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DB가 만난 221명의 작가들...그들의 '핫'한 발언들
221. 지난 한 해(2015년 12월 ~ 2016년 11월) 동안 북DB가 게재한 작가인터뷰 기사 수다. 독자들은 책으로는 다 읽을 수 없는 작가의 '진심'을 읽었고, 작가들은 모니터 건너편에 있는 독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최고 조회수를 기록한 강신주 작가의 인터뷰 기사는 14만여 명의 독자들이 읽었다. 때로는 논쟁적으로, 때로는 통쾌하게 쏟아내는 작가들의 말, 말, 말. 북DB가 만난 작가들의 말들로 2016년 한 해를 정리해보자.
"우리나라는 집단주의 문화, 수직적인 서열 문화가 강한 사회인데 (줄임) 거절의 자유가 없는 거예요. 이제 공무원들이 집단적으로 어울려 다니면서 서로 접대하는 문화에서 벗어나도 되겠다 그런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고, 그럴 때 노(NO)라고 할 수 있는 법을 만들자 싶었죠."
2016년 9월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에 큰 화제와 논쟁을 불러왔다. 김영란법을 발의한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은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출간을 기념해 북DB와 한 인터뷰에서 "거절의 자유"를 이야기했다.
- '소수자의 대법관' 김영란, 한국 사회 10대 판결을 돌아보다 2015.12.07 정윤영 기자
"죽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죽어라. 내가 알고 있는 나를 죽여야만 보다 나은 나로 전환됩니다. 그런 것이 있어야만 문학도 달라집니다. (줄임) 지금까지 근엄하게 권위에 차 있던 스스로를 죽여버려야 합니다. 예술이 권위 있는 것이지 예술가가 권위 있는 건 아니거든요."
노작가 이외수는 단호했다. 표절 사태와 문단권력 논란 이후 쇄신의 몸짓을 하고 있는 한국 문단에게 ‘죽음’을 요구했다. 하지만 그것은 부활을 바라는 애정의 목소리이기도 했다. 위암 투병 도중 <자뻑은 나의 힘> 출간을 기념해 북DB와 만난 자리였다.
- 국민작가 이외수 "한국문학, 권위에 찬 스스로를 죽여라" 2016.01.14 최규화 기자
"인문학의 기본 목표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다 같은 파란색으로 보이지만 나한테는 열 가지의 파란색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줄임) 인문학은 지식의 총량이 아니에요. 머리에서 작용하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을 만들어주는 거죠."
작가 조승연의 별명은 여러 가지다. '인문학 전도사' 역시 그중 하나. <어린이 인문학> 출간 직후 북DB와 만난 조승연 작가는 인문학 열풍 속에서도 대학의 인문학은 축소되는 모순에 대해 일갈했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관점'을 만들어주는 인문학의 역할을 강조했다.
- 조승연이 묻는다, 프랑스에 한국인 입시학원만 있는 까닭 2016.01.26 김영은 기자
"(미국) 정치는 엉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보수파는 종교를 정치에 이용해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는 피임, 낙태에 대해서 반대한다. (줄임) 미국은 세계에 좋은 일도 했지만, 끔찍한 실수도 많이 저질렀다. 그중 하나가 이라크 전쟁이었다. 미국이 ‘IS’를 만드는 데 일조한 셈이다."
더글라스 케네디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페이지 터너'다. 올해 초 신작 <비트레이얼>을 들고 한국을 찾은 그가 북DB와 만났다. 정치에 대한 소신 발언도 아끼지 않는 그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쏟아냈다.
- 더글라스 케네디 "미국의 끔찍한 실수, IS 만드는 데 일조" 2016.02.26 주혜진 기자
"이 책을 통해서 되살리고 싶었던 것은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자세, 태도예요. (줄임) 자기검열을 벗어나서 좀 더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그럼으로써 사람들의 생각의 폭을 넓히고 민주주의 자체를 확장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찾아야 되는 태도가 아닌가 생각해요."
논쟁적인 댓글이 꽤 많이 달린 기사였다.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뒤 공식적인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14개월 만에 <진보를 복기하다>라는 책의 저자로 북DB를 만났다. 조용한 자기반성 속에 분명한 외침이 들어 있었던 인상적인 인터뷰였다.
- 정당해산 후 14개월... 이정희가 복기한 '진보' 2016.03.03 최규화 기자
"5년쯤 후에는 알파고를 일상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될지도 모르죠. 그때는 바둑이라는 제한된 상황이 아니라 은행에 갔을 때, 자동차 운전을 할 때, 컴퓨터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할 때 언제든 맞닥뜨릴 수 있는 기술일 거예요."
2016년 봄 한국 사회는 ‘알파고 쇼크’로 들썩였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미래에 대한 논쟁은 사회 곳곳에서 뜨겁게 진행됐다. 카오스재단 특강 현장에서 만난 정재승 KAIST 교수는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경계하는 동시에 현실도피적인 외면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뇌과학자 정재승 "5년 뒤 일상에서 알파고 만날지도" 2016.04.29 임인영 기자
"논란은 각오했어요. (줄임) 이런 시선들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닌데 작가의 말에도 썼듯이 '두려움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 작가'라고 저는 배웠고요. 두려워도 어쩔 수 없어요.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하면 펜을 꺾어야 해요."
정유정 작가가 올해 발표한 <종의 기원>.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 9년째가 되는 해에 발표한 이 소설은 정유정 작가에게 '신인의 마지막 경계에서 스스로 부여한 미션'이었다. 작품 속 사이코패스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정유정 "논란 각오했다… 두려움과 타협 않는 게 작가" 2016.06.09 임인영 기자
"대기업의 주인들이 그들의 머슴(직원)을 보는 눈은, 지배자 일본인들이 조선인을 바라보던 눈과 크게 다를까 싶다. 그들에게는 흙수저들이 내부 식민지 백성이다. 한국에서는 지배 엘리트들이 거의 미국에서 교육받는다. (줄임) 돌아와서 명예 미국인으로서 조선인들을 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식민주의가 거의 그대로 계승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 대한 질타와 애정을 담은 박노자의 칼럼. 올해 출간된 <주식회사 대한민국>은 그의 새 칼럼집이다. 여름에 만난 박노자 오슬로대 교수는 한국의 '흙수저'들에게 "흙수저가 금수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게 중요하다"며 하나로 연대할 것을 주문했다.
- 박노자 "재벌에게 흙수저들은 식민지 백성과 같다" 2016.07.18 주혜진 기자
"철학자 중에 여자가 없다. 물론 20세기 들어와서는 좀 있지만. 페미니즘은 여성적인 입장을 다루나, 아직 인간 보편까지는 수준이 안 올라갔다. 그래서 항상 배타적이고 공격적이다. 그 정도 가지곤 안 된다. 중요한 건 자기편만 끌어당기는 게 아니라 다른 편마저도 동감하도록 하는 거다."
강신주 작가의 인터뷰 기사는 한 해 동안 북DB에 올라간 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철학 VS 철학> 개정완전판 출간을 기념해 북DB와 만난 강신주 작가는 여성 철학자와 페미니즘에 대한 발언으로 독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오기도 했다.
- 강신주 "날 비판하는 사람들? 50년 후엔 나만 남는다" 2016.09.07 주혜진 기자
"노무현 대통령이 말을 많이 했던 이유는, 정보를 국민들에게 나눠야 한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이에요. 보안이니 어쩌니 하는 얘기가 나오면 항상 얘기하셨어요. '왜 자네는 알아도 되고 국민은 몰라야 돼?' 그래서 그분은 비밀이 없었어요. 비밀이 없으면 측근도 없고 문고리 권력도 없죠."
청와대 연설비서관 출신의 강원국 작가가 쓴 <대통령의 글쓰기>는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 이후 베스트셀러 랭킹을 '역주행'했다. 북DB와 만난 그는 대통령에게 자신의 말과 글이 얼마나 중요한지 힘주어 말했다. 대통령의 말과 글은 "국정운영 그 자체"라는 것이다.
- 강원국 "대통령에게 비밀이 없으면 문고리 권력도 없죠" 2016.11.16 최규화 기자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2016결산④]"페미니즘, 그 정도론 안 돼" 작가들의 말말말]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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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최규화(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