱정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할 때만 연락하는 관계가 과연 내 생각만큼 원활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밤중에 어린 시절 친구와의 추억이 갑자기 생각나서 숙연해진 적이 있다.

한참을 그렇게 멍하니 있었다.


참 무심하게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는 뒤늦은 후회와 함께 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연락처도 모를뿐더러 지금의 친구 얼굴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어린 시절 모습에 세월의 무게와 주름이 더해진 애늙은이 같은 얼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뭔지 아니?”

“흠… 글쎄요. 돈 버는 일? 밥 먹는 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 마음을 얻는 것이란다.
사람 마음은 순간에도 수만 가지 생각을 떠올리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을 머물게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지.

… (중략) …

그런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란다.”

ㅡ 생텍쥐페리, 《어린 왕자》 중에서


위 대화는 짧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인생 경험이 쌓일수록 그 의미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소중한 것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항상 가까운 곳에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것을 돌볼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친구 역시 마찬가지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막 대한다. 그만큼 허물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 들면 서로를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한다.

서로 존대함으로써 관계를 서먹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는 소극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먼저 다가가고,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서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무릇, 나이 들면 사람이 귀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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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했다. 그곳에서 배웠다. 단 한 줄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그 한 줄을 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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