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턴 와일드 (클레이 하우스)
제목 :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작가 : 손턴 와일더
출판사 : 클레이 하우스
우리는 우연히 살고 우연히 죽는 것일까, 아니면 계획에 의해 살고 계획에 의해 죽는 것일까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 를 읽고
시작은 산 루이스 레이 다리가 무너진 사건으로 시작합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페루의 리마와 쿠스코를 잇는 다리입니다. 다리 위에서 다섯 명이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작가는 여기서부터 시작하여 질문을 던집니다.
"왜 하필, 그 다섯 명이었을까?"
그 질문을 품은 수도사 후니퍼는 신의 뜻을 찾기 위해 움직입니다.
희생자들의 삶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그들이 지나온 시간을 기록합니다.
사랑, 상처, 외로움, 애틋함… 그들의 삶은 복잡하면서도 조용히 아름다웠습니다.
사랑에 관한 돌이킬 수 없는 비밀을 발견했다. 가장 완벽한 사랑에서조차 한쪽이 다른 한쪽을 덜 사랑한다는 것이었다. 똑같이 착하고 똑같이 재능 있고 똑같이 아름다운 두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서로를 똑같이 사랑하는 두 사람은 세상에 없다.
저는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연극 무대를 떠올렸습니다.
무대 조명 아래 인물이 등장해 자신의 삶을 고백하고,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이 자꾸만 상상되었습니다.
작가가 극작가였다는 사실을 먼저 알고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이야기 자체가 독백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이야기는 결국 제 기억 속 현실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911테러, 세월호 참사 등등.... 너무 많아서 열거할 수가 없습니다.
그 이름들 앞에서 우리 역시 묻습니다.
"왜 하필, 그 사람이었을까."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선하고 소중한 사람이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애도하고, 분노하고, 기록하려 합니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죽음이 그들의 끝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이 된다는 것을 말해주었습니다.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는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입니다.
삶과 죽음, 우연과 필연, 사랑과 상실, 그리고 신의 섭리에 대한 질문까지—
조용한 문장 속에 삶의 본질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한동안 말이 줄어듭니다.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우리는 지금 어떤 장면을 살고 있는가.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는 또다시 묻게 될 것입니다.
"왜 하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