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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an 26. 2017

'완생'으로 가는 '완공'<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 작가인터뷰

                       

<완벽한 공부법> 저자 신영준(왼쪽), 고영성 작가

어느새 2017년 1월도 후반에 들어섰다. 새해맞이 결심들이 작심삼일로 흐지부지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터다. 이들을 정신무장해줄 두 사람을 만났다.


대학을 중퇴한 뒤 독학으로 인문사회과학 전문작가가 된 고영성과, 공학박사로 삼성디스플레이 개발실 책임연구원으로 일하다가 회사를 박차고 나와 평생교육 컨설턴트로 나선 신영준이다. 전혀 다른 삶의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페이스북 페이지 '인생공부'와 팟캐스트 '영어 독서 공부합시다'에서 합을 맞춰오더니 책까지 같이 썼다. '모든 공부의 최고의 지침서'라는 부제를 단 <완벽한 공부법>(로크미디어/ 2017년)으로, 공부는 왜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철저히 밝힌 책이다.


1월 12일 인터뷰를 약속한 서울 가산동의 한 카페에서 신영준 작가를 처음 봤을 때 저절로 눈길이 머리로 갔다. 탈색을 했나 싶었는데 새치란다. 인터뷰 과정에 30대 중반인 그의 머리가 하얗게 센 까닭이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두 사람의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마케팅 비법도 살짝 공개했다. 모두 공부 때문이었다. 그게 무슨 뚱딴지같은 얘기냐는 독자들께 '인생이 공부'라는 두 사람과의 대화를 들려드린다.

Q 책 제목이 참 자신만만하다. 정말 이 책만 읽으면 완벽한 공부가 가능한가?


신영준 : 완벽을 철학에선 이데아라고 하는데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완벽에 가까운, 상대적으로 완벽한 것만 있지. 공학에서도 충분히 크면 무한대로 산정하고 계산을 하기 시작한다. 우리 책도 상대적으로 충분히 좋다는 의미다. 제목은 뭔가 메시지를 줘야할 것 같아서. 드라마 '미생'에서 '완생'으로 가자고 한 것처럼 우리도 '완공'으로 가보자는 뜻으로 정했다.

Q 그렇다면 완공은 어떤 경지인가.


고영성 : 우리 책 리뷰를 보면 '공부법 책인 줄 알았는데 인생지침서 같다. 속았다.'라는 사람들이 많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건 성장이다. 나에게 가장 멋있는 사람은 성장하는 사람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사는 사람 말이다. 그런데 그게 마음만 먹는다고 안 되지 않나. 방법론도 중요해서 그런 분들께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들려고 했다.

Q 책에서 '왜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신영준 작가가 첫 번째 답으로 '소통'을 꼽은 것이 인상 깊었다.


신영준 : 삼성 나오고 나서 4000~5000명의 20~30대들을 상담했다. 사람들한테 "인생에서 뭐가 제일 힘들어요?"라고 물으면 제일 많이 나오는 대답이 바로 인간관계다. 사람이 왜 힘들까? 대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대화는 괜찮지만 문제는 내가 상대를 설득해야 할 때다. 설득을 하려면 설명을 해야 하고 설명 전에 학습이 돼야 한다. 아는 만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부를 안 하니까 설명할 수 없고, 설명을 못하니 설득도 못한다. 설명이 안 되니까 "내가 해봤으니까 알아" 식의 '꼰대' 같은 말만 하는 거다. 그래서 소통을 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의미 있는 건 성장...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사는 방법론"

Q 공동저작이어서 작업이 힘들었을 텐데 두 분은 어떻게 소통했나.


신영준 : 뼈대는 고영성 작가가 세우고 나는 글감을 많이 써놨다. 그걸 보고 고영성 작가가 영감을 받아서 글을 쓰기도 하고, 고영성 작가가 쓴 이론에 내가 쓴 사례를 삽입하기도 했다. 내가 쓴 글은 이론에 녹아들지 않아서 절반 정도를 버리기도 했다. 고영성 작가가 아니라고 하면 바로 버렸다. 아닌 건 빨리 포기할 줄 알아야 일이 된다.


고영성 : 책에 고정형 사고방식과 성장형 사고방식을 소개했는데 신영준 작가가 바로 성장형 사고방식이다. 고정형 사고방식이면 누구한테 지적을 당하면 존재에 상처를 입는다. 그러면 지적한 사람을 싫어하거나 그 사람을 피해 도망가거나 그를 뒷담화한다. 누구는 잘하고 나는 못할 때 성장형 사고방식은 내가 못한 걸 내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다. 나도 스물아홉까지는 고정형 사고방식이었다가 바뀐 거다.

Q 고영성 작가가 성장형 사고방식으로 바뀐 계기는 무엇이었나.


고영성 : 스물아홉 살까지는 게임만 하고 책도 거의 안 읽었다. '난 안 돼. 난 독서하는 머리가 아니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07년 말에 서브프라임 사태로 갑자기 세상이 이상해지는 걸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 내용을 이해하고 싶어서 경제 책을 읽기 시작해 1년에 300권을 읽었다.


읽고 나서 내가 깨졌다. 살면서 내가 1년에 책을 300권 읽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그걸 한 거다. 그러면서 '나는 왜 그동안 뭐든지 조금 해보고 안 된다고만 했을까. 최선을 다해서 임계점을 넘어볼 생각은 왜 안 했을까' 생각했다. 그때 내 인생이 바뀌었다. 뭘 못한다고 하지 말고 한번 해보는 것으로. 작가의 꿈도 없었지만 그런 성장형 사고방식이 밑바탕이 돼 작가가 됐다.

Q 인생 얘기를 한 김에 신영준 작가가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을 나온 계기도 궁금하다.


신영준 : 나는 삼성을 지금도 엄청 좋아하고 다시 돌아가라고 해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다. 그런데도 회사를 나온 건 딸이 태어나서다. 그때 ‘헬조선’ 담론이 거셌다. 그래, 우리나라가 부조리도 많고 헬조선인 거 인정하겠다. 그렇다면 20~30대는 헬조선을 바꾸기 위해 뭘 했느냐고 묻고 싶었다.


또 우연히 SNS에서 알려지면서 상담 신청이 한두 건씩 들어왔다. '얘들은 왜 나한테 연락을 할까. 주변에 그렇게 답해줄 사람이 없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나라도 해줘야겠다. 그래야 내 딸이 스무 살 돼서 기성세대 욕할 때 아빠는 최선을 다했다고 떳떳할 수 있겠다.' 싶었다. 또 내 딸이 커서 회사에 갈 때면 지금 20~30대가 회사에서 리더일 테니 이들을 바꿔서 우리 딸이 ‘칼퇴’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Q 새해가 돼서 사람들이 자기를 바꿔보겠다고 독서나 영어공부 같은 결심들을 했을 텐데 벌써 작심삼일이 된 사람들이 많을 거다. 왜 우리는 매번 실패할까.


신영준 : 12월 31일, 이수역 광장에서 무료 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가 '2017년 우리는 어떻게 바뀔까'였는데 300명이나 바뀌려고 왔다. 그때 사람들에게 물었다. 2017년 계획을 세운 분들 손 들어보라고. 30%밖에 안 들었다. 계획을 왜 못 지키나? 계획이 없으니까 못 지키는 거다. 손 든 30% 중에 계획을 세우기 전에 2016년에 대한 반성, 셀프 피드백을 한 사람은 계속 손들고 있으라고 했더니 다시 15%가 손을 내린다. 그 다음 2016년에 계획을 세운 뒤 다달이, 매주 모니터링을 한 사람 손들고 있으라고 하면 5%가 남는다. 그 사람 중에 다시 계획을 정량화하고 구체적으로 세운 사람 있느냐고 하면 100명 중에 한 명 남을까 말까다. 1년에 1%만 바뀌는 거다.

Q 책을 보니 공부할 때 메타인지 활용이 중요한 것 같다.


고영성 : 메타인지는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거다. 내가 뭘 알고 뭘 모르는지. 내가 하는 행위가 어떤 결과를 낼지 아는 것이다. 자기 행동거지를 체크하다보면 나를 객관적으로 보고 메타인지를 높일 수 있다.


신영준 : 최근에 페이스북을 통해 무료 멘토링 프로그램을 시작해 20명에게 매일 데일리 리포트를 받고 있다. 시간 단위로 나눠서 내가 뭘 하고 있고, 그 수행평가를 'good', 'so so', 'bad'('잘함', '보통', '나쁨') 식으로 적어서 보내는 건데 그러면 깨닫는다. '내가 이렇게 시간을 개판으로 썼구나'라는 것을. 그것만 해도 바뀌는데 사람들은 그 간단한 걸 안 하려고 한다.


위 글은 인터파크 북DB 기사 ['완생'으로 가는 '완공'... <완벽한 공부법> 고영성·신영준]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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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신정임(북DB 객원기자) 

사진 : 신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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