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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pr 27. 2017

김민식PD 외우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중요한 시작법

저자 김민식 PD 인터뷰




김민식 MBC PD를 처음 만난 건 2014년 여름, 어느 카페에서다. 그해 2월 출간한 책 <마니아 씨, 즐겁습니까?>의 공저자인 그를, 키덜트 기획 인터뷰 취재 때문에 만난 날을 기억한다. 그를 3년 만에 자기계발서의 저자로 다시 만날 줄이야. 분야는 달라도 그는 여전히 즐거운 ‘덕후’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 대상이 ‘영어공부’로 바뀌어 있을 뿐. 시트콤 ‘뉴논스톱’, 드라마 ‘내조의 여왕’ 등을 연출했던 드라마PD가 ‘영어공부법’에 대한 책을 썼다니. 그 배경이 궁금해졌다.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위즈덤하우스, 2017)는 김민식 PD가 스스로 터득한 영어학습법의 노하우를 집약한 책이다. 물론 학습법이 전부인 책이 자기계발서로 분류될 리 없다. 공대 졸업 후 한 소비재기업의 영업사원으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그가 어떻게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하고 ‘동시통역사 출신 드라마 PD’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는지, 그는 인생의 수많은 쉼표 속에서 경험했던 좌절과 극복, 성장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혹자는 그가 특별히 언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일 것이라 치부하기도 하고, 비교적 단순한 ‘책 한 권 암기법’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김민식 PD 역시 말한다. 이 방법으로 모든 사람이 영어에 능통해질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고. 


그러나 그가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공부법뿐만이 아니다. 이 책의 원제가 ‘마지막 영어공부’였듯, 더 이상 성장의 기회가 없다고 좌절하는 누군가를 위한 김민식 PD의 ‘인생 노하우’가 함께 담겨 있다. 그는 말한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뭔가를 시작해보라”고. 삶의 변화를 가져올 첫 번째 계단을 만날 때까지 버티고 버티면, 그 이후로는 각자가 터득한 방법으로 인생의 ‘덕질’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영어공부에 대한 사람들의 세 가지 선입견을 깨주고 싶었다”


Q 책의 문장들이 구어체라 그랬는지, 많은 경험담 때문이었는지 굉장히 편하게 읽었어요. PD님이 직접 곁에서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 친구들도 그러더라고요. “야, 읽다 보면 네 목소리가 옆에서 계속 들려. 수다 떨고 있는 것 같아.”(웃음) 전에는 무조건 문어체로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제 에이전트인 편집자분께서 제가 블로그 질의응답 코너에서 사용하는 말투 그대로 사용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하셔서 바꿨어요. 전문가의 조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해요.(웃음) 많은 분들이 “네가 말하는 것 같다”라고 하시기도 하고, 서점에서 두 시간 만에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고 하실 때도 있는데 전 이거 굉장한 칭찬이라고 생각해서요. 요즘 아주 행복해요.


Q ‘드라마PD가 전하는 영어회화 학습법’이라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데 영어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 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도 독특해요.

 

드라마PD는 드라마가 잘 되고 안 되고에 따라서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거든요. 드라마가 잘 끝나면 굉장히 기분이 ‘업’된 상태로 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우울한 상태로 살게 돼요. 이 진폭의 차이를 좀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다가, 드라마와 전혀 관련 없는 걸 하기 시작했어요. 그중 하나가 SF소설 번역이에요. 제가 ‘아이작 아시모프’라는 작가의 작품을 좋아해서 국내에 미공개된 작품을 혼자 번역하곤 했는데요, 그 원고를 들고 출판사에 갔다가 만난 분이 지금 제 에이전트를 해주시는 편집자분이에요. 


그분과는 조금 특별한 인연인 게, 제가 ‘뉴논스톱’이라는 시트콤을 연출했을 당시 연출 후기를 홈페이지에 올리곤 했었거든요. 당시 그분이 양동근 씨의 팬클럽 회장이라 그 글을 팬 카페에 옮기셨던 거예요. 제 글을 잘 아시는 거죠. 번역 원고를 가지고 간 저를 보고 “PD님, 왜 번역을 하세요. PD님은 본인 책을 쓰셔야죠.”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책 한 권을 쓸 만한 콘텐츠가 없는 사람이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그날부터 제 에이전트가 되어주시겠다고 하셔서 그때부터 10년 동안 인연이 이어지고 있어요. 


그분과 함께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을 냈는데 잘 안 됐어요. 출판사가 문을 닫았어요. 저로서는 마음이 참 아프죠. 그때 그분이 그러시더라고요. 본인이 <공짜로 즐기는 세상>이라는 책에서 가장 재밌게 본 파트가 ‘공짜 영어 스쿨’이었대요. 영어 독학 방법에 대해 쓴 파트였는데 그걸 가지고 책을 한 권 써보자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예요.


Q 독자들의 반응이 좋아요.(4월 27일 기준, 월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새로운 방식의 공부법이기도 하고 PD님의 이야기가 함께 담긴 책이니만큼 출간 이후 피드백 많이 받으셨을텐데요.


좋은 피드백 참 많죠. 그런데 저도 사람인지라 안 좋은 피드백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요. 들었던 것 중 가장 심한 표현은 그거였어요. “나도 해봤으니까 너도 해봐라? 이러니까 한국의 자기계발서들이 쓰레기라는 소리를 듣는 거다. 네 경험을 어떻게 일반화시킬 수 있냐. 네가 책 한 권 외웠다고 다른 사람들도 다 외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그 말이 정말 가슴이 아픈 거예요. 전 책의 마지막에도 썼지만, 모든 사람이 이 책을 그대로 다 따라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적어도 단 두세명이라도 이 책 덕분에 뭔가를 얻는다고 한다면 책을 쓴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뿌듯하겠죠.


기억에 남는 리뷰가 하나 더 있어요. 블로그 독자분이신데, 60대 중반의 할머님이시거든요. 영어 암송법에 대한 글을 올린 지 1년쯤 됐는데, 글 올라온 걸 보시고 공부를 시작하셨대요. 올해 초에 가족 동반으로 친구들 다같이 여행을 가서 공항 면세점에서 직원과 영어로 대화를 했는데 그걸 보고 친구들이 너무 놀라더라는 거예요. 감사하다고 후기를 남겨주셔서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나요.




Q 초반에 책에 ‘아는 단어만 듣고 대충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으로 영어공부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써두셨는데요. 가장 확실하고 효과 좋은 공부법으로 ‘책 한 권을 외운다’라는 것에 대해 의심을 품고 계신 분들에게 이 공부법의 효과를 전해주신다면요?


많은 분들이 영어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믿는 잘못된 세 가지 정보가 있어요. 첫째, 영어 사용권 국가에 가서 있어야 영어를 잘한다고 생각한다는 것. 둘째, 원어민 선생과 대화해야 한다는 것. 셋째, 어린 시절부터 공부해야 한다는 것. 전 이 세 가지 선입견을 깨고 싶었어요. 그걸 깰 수 있는 방법이 책 한 권을 외우는 거예요. 자, 그럼 책 한 권을 외운다고 다 되느냐? 아니죠. 우리의 목표가 저기 멀리 있고 내 위치는 여기인데, 목표까지 가기 위한 방법 중에서 당장에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지 뭔지를 파악해야죠. 전 그게 정말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그래요. 영어책 한 권 외운다고 영어에 갑자기 능통해지고 동시통역사가 되냐고. 물론 아닐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어도 내가 영어를 능통하게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면 당장에 할 수 있는 일은 이 방법뿐이라는 거예요. 하루에 여섯 문장을 외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어느 정도 공부법을 터득하기 시작하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스스로가 각자의 방향을 찾게 돼 있어요.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라마를 보면서 공부를 하게 되고, 소설책 좋아하는 사람은 소설을 읽으면서 공부를 하게 되는 거예요. 사람들이 공부를 시작하는 방법을 모르거나 동기부여가 잘 안 돼서 시작하기 어려운 거거든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는 영어공부의 시작법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그 이후의 방법까지 알려주진 않죠. 왜냐면 그건 각자 방법이 다르니까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모든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물꼬를 터주고 나면 그 이후에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자연스레 찾아갈 거라고 생각해요.


Q 최근 공부법에 대한 책들이 굉장히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특히 영어공부법에 대한 것은 늘사람들의 관심사 안에 있는 주제이고요. 여타의 공부법 책들과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차이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이것 역시 리뷰에서 읽은 이야기인데요. ‘시트콤 PD가 쓴 책 답다. 그냥 재미있다.’ 저는 이 책을 학습서가 아니라 인생 선배의 재밌는 이야기로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한 장 한 장 에피소드를 넣으려고 했거든요. 부담 갖지 말고 재밌는 이야기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내 인생은 망했구나’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방법’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파”


Q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구매독자들을 분석해보니, 30~40대 독자층이 70% 이상이더라고요.(북DB : 2017년 2월 베스트셀러 리포트, 2017. 03. 14) 인생의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는 연령대가 새로운 공부법에 대해 얼마나 큰 갈증을 갖고 있는지 드러난 결과였다고 생각해요.


책이라는 건 결국 핵심 주제도 중요하지만, 사실 디테일이 중요한 거잖아요. 책을 쓴다는 건, 읽는 독자를 설득해가는 과정이에요. 30~40대 분들이 이 책을 많이 읽는 이유는 지금의 삶이 힘들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요. 


저도 공대를 나와서 ‘한국3M’에서 영업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제가 그 회사를 그만둔 이유는 감정적인 모독이 너무 컸기 때문이에요. 감정적으로 벗어날 길이 없더라고요. 내가 자신감을 잃어갈 때 가장 자신감이 있는 걸 하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대학 다닐 때 그나마 잘했던 영어를 조금 더 공부해볼 요량으로 학원을 다녔어요. 통번역대학원 수업인데, 선생님이 그날 뉴스를 녹화했다가 틀어주면 방금 본 내용을 우리말로 통역하는 거예요. 앞 사람의 통역에서 틀린 부분을 바로잡아 다음 사람이 또 수정을 하는 식이었는데, 뉴스도 잘 들어야 하고 앞 사람 말에도 집중을 해야 하니까 다른 감정에 빠질 일 없이 오롯이 그 시간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회사에서 뭔가가 힘들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그 일만으로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는 게 너무 아깝잖아요. 책을 읽으면 그 이야기에 빠지게 되거든요. 힘든 것을 잊을 수 있을 뭔가가 있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자기계발 역시 거기서부터 시작된다면 좋겠다는 이야기예요. 내가 술을 마신다고 해서 이 회사의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달라지지 않잖아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뭔가를 시작해야죠. 30~40대 분들이 이 책을 많이 보신다면, 아마 그런 고민으로부터 이 책을 읽기 시작하신 것이 아닌가 싶어요.


Q 올 초에 새내기를 위한 인문서 추천기사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가 추천되기도 했어요. (북DB : 스무 살 새내기들을 위한 추천 인문서 9권, 2017. 02. 07) 이 책을 추천해주신 분의 추천사가 “자기계발서로 분류되지만, 다른 질문으로 나아가는 지적 도구로써 인문학을 자리매김한다면, 엄청난 자극과 쓸모를 담은 인문 학습 노트로 손색없다”였거든요.


저 그 기사 봤어요. 진짜 감동 받았잖아요. 사실 우리가 인문학이라고 하면 굉장히 어렵게 느껴지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아니거든요.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그것이 철학이 되었건 역사가 되었건 내 삶을 바꿀 수 있는 도구를 가진 분야가 바로 인문학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저는 어린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분명 스무 살이 되면 2~3년 내로 그런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내 인생 망했구나’. 흔히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명문대에 진학하지 못해서, 좋은 학과에 진학하지 못해서 ‘내 인생 망했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저 역시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한번 생각해보세요. 스무 살에 남은 인생이 모두 결정된다면, 남은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인지. 오히려 저는 스무 살 이후부터 마흔까지의 시간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스무 살 이전에는 스스로 하는 결정이 거의 없거든요. 부모님 혹은 선생님에 의한 결정이 대부분이죠.


스무 살 이후부터는 오로지 여러분의 책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뭔지 더 열심히 찾아봐야 해요. 패배감을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물론 취업이나 여러가지를 생각할 때면 우울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 상황 속에서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를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이 책을 쓸 때 어린 친구들에게 너무 미안했어요. 영어가 마치 부의 세습수단인 것처럼 통용되고 조기유학 다녀오는 것이 당연시 된 사회인데, 이 책이 또 다른 방식의 훈계질처럼 느껴질까봐서요. 그래서 이왕 하는 거라면 훈계보다는 재미난 얘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사실은 나도 그랬었어. 나 정말 망했었어.” 그런 이야기들이요. 지금도 물론 미안한 마음은 계속 갖고 있어요. 책 제목이 이렇다 보니까 가뜩이나 바쁜 학생들이 ‘이제 영어책도 한 권 외워야 되나’ 그럴지도 모르잖아요. 물론 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신 내 인생은 망했구나’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Q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영어 학습은 대부분 ‘해야 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즐거움보다는 부담감을 크게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과 시스템이 고착화되는 것 같아요. 대한민국의 영어 교육 시스템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조기유학 다녀오고, 특기자 전형으로 학교에 진학하고 이런 분들은 이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어쩌면 이 책이 더 이상 팔리지 않길 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그들의 방법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책이 아니거든요. 아이가 원할 경우에도 조기유학이나 교육을 하지 못하는 많은 분들이 있어요. 혹은 때를 놓쳤다고 생각해서 공부를 포기하신 분들도 계시고요. 그분들이 도서관에 가서 무료로라도 이 책을 보면서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덜고, 공부하지 못한 것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면 전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요. 


실제로 많은 분들이 제 블로그에 와서 “PD님 덕분에 아이에게 갖고 있던 마음의 짐을 많이 내려놨다”고 말씀해주시거든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해요. 사실 이 책의 반은 그분들이 만드신 거나 다름없어요. “PD님, 이것 좀 알려주세요. 이 내용 좀 알려주세요”라고 하시면 그것에 대해 썼던 내용들을 책에 실은 거니까요.


물론 이 방법으로 공부를 하다가도 막히는 순간이 올 거예요.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이 사람은 언어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야. 나랑 달라.” 아니에요. 영어 문장을 외우지 않았다면 저도 이 방법이 될지 몰랐을 거예요. 그렇잖아요. 언어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어떻게 알겠어요. 전 언어라는 것이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럼 우리나라에도 머리 나빠서 한국말 못 하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를 읽고 “저건 저 사람만 가능해”라고 말하기보다 책을 읽는 독자가 누구나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마음먹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Q 무슨 일이든 ‘재미가 있어야 의미도 있다’라는 배움의 모토가 인상깊었어요.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이후에 또 다른 책들을 작업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어떤 내용의 책들인가요?


지금 생각 중인 두 번째 책은 ‘노는 인간’에 대한 것이에요. 어떻게 하면 잘 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요. 여기서 ‘논다는 것’이 그냥 게임을 하고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수동적으로 노는 게 아니에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노는 거죠. 예를 들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고 내가 가는 여행지에 대한 영상을 올리고. 그런 것들이요. 세 번째 책도 준비 중인데, 여행으로 자기계발하는 이야기를 담을 거예요. 저는 살면서 힘든 일이 생기면 여행을 떠나요. 거기서 어떤 것이든 결과물을 얻는데,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의 연재도 남미 여행에서 얻은 결과예요.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드라마 연출 일을 하면서 정년 퇴직을 하고 싶어요. 그 이후에 전업 작가로 사는 게 꿈인데, 언젠가는 서평을 모아서 책을 내보고 싶기도 해요. 전자책으로라도 만들어서 무표로 배포할 생각이 있어요.(웃음) 그게 먼 훗날의 목표라면, 지금의 목표는 제 책을 보면서 ‘이 양반이 지난 번에는 영어를 갖고 이야기를 했는데, 다음에는 우리한테 뭘 갖고 놀자고 할까’ 그런 기대감을 갖게 하는 것이에요. 그렇게 차근차근 분야를 넓혀가는 것이 제가 저자로서 꿈꾸는 미래입니다.(웃음)




글 : 임인영(북DB 기자)

사진 : 기준서(스튜디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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