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한 해를 돌아보면 떠오르는 고마운 얼굴들이 있다. 가족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고, 스승, 친구, 직장 동료일 수도 있다. 그들이 있었기에 기쁨은 두 배가 되고, 힘든 시련을 무사히 견뎌낼 수 있었다. 송년회 자리에서 이들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담은 책 선물을 슬쩍 건네보는 것도 마음을 전할 좋은 방법이다. 책에 담긴 의미도 중요하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움을 발하는 책은 받는 이에게 기쁨을 더해준다. 그래서 골라봤다. 선물하기 좋은 날에 건네면 좋을 선물하기 좋은 책.
● 청춘의 뜨거움을 기억하고 싶은 어제의 젊음에게
청춘의 뜨거움을 기억하고 싶은 어제의 젊음들이라면 열광할만한 소설이 있다. 국내에는 '상실의 시대'란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노르웨이의 숲>. 이 소설의 마니아들을 위해 1987년 초판을 재해석한 디자인의 기념 한정판이 나왔다. 초판본을 처음 손에 쥐었을 일본인 독자의 감격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의도일까? 일본어 원어 제목이 박힌 모조지 커버를 벗기면 작가가 손수 지정한 강렬한 초록과 빨강 색으로 꾸며진 표지가 드러난다. 그 실물을 ‘영접’한다면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 사랑한다는 말을 아껴둔 연인에게
<LOVE :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당신을 사랑한 일이다>
만화가 박광수가 영화, 시, 소설 등 곳곳에서 사랑에 관한 문장들을 뽑았다. 책 전체가 박광수 특유의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살면서 바빠서 잊고 있던 사랑이란 감정을 되살려줄 메시지들로 가득 차 있다. 책 자체가 선물상자 같은 느낌을 주는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검은 바탕에 짙은 붉은 색으로 쓰인 'LOVE'라는 강렬한 제목은 화려한 크리스마스의 느낌과도 잘 어울린다. 많은 말을 더하지 않아도 이 책을 건넨다면 그 자체로 사랑고백의 훌륭한 매개체가 되어줄 것이다. 올 겨울만은 확실한 ‘사랑꾼’이 되어보자.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 극중에서 도깨비인 공유는 이 시집에 실린 시 '사랑의 물리학'으로 김고은을 향한 마음을 표현한다. 비록 공유처럼 롱코트나 폴라티가 어울리지는 않는다고 해도 이 책을 건네며 마음을 전한다면 애틋한 사랑의 감정은 충분히 전달되지 않을까? 책에 실린 시를 직접 필사해서 육필로 마음을 전한다면 더욱 더 훌륭한 러브레터가 될 것이다. 섬진감 시인 김용택이 직접 고른 따라 쓰기 좋은 시 101편을 통해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에게 낭만적인 느낌을 전해보자.
● '귀여움 폭발' 캐릭터에 열광하는 친구에게
찰리 브라운, 스누피, 슈뢰더, 루시, 라이너스, 페퍼민트 패티… 전설적인 캐릭터들을 만날 기회다. 찰스 M. 슐츠가 50년간 연재했던 코믹 스트립의 일일 연재분이 모두 수록된 책에는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살아 숨 쉰다. 삶에 쫓겨 살다보니 잊고 지냈던 그들의 사랑스러운 소우주는 행복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특히 스누피에 열광하는 마니아들을 위한 세심한 디자인 연출은 이 책의 소장가치를 의심하지 않도록 해준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선물하기 좋은 날, 선물하기 좋은 책 ]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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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