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이 Sep 09. 2021

사람들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요?

사람들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요,


'국민 독서 실태조사'라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조사가 2019년이더군요. 결과는 처참했지만 생각보다는 수치가 높아서 놀랐습니다.


성인 기준 종이책과 전자책 합하여 1년 동안 책을 한 권이라고 읽는 사람이 10명 중 5.5명이라고 합니다. 독서량은 보통 성인이 1년에 종이책으로는 6.1권 전자책 1.2권 오디오북 0.2권으로, 총 7.5권 정도 읽는다고 해요. 본인의 독서량을 평가했을 때 '부족하다'라고 의견이 10명 중 5.8명 정도였습니다. 

책을 왜 안 읽는지에 대한 답변으로는 '책 이외의 다른 콘텐츠를 이용', '일,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 '책을 읽는 것이 싫고 습관이 들지 않아서' 순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통계로 봤을 때, 대한민국 성인 절반은 책을 아예 안 본다는 말이죠. 일 년에 한 권도요. 그래도 읽는 사람들은 두 달에 한 권 정도로 읽고 있는 거예요. 생각보다 괜찮은 수치라고 생각되지 않나요? 두 달에 한 권이라니요. 요즘 재미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요. 유튜브 보고 운동도 해야 하고 드라마는 또 얼마나 재밌나요. 넷플릭스 보세요. 한 번 틀면 하루 종일 볼 수 있게 만드는 마법의 장치입니다. 그래도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은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 한편에 담아두고 있나 봅니다.




그렇다면 저는요?


사실 저는 책과 거리가 굉장히 먼 사람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언어영역'이 너무 싫었거든요. 저는 제가 난독증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종이에 글자가 빽빽하게 쓰여있는 걸 보면 눈이 돌아갔거든요. 못 읽겠더라고요. 거기에 글씨만 보면 바로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그래서 20대 중반까지 저는 1년에 1권도 보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글이 싫었습니다.


그래도 우연히 전자책을 접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직장인이 되고 여유시간에 읽고 싶은 책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더군요. 재미있었습니다. 에세이라는 쉬운 장르를 주로 접해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저의 취향을 이야기해보자면, 저는 남의 이야기, 남이 사는 이야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예능도 '나 혼자 산다'만 찾아볼 정도로 취향이 확고하죠. 유튜브에서조차 유튜버들의 Q&A만 찾아봅니다. 무슨 콘텐츠의 유튜버 인지도 몰라도, 어떤 유튜버인지 상관없이요. 그런데 책은 작가의 Q&A 모음집 같았어요. 자기 자신의 속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어떻게 사는지 속속들이 이야기해주는데 정말 제 취향이었습니다. 그래서 에세이만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에세이만 읽다 보니 조금 지루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둘러보니, 다른 장르의 책도 무궁무진하더라고요. 흡인력 강한 소설, 학창 시절 가장 좋아했던 과목인 과학, 문외한이지만 상식으로 알아야 될 것 같은 인문학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책과 멀리했던 25년 덕분에 한 번에 다 읽진 못하고 조금씩 읽어나갔습니다. 끈기가 부족한 타입이고 뭐든 금방 질려하기에 책을 한 번 펴면 많이 읽어봤자 30페이지였어요. 그럼 다음 책을 폈습니다. 그 책도 30페이지를 읽고 다음 책을 폈어요. 다른 책을 읽다 보니 전에 읽었던 이야기의 뒷내용이 갑자기 궁금해져요. 그럼 이전의 책을 다시 펴서 또 30페이지 봅니다. 그러다 보니 동시에 10권은 읽는 병렬 독서가 되었습니다. 병렬 독서가 안되시는 분들도 꽤 많은 걸로 아는데 다행히도 저는 앞의 내용도 대강 기억나고 잘 맞는 방법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독가가 될 수 있었답니다.




세상에 재밌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재미있는 거 보세요


독서 초보들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스트셀러, 유명한 도서부터 둘러볼 거예요. 출판계에서 추천하는 책이고 그만큼 많이 팔린 유명한 책이니 나도 읽어봐야겠다 하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라고 다 본인의 취향은 아닐 거예요. 남들이 읽은 거니까, 유명한 거니까 하고 첫 책부터 '총 균 쇠', '사피엔스', '이기적 유전자' 이런 거 보면 재미있게 잘 읽힐까요? 아니요. 전혀요! 독서 초보들은 먼저 책에 대한 인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합니다. '책은 재미있다'라고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독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재미없는 책 붙들고 있지 마세요. 당장 덮고 다른 거 보자고요! 전문도서 말고 쉽고 재미있는 내 취향의 책부터 찾아봅시다. 에세이나 소설류, 그리고 얇은 책, 만화도 괜찮아요. '저 청소일 하는데요?' 이런 흥미롭고 쉬운 책 얼마나 많나요. 


이렇게 자신의 취향에 맞고 재미가 들리면 더 깊이가 있는 책, 전문분야의 도서들도 하나씩 독파 해갈 수 있을 거예요. 우리 이제 마음 한편에 있던 '책 읽어야 하는데.' 하는 소리에 행동으로 옮겨볼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북스타그램의 도서 협찬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