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ining Moments...] (2017)

[... in Black History] by Dick Gregory

by 어떤 지혜 Ginger Ly

(네이버 블로그 로그인에 또 문제가 생겨 결국 또 브런치로 넘어왔는데, 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브런치에 글 쓰는 것이 여전히 불편하다. 심지어, 제목과 소주제란에도 글자수가 제한되어 있으니... 긴 제목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책 제목은 이것이다: [Defining Moments in Black History: Reading Between the Lies] (2017).


Black 단어에 줄이 그어져 있는 것은 작가가 의도한 것인데, 왜 미국 역사에 흑인의 이야기는 빠져 있는가를 문제 삼고, 역사 속 군데군데 지워지고, 제외되고, 덮어진 이야기들의 공백을 작가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흑인들의 이야기들로 채워 넣고 있다.


(The crossing out of the word Black is intentional, highlighting the issue of why the story of Black people is often excluded from American history. The author addresses the gaps left by the stories that have been erased, omitted, or covered up, and meticulously fills these spaces with rich narratives of Black experiences, weaving them together like a tightly constructed tapestry).


library book


노예제도부터 시작하여 블랙 라이브스 매터, 까지 특히 미국의 흑인들 삶을 보자. 흑인들은 늘 차별과 억압 속에 목숨을 내놓고 살아왔다. 툭하면 백인들에게 끌려가 린칭을 당하거나, 툭하면 불려 세워져 경찰로부터 암바를 당한다. 시대가 달라져도 핍박의 종류만 달라졌을 뿐, 흑인은 여전히 인종차별과 불평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어떤 끔찍한 행위도 서슴지 않는 인간은 참으로 잔인하다.


노예제도가 폐지됐고, 짐 크로우 시절도 지나갔고, 민권법도 통과되었으니 그들도 이제 살만하지 않나, 와 같은 질문들은 여전히 순진하다. 노예제도가, 내전이, 짐 크로우가 뿌리내린 인종차별과 불평등은 미국 사회 전체 시스템 속 뿌리깊이 정착되어 있고, 그러므로 흑인들의 비극적 삶은 이미 예고되어 있는데, 왜 흑인들은 아직도 가난하고 멍청하고 잘 살지 못하는가,라고 묻는 것은 이기적인 배부른 자가 하는 소리다.


이 책은 어떤 독자들을 겨냥하고 있는가.

흑인 독자들을 향하여 쓴 글 같으나, 미국 흑인 역사를 잘 모르는 나 같은 독자들도 꼭 읽었으면 한다. 미국의 경제, 역사, 문화에 흑인들이 기여한 바가 '크다'라는 말은 충분하지 않다. 거의 흑인들이 미국을 세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경제는 철저하게 흑인의 피땀눈물 위에 세워졌으므로.


저자가 말한다. 저자의 답답한 마음이, 그 한숨소리가, 페이지를 넘어 들리는 듯하다. 흑인은 위대하다. 왜 그런데 자꾸 움추려드느가, 왜 굽신거리는가. 백인우월주의자들이 심고, 뿌리고, 선전하는 거짓말들에 왜 자꾸 속아 넘어 가는가.


노예제도가 폐지되고 민권법이 통과된 후, 미국의 흑인들에게 두 가지 길이 있었던 것 같다. 하나는 미국 내에서의 통합 (백인들과 섞여 어울려 사는 것), 다른 하나는 새로운 흑인 국가를 세우는 것. (그러나 현시점에도 통합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인지) 아마 저자는 후자 쪽을 은근히 택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흑인들의 태도를 문제 삼는다. 왜 흑인들은 서로 단결하지 않는가? 왜 자신들의 공동체를 위해 싸우지 않는가. 독일의 히틀러로부터 인종청소와도 같은 끔찍한 일을 당한 후, 유태인들은 히틀러를 위해, 독일을 위해 싸우지도 일하지도 않았다. 대신, 전 세계 유태인들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그러나 왜, 흑인들은 미국을 위해 전쟁에 참전하고, 미국을 위해 일하고, 미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싸우는가. 저자의 목소리에 개탄이 서려있다.


"If I could, I would take all black folks to Germany and let them study the Jews. The difference between the Jews and what Hitler did to them, and us here and what's being done to us: the Jews never thought they were part of Hitler's system. But we think we're part of the American System of government! There was no Jewish secretary of state under Hitler. Jews weren't going to fight in wars for Germany. But we fight for the United States. And to believe that we are part of the American system is like believing white beople can cook chitlins better than black folks" (132-33)


그 두 가지 갈림길에서 그 어떤 길도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그 두 개의 길 위를 걷는 자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선택을 위해 그 갈림길에 서있는 자들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고 본다. 선택을 할 수 있는 단계까지도 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경계하고, 그들의 거짓과 진실을 분별해 내고, 노예근성에서 벗어나 흑인이라는 정체성에 존엄성을 더하자는 저자의 호소는 사실 새롭지 않다. W.E.B Du Bois, James Baldwin, Franz Fanon, 시작으로 현재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Cornel West, Angela Davis, Zadie Smith, Ta-Nehisi Coates까지.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그들의 말에 경청하는 백인 관객들을 보고 있으면, 낙관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separate but equal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인종차별이 만연한 미국에서 여전히 암울한 삶을 살고 있는 흑인들을 보면, 이상보다는 당장 먹고사는 생사의 문제가 걸린 현실에 허덕이는 그들의 삶은, 아무래도 비관적이다.


미국은 도대체, 언제, 어떻게,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을까. 흑인 대통령이 나왔음에도 변화가 전혀 없다. (오바마는 흑인의 얼굴을 한 백인이였기에 그랬겠지만). 나 역시 개탄스러울 뿐이다.




P.S.

좋았던 점. 나는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흑인 블루즈, 재즈 뮤지션들을 알게 되었다. 원래도 재즈를 자주 즐겨 듣지만, 이 책을 읽으며 찾아서 듣다 보니, 더군다나 뮤지션들에 대해 더 알고 들으니, 더 와닿는 곡들이 많았다.


Louis Armstrong, Duke Ellington, Charlie Parker, Miles Davis, Billie Holiday, Nina Simone, Jacke Wilson, Motown, Diano Ross, the Supreme, Ray Charles, Stevie Wonder, Marvin Gaye, (of course, MICHAEL JACKSON).


특히, 빌리 홀리데이의 Strange Fruit라는 (미국 남부지역에서 린칭 당한 흑인들을 나무에 매달아 놓은 모습을 과실나무에 열린 이상한 과일로 표현한) 노래를 듣는데 정말이지 그녀가 한음 한음 부를 때마다 가슴이 너무 아려왔다.


Strange Fruit


Southern trees bear a strange fruit

Blood on the leaves and blood at the root

Black bodies swinging in the Southern breeze

Strange fruit hanging from the poplar trees


Pastoral scene of the gallant south

The bulging eyes and the twisted mouth

Scent of magnolias, sweet and fresh

Then the sudden smell of burning flesh


Here is a fruit for the crows to pluck

For the rain to gather, for the wind to suck

For the sun to rot, for the tree to drop

Here is a strange and bitter crop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Langston Hughes (1901-1967)의 시를 읊으며 마무리한다.


Harlem


What happens to a dream deferred?


Does it dry up

like a raisin in the sun?

Or fester like a sore-

And then run?

Does it stink like rotten meat?

Or crust and sugar over-

like a syrupy sweet?


Maybe it just sags

like a heavy load.


Or does it expl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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