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삶

김영하 (복복서가)

by 적독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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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단 한 번의 삶

작가 : 김영하

출판사 : 복복서가


단 한 번의 삶,


김영하 작가의 『단 한 번의 삶』을 읽었다. 김영하 작가님의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 이 산문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특별한 사건도, 화려한 경험도 없는 듯하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가까이 다가온다. 오히려 그래서 나에게는 ‘인생 사용법’처럼 느껴졌다. 단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내는가에 대한 아주 사적인, 그러나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였다랄까. 일기처럼 감상문이 흘러나왔다.



책을 읽으며 작가님이 쓰신 말이 내게도 오래전 물었던 질문이 되살아났다.

나는 언제 아버지에게 실망했을까?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실망이라기보다, 내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모습과 지금의 아버지 사이의 간극을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내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하고 강한 존재였다. 마치 슈퍼맨처럼.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 슈퍼맨이 조금씩 느려지고, 피곤해하고, 이제는 예전만큼 힘이 없어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깨달았다. 아, 우리 아버지도 나이 드셨구나. 그건 실망이라기보다, 어쩐지 슬픈 일이었다.



일이 바쁘고 하는 일이 시원시원하게 풀리지 않는 나에게 작가님이 책으로 해준 말을 꾹꾹 눌러 글귀를 따라 적어놨다.


"아무리 고통을 회피하려 해도, 고통은 반드시 귀환한다."


고통 없는 삶은 없다는 걸, 이제는 안다. 시련과 고통은 언제나 우리 삶에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그렇다면 행복과 행운도 그림자처럼 존재하지 않을까? 어쩌면 그것들은 고통과 같은 무게로, 그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항상 우리 곁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가님은

젊을 때는 확실한 게 거의 없어서 힘들고,
늙어서는 확실한 것밖에 없어서 괴롭다고.


그 말이 오래 남는다.
나는 지금 어디쯤에 있을까.
확실한 게 없어서 괴로운 걸까,
확실한 것들만 남아 있어서 괴로운 걸까.
젊은 걸까, 늙은 걸까.
아니면 그 과도기의 어딘가에서 방황하고 있는 걸까.


나는 여전히 확신 없는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불러올 결과를 상상하며 괴로워한다. 아직도 실수하고, 아직도 오류를 쌓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작가님이 말한 대로 치열하게,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남으려 애쓰고 있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매일 싸우고 있다.


단 한 번의 삶.
실수투성이, 흑역사투성이.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모여 결국 나를 만든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나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 번뿐인, 단 한 번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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