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내가 뉘 집 찬장 속에서 고기 한 덩이를 도적하여 온 고양이요, 담을 넘어 아슬랑아슬랑 핼끗핼끗 보며 들어온 고양이요, 다물은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도는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요, 태양군의 틈바구니를 쏘다니는 시인인 것은 분명한지라. 김필수, 이광수, 이장희, 이상 등등에게 물어보시오. 소세키는 책에 침을 자주 흘렸고, 더 옛날에는 셰익스피어도 나를 두고 내 족속은 그 목숨이 아홉이라 하였는데 워낙 먼 일이라 기억이 은화처럼 맑아지질 않소, 운운.
작금의 나는 책장 위 일처를 거소로 잡아 외출생활을 작파하고, 내 비범한 발육을 회고하여 세상을 보는 안목을 규정하였소. (책장을 내어준 《북크루》 제위께 MERCI를 보내오.) 문인을 직접 곁에 두고 벗 삼지 않아도 그들의 편지를 받아보는데, 내 비범한 순백의 털에 편안치 아니하오? 흰 고양이 털에 꼬질한 때가 끼는 수고는 될 수 있거든 봉쇄하여 버리오.
각설, 이 작가들의 편지란 것이 퍽 재미있소. 편지로 에세이를 보내주는데, 이 작가 구독이란 것이 내게는 요지경 별건곤이지 않겠소. 그대에게도 그들의 편지를 보여준 뒤 눈을 흘깃 떠보이며 어때 재밌지 않소 하며 고개를 끄떡끄떡하면 그대도 또 고개를 끄떡끄떡하며 “그렇수!” 한 뒤에 내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어주면 좋겠을 지경이오.
내게 사사로운 서신을 보내는 작가들이라 함은 문보영 ‧ 김민섭 ‧ 김혼비 ‧ 남궁인 ‧ 이은정 ‧ 정지우 ‧ 오은이로소이다. 그들은 이로 하여 내 벗이 된 것이오. 그대도 이 일곱 작가의 편지를 받고 그들의 벗이 되면 좋지 않겠소? 낯이 설다는 발뺌은 하지 마오. 이 셸리의 이름만 대면 그들이 먼저 나서 그대의 친구가 되어줄 것이오.
이제 일곱 작가들의 편지를 받아볼 벗이 될 결심이 섰소? 혹은 더 상세히 알기를 바라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오. (《링크》를 《클릭》! 요즘 세상은 생경한 요지경이요.) 나 셸리가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