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중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
처음 한두 번은 이해했다.
사람이니까, 깜빡할 수도 있다고.
그래서 그때마다 다시 대답해 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질문은 멈추지 않았다.
다시 묻고, 또 묻고,
마치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것처럼 반복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이건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건,
그만큼 내 말을,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결과, 조금씩 마음이 멀어졌고,
지금은 연락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이런 사람이 친구 사이에게만 있는 건 아니다.
직장에도 얼마든지 있다.
이미 설명한 일을 다시 묻고,
회의에서 했던 이야기를 또 꺼내고,
같은 실수를 항상 반복한다.
그때마다 우리는 흔들린다.
“내가 설명을 못했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모든 관계에는 기본이라는 게 있다.
서로의 말을 귀담아듣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것.
그 기본이 무너지면,
관계는 피로해진다.
설명을 반복하는 건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존중의 문제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첫째, 모든 걸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아야 한다.
상대의 태도까지 내가 책임질 필요는 없다.
둘째, 같은 방식으로 계속 대응하지 않는 것이다.
처음처럼 다시 설명해 줄 필요는 없다.
“전에 말씀드린 내용인데, 그때 기준으로 진행하시면 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셋째, 거리를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과 깊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반복되는 피로가 느껴진다면,
조금은 떨어져 있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건 바로 이것이다.
상대의 태도가
내 기준을 흔들게 두지 않는 것.
누군가가 내 말을 가볍게 대한다고 해서,
나까지 스스로 가볍게 대할 필요는 없다.
사람을 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배려이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건
나를 지키는 태도다.
모든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쓰다 보면
결국 지치는 건 나 자신이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는 선택해야 한다.
이 관계를 계속 이어갈지,
아니면 적당한 거리를 둘지.
그리고 그 선택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내 말을 기억하려는 사람과 함께 갈 것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계속 설명을 반복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살 것인지.
자신이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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