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아 만든 천국
늦은 후기로 과월호 발행합니다.
24년 월간 적독가들 4월호 모임입니다.
4월의 책은 '갈아 만든 천국(심너울)'입니다.
발제자의 책 선정 이유는, 출판사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서평단에 뽑혀 읽기 시작했고 너무 재미있어서 같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발제보다 책 이야기를 하는 게 훨씬 즐거웠던 모임입니다. 총 4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발제>
1. 인상 깊은 문장, 장면 선정
2. 21세기 마법이 통용되는 한국의 구성원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발제문을 보고 어떤 내용이 떠올랐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적독가들 모임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오픈 채팅방에 ‘적독가들’로 검색하셔서 참여하시면 자세한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 독서모임의 특성상, 책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24년 4월 모일 모시, 서울의 모처에서 진행했습니다. 책 내용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라 독서모임하러 가는 발걸음이 굉장히 가벼웠죠. 무슨 이야기를 할까, 책을 한 번 더 펼쳐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과 부분 체크를 하고, 내용을 곱씹으며 독서모임 멤버들과 만났습니다.
이 날은 특별하게 게스트분도 계셨던 날이었습니다.
갈아 만든 천국은 총 5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1. 허무한 매혈기
2. 내게 주어져 마땅한 힘
3.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라면
4. 가족을 찾아서
5. 핏빛 귀환
각 장의 내용과 등장인물이 달라져서 옴니버스형식인 줄 알았으나, 모두 같은 시대와 인물로 연결되는 하나의 소설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흥미로웠습니다.
우리 독서모임 멤버들은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요?
1. 인상 깊은 문장, 장면 선정
1장은 주인공 허무한이 강력한 마력을 지니고 태어났고, 그 마력을 허무하게 팔아버린 이야기다.
189페이지에 있는 내용이었다. 서지현이 서영락 교수와 교류하고 같이 연구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아버지와 딸이기도 하다. 그런 서지현이 서영락에게 너무 많은 영향을 받기도 했고, 서영락의 이상에서 영향을 받은 서지현이 이상의 괴리를 느끼고 콩깍지가 벗겨지는 장면이 인상이 깊게 남았다.
특히 1장 허무한 매혈기에서 등장한 서지현의 고귀했던 모습이 벗겨지는 계기가 아버지 때문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됐지만 그 조차도 사실 아버지를 우상화해서 봤던... 뭐랄까 굴레라는 느낌을 공유했다. 또 허무한에게 서지현이 고귀한 이미지였던 것처럼 서지현에게 서영락이라는 사람도 자기가 따라가야 할 우상, 지향점, 멘토 같은 위치였다. 이 사람도 결국은 다른 방향의 욕망 덩어리였다는 존재로 전락해 버리는 장면 같았다.
"결국 이 세계에서 마법이 있어도 현실과 똑같은 사회다.
해리포터처럼 마력과 마법이 있는 사회였어도, 인간은 똑같았을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이야기를 했다. 1장에서 8000만 원 들어서 역장을 받았는데, 2장에서 나온 이야기는 중2병 세게 들려서 엄한 사람에게 역장 넘겨주던데, 이걸 본인에게 돌려줬어야 하는 게 옳은 게 아닌가? 싶었다. 여기서 8000만 원 들었는데 내 자식이 이러면 억장 와르르 무너질 거 같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고 우리는 모두 공감했다. 소설 속 엄마가 욕심이 너무 많아 일어난 사태가 아니었나 싶었다. 주제와 분수에 맞지 않게 역장을 너무 큰 걸 끼워 넣어서 적응의 격차가 크게 난 게 문제였던 거 같다고 모두 공감했다.
인간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능력치가 있다, 뭐랄까 그릇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주제가 정리되었다.
이번에 참여한 게스트는 76페이지의 허무한 매혈기 장의 마지막이 너무 씁쓸했다고 했다. 2장에서 역장을 받아간 준이가 잘했으면 아쉽지 않았을 텐데 헛짓거리나 하면서 고백이나 한다는 게.
이런 부분이 현실과 맞닿아 있는 게 아닌가.
본격적으로 책을 가지고 토론을 시작했다. 먼저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은 허무한의 엄마가 본인이 겪어 봤으면 상경하는 아들한테 미리 말 좀 해주는 게 낫지 않았나 싶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다른 참여자는 여기서 허무한의 그 나이 때는 말하고 안 하고 차이가 아니라, 혹시나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으니 한 번 더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 일생일대의 문제니까.라고 포장해 줬지만, 이건 그런 차이가 아니라 얘기해줘야 했을 것 같은 문제였음을 실토하며 포장에 실패했다. 다만 소설 속 허무한의 엄마 세대에는 역장 이식이 합법화된 건 아니었던 게 아닐까, 그래서 쉬쉬하고 마법 자체가 통용화가 안 됐을 때이니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잘못을 마주하고 뉘우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다른 참여자는 허무한의 선배가 한 말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품위 같은 건 타고나는 거니까 돈이라도 많이 벌어야 한다고, 그러면 자신감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웃겼다. 품위가 없는데 자신감만 생기면 욕하는 분위기가 현실에는 있지 않나, 흔히 개천용들과 결혼하면 안 된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그냥 성공만 했기 때문에 모든 일이 본인들이 옳은 줄 알기 때문에 더 위험한 느낌이다. 그런데 품위가 없고 자신감만 있으면 결국 이런 사람들이 나쁜 짓하는 게 아닌가 싶다는 감상을 해주었다.
결국 하지 않아야 하는 선택을 했고, 우리는 고구마를 먹은 듯 반응했다. 그러나 우리도 허무한처럼 판단하지 못하고 하지 않아야 하는 선택을 수도 없이 하지 않나.
따지고 봤을 때 1장은 교육열 문제이지 않나, 막말로 현실에서 진짜로 천재인 애들 피 뽑아서 이식하면 똑똑해진다고 한다면 교육열에 엄청난 학부모들은 그거 다 했을 거 같다. 아무리 불법이라도 말이다. 그게 우리나라에서 그런 짓 안 할 사람 아무도 없지 않나. 골수 뽑는다고 했을 때 무섭고 아프겠지만, 다 했겠지.
책은 마법을 다루지만 현실을 다루고 있음을 우리는 대화를 통해 느꼈다.
만약 우리한테 허무한처럼 그런 일도 없었을 테지만 만약에 그런 일이 벌어졌고, 서지현의 말마따나 자기 아빠가 역장 이식의 대가이니 이식하자고 한다면 솔깃했을 거 같다고 다들 똑같은 반응 했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이 소설이 마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 있는 내용 그대로 적용됐음을 느꼈다.
1편은 우리 애가 마법이 없어서 공부를 못했다? 우리도 학교 다닐 때 그런 얘기하지 않았나, 막말로 똑똑한 사람 머리를 바꾸고 싶다 등등. 2편에서는 운동을 소재로 나왔지만 능력 이야기를 했고, 3편에서는 돈 얘기하면서 금수저 이야기였다. 이런 걸 생각하면 현실에 있는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다.
처음엔 즐겁게 재미있게 읽으면 되는 줄 알았으나 다양한 사회문제로 귀결된 기분이었다.
어떻게 포장하든 허무한이 너무 경솔하지 않았나. 8000만 원에 역장을 팔 정도가 아니었을 텐데. 다른 사람은 그걸 이렇게 해석했다. 가난한 집에서는 돈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니까 8000만 원이면 되게 많은 돈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이 불똥은 멍청하게 생각하고 판단한 주인공 허무한에게 튀었다.
화가 났던 게 허무한은 전액 장학생에다가, 엄마 아빠가 용돈까지 주었는데, 뭐 부귀영화를 노리고 여자한테 미쳐서... 이런 짓을 벌인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다른 사람도 허무한의 역장을 이용한다면 자수성가가 될 수 있었을 텐데라며 공감했다.
반명 허무한이 그렇게 한 선택이 꼭 스무 살 허황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그 나이가 사기당하기 쉽고 사리분별 못하는 나이이니까, 역장 뽑아내도 다시 재생된다, 시간이 걸리더라고 괜찮아진다는 말만 믿은 허무한은 너무 어렸다.
작가는 이런 부분에서 현실을 비판한 것 같았다. 지방의 정보력과 서울의 정보력의 차이를 이렇게 보여준 게 아닌가 싶다.
허무한이 시골 출신이라는 것도 반복되어 나왔고, 자격지심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고, 그래서 그 부분을 강조한 것도 그런 장치로 사용한 것 같다.
그러다 우리는 MBTI와 허무한의 성향으로 보는 남자들의 성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결국 또 샛길로 여행을 떠나 한참이 걸려 되돌아왔다.
2. 21세기 마법이 통용되는 한국의 구성원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 어떤 결정을 하게 될지 이야기해 보자.
아무리 봐도 이 소설이 마법, SF 소설 같지 않고 현실 세계 같았다. 여기 책에 나와있는 대로 여기 살고 있어도 지금과 똑같았을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돈 주고 능력을 살 수 있는 거라면, 현재로서는 두 가지를 챙길 것 같다. 첫째로 글을 좀 더 잘 쓰는 능력이 되거나, 두 번째로 잠을 안 자도 되는 능력을 갖고 싶다. 한 문장 한 문장 써도 명필로 쫙 나왔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한편으로 돈 불리는 능력을 키우는 건 어떤가 싶다.
소설 속 주인공 허무한이 역장을 팔았을 때 이야기로 나왔지만, 피곤하면 마력으로 피로를 회복시킨다는 걸 보면 잠이 부족해도 알아서 마렵으로 회복이 될 때 좋을 거 같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역시 돈 문제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였다. 우리는 마력이 있다는 가정하에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로또 번호 바꾸기, 로또 번호 맞추기 등등. 역장으로 온갖 능력충(?)이 되어보자는 이야기로 흘러갔다.
미술을 전공한 파티원이 예체능에서 재능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미술 했으니까. 옛날에 미술학원 다닐 때 보면 보인다. 누구누구는 재능이 엄청나서, 범접할 수 없구나 그런 좌절감도 많이 얻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런 애들이 항상 선생님들한테 너 진짜 잘한다고 칭찬받는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자칫 한번 삐끗하면 다시 올라오지 못하고 좌절해서 그림 접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 좌절감이 너무 심해서 그렇다. 그런 반면 나는 미술학원에서 열등생이었는데, 조금 못한다고 생각해서 항상 구석에서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밑에서 잘근잘근 밝혀지며 버틴 케이스다. 그림이나 재능 없다고 욕먹고, 구박당하면서 버텼다. 그렇게 악착같이 버틴 사람들 중에서 지금 남아서 그림 그리는 사람이 나다. 그리고 재능 있는 사람보다 그렇게 버틴 사람들이 더 많다. 예술, 체육 계통은 버터내야 올라간다. 버티는 게 결국 되는 거고, 예체능 계열은 존버가 답이다.
이 말에 확실히 허무한처럼 8000만 원에 역장을 팔진 않을 거 같지만, 그렇게 누가 판다면 우리는 모두 살 거 같았다. 빚을 내서라도.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소설의 허무한이 8000만 원이라는 헐값에 팔았다는 것에 분노했다.
사모펀드처럼 만약 허무한의 역장을 살 수 있다고 한다면, 집안 어른들 다 불러 모아 놓고 역장 사자고 회의할 거 같다. 투자 가치가 어쩌고 하면서 집안을 일으켜 세우겠다는 계약으로 투자금 받아서 진행하는 게 어떻겠나.
이런 좋은 방법도 있는데, 주영의 아줌마가 허무한 등 처먹은 것 밖에 되지 않았다. 역장 금액도 제대로 알려 주지 않았고, 또 허무한이 스스로 팔겠다고 했으니까 소송 이런 것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거 아닌가. 거기다 역장을 사고파는 게 불법이라기보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니까.
이때 명 문장이 하나 나왔다.
이 소설은 허무한이 쏘아 올린 ㅈㄴ 작은 공이다.
여기까지 상황을 보면서 소수자들 그리고 좀 가난한 사람들을 갈아 만들어 완성된 천국이 아닌가 싶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상상해 보자.
역장을 본인들은 팔지 안 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단 팔지 않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무한은 막판에 자기에게 남은 역장까지 팔려고 했으니까. 그게 설령 엄마를 살리기 위한 것이었음에도. 허무한처럼 엄마를 어떻게 하려고 했다면 본인 역장을 되찾아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 의견에 반박으로 역장을 허무한이 되찾았다고 해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을 때마다 허무한은 또 역장을 팔려고 할 것이라 판단했다. 허무한이 산 세월 중 마력을 이용해 배우거나 할 수 있는 능력이 다 없어진 거니까. 되찾았다고 한들 역장으로 무엇을 활용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불현듯 허무한이 역장을 돌려받으면 어떤 상황이 될까? 생각했다. 한마디로 로또 1등 당첨된 것 같았다. 로또 당첨돼서 잘된 사람이 손에 꼽힌다니까, 허무한 이라면 실패할 거 같았다.
게스트는 그래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장을 돌려받으면 몸은 아프지 않을 거 같으니까. 몸이 안 아프면 막노동이라도 해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제야 버젓이 사회 구성원으로 자기 할 도리도 하고 엄마 병원비도 내고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의견이었다.
책에도 병원비 낼 돈도 다 떨어졌다고 했다. 허무한이 병원비 벌어올 생각으로 역장을 팔려고 했던 건 맞으니까. 역장이 생기면 병원비 벌어올 능력은 도로 생기긴 하겠다.
허무한의 비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실로 가정했다. 이런 예라면 허무한의 선택이 가능할 거 같다. 다리가 없어서 움직일 수 없다. 노동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한다면 콩팥을 팔러 간 것처럼 허무한도 같은 것이 아닐까? 어쨌든 허무란이 그렇게 좋은 환경에서 자란 게 아니어서 좀 생각이 짧았을 수도 있겠다고 보았다. 보고 자란 게 별로 없으니까.
이 모든 불행은 허무한이 역장을 팔면서 시작된 일이다.
왜 이런 불행이 시작되었는가. 허무한은 사교육을 받을 정도면 못 하는 집안은 아니었을 거다. 그러나 잡에서 공부만 하다 보니 너무 순진했다. 순진하고 멍청하고, 어떻게 보면 가방끈 긴 애들의 문제점이 아닐까 싶다. 가방끈 짧아서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한 사람들이 독하고 그런 면이 있기도 한다. 허무한이 어려서 아빠 일을 조금 도왔으면 다른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결국 소설에서도 이야기하는 우물 안 개구리가 우물 밖으로 무모하게 나오 ㄴ탓에 벌어진 일이었다.
모두 허무한을 비난하고 있을 때 조용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서 하나 집고 간다면 주영도 어이가 없었다. 동생 성향 뻔히 알면서 말리지 않은 건. 방관자였다. 주영은 자기 학교 후배에게 엄마가 그런 제안을 했고, 그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쪽팔리지 않았을까? 당사자였다면 난리 쳤을 거 같다고. 차라리 8000만 원을 나한테 주라고, 동생한테 쓰지 말라고 말렸을 거 같다. 능력도 없고 관심도 없는 애한테 돈을 왜 쓰냐면서.
뭐랄까, 사이에 낀 주영은 되게 무책임해 보였다.
돌이켜 보면 한 명은 살해당했고, 한 명은 빨간 줄이 그어졌고, 집도 망했고, 대가 끊겼다. 8000만 원으로 제대로 성공시켜 보려다가. 아주 패가망신이었다.
이제 하나씩 정리해가로 했다.
권선징악.
모든 게 되돌아갔다. 속된 말로 업보빔 맞은 거다. 서영락도 업보빔 맞았다. 악인들은 모두 다 업보빔 맞았다. 역장 브로커 대빵도 서영락한테 살해당하고, 악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다 망했다.
마지막 역장은 허무한에게 되돌아오는 느낌으로.
이렇게 보니 또 과학자가 나쁘게 나왔을까? 과학자들이 다소 무책임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기술 개발하고, 그 책임은 지지 않는다. 무조건 기술 개발에만 몰두한다. 이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지는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노벨상의 탄생 비화를 떠올려보면 기술의 발전이 항상 양면성을 가지는 것 같다.
과학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우리들의 피부에 닿아 체감하는 챗GPT로 치열한 이야기를 나눴다.
번외 발제 1.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와 연장선에 있지만, 우리 현실에서 마력이 어떤 걸로 대체될 수 있을까?
책 156쪽에서 마력은 인간 세상을 훨씬 더 낫게 하는 힘이 있지만, 너무 비합리적인 존재다라는 문장을 보면 우리 이 세계에서 마력이 있으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을 때 금수저밖에 없었다. 하여 마력을 대체하여 부를 수 있는 건 금수저와 같은 의미로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은 생각해 봤으나, 하나로 콕 집어서 치환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다른 사람은 타고난 체력이나, 참을성? 그런 것을 꼽았다.
타고난 것들이라고 표현하는 것들이 보면 서로 다 비슷한 거 같다. 혈통, 재능, 수저 등등. 책에 나온 것처럼 재능, 노력 그런 것들. 그런데 재능과 노력이 무시될 수 있는 지금은 금수저 사회가 맞다. 마력을 통해 금수저를 낳고 마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갑자기 침울해진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 소설이 결국 재미있는 게 제목에 있는 천국에 도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갈아 만들었는데. 갈아 만들어 천국에 있을 줄 알았던 사람들도 다 같이 갈려 있다. 서영락도 준이도. 천국은 아무도 없고 모두가 천국을 만들기 위해 갈아지기만 했다.
어찌저찌 천국은 갈아서 만들어줬는데, 천국에는 아무도 남지 않게 되는 게 역설적이고 재미있는 점 같다.
아무도 잘 된 사람이 없어서 천국이 무엇인가 생각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하던 도중 결론이 나왔다. 소설이 신기했다. 판타지가 이렇게 잔인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인 건가? 소설 속에서 악인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벌은 다 받았고, 그게 신기하고 그래서 그게 되게 이상했다. 마력이 판타지 SF가 아니고, 악인들이 벌을 받은 게 판타지인 것 같았다.
희망은 없으면서 벌은 다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