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파크 북DB Mar 17. 2016

알파고가 남긴 화두...
'인간다움'을 묻는다

[알파고 그후②] 인공지능 시대의 인문정신...인류 역사와 과제를 다룬책


"인공지능은 5∼10년 내로 인류를 앞서게 될 것이다. 이번 대국은 머잖은 미래에 인간 감정이 감정 없는 인공지능에 휘둘리게 될 것을 시사한다."

유발 하라리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두고 한 말이다.(3월 10일 연합뉴스) 하라리 교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다. 4: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난 대국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어두운 미래’를 점치고 있다. SF영화처럼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것을 예상하기도 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일 것이라는 두려움 또한 흔하다.

한편 다가오는 인공지능의 시대는 ’인간다움’을 필요한 세상이라는 지적 또한 설득력 있다. 인간이 인공지능과 ’능력’을 대결하기보다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인간다움’, 즉 인문정신을 더 키워야 인간이 세상의 주인으로 살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또 새로운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인류의 역사와 새 시대의 과제를 짚은 책들을 통해 ’인간다움’을 다시 생각한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왔는가]

인간의 역사는 ’인간다움’을 형성해온 역사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막연한 질문에 답을 찾자면,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과정은 절대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유발 하라리 교수의 <사피엔스>(김영사, 2015)는 그에 적절한 책이다. 인류의 시원부터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거쳐 끊임없이 진화해온 인간의 역사를 생물학, 경제학, 종교학, 심리학, 철학 등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조명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 30여 개국에서 출간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역사와 현대 세계에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책. 이 책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라는 말로 <사피엔스>를 추천했다. 퓰리처상 수상작인 <총, 균, 쇠>로 잘 알려진 다이아몬드 교수. 그의 책 <어제까지의 세계>(김영사, 2013) 역시 인간 문명의 역사를 돌아보는 데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저자는 뉴기니의 원주민, 알래스카 이누피아크족, 아마존 야노마모족, 필리핀의 아그타족 등 39 개 부족사회를 대상으로 50년간 인류 문명의 궤적을 추적했다. 그는 이러한 전통사회를 ’어제의 세계’라고 정의하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찾아 우리 삶을 바꿔가는 방법을 ’어제의 세계’에서 모색했다.


전 세계 모든 지역 사람들은 놀라운 신기술에 접근할 수단을 가지려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우리에게 그것으로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유전공학, 인공지능 그리고 나노기술을 이용해 천국을 건설할 수도 있고, 지옥을 만들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한다면 그 혜택은 무한할 것이지만,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면 인류의 멸종이라는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을 할지의 여부는 우리 모두의 손에 달려 있다. - <사피엔스> 10~11쪽

[다시, 인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 우리 삶 속에서 당장 어떤 것들이 변화할지 다양한 전망들이 제시된다. 2013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은 ’고용의 미래 : 우리의 직업은 컴퓨터화(化)에 얼마나 민감한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인간의 직업 중 47%가 2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봇 시대, 인간의 일>(어크로스, 2015)은 그런 어두운 전망 속에서 ’생각의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게 권할 만한 책이다. 한겨레 신문 기자이며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소장인 ‘IT 전문 저널리스트’ 구본권이 쓴 책. 로봇혁명이 재편할 직업의 미래, 대학의 몰락과 새로운 지식의 구조, 감정인식 로봇과의 교감이 바꿔놓을 인간관계 등 10가지 질문 속에 우리가 맞닥뜨릴 현실을 구체적인 담았다. 새로운 기술 정보와 새로운 이슈에 대한 접근을 뛰어넘어 거시적 안목과 교양을 주는 책이다.

’미래 과학이 답하는 8가지 윤리적 질문’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 씨의 위험한 고민>(메디치미디어, 2015) 역시 ’과학의 폭주 시대’에 인간이 고민해야 할 화두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인공지능을 비롯해 새로운 기술이 이끌어내는 파괴적인 사회적 변화가 점점 극명해지는 시대. 파생되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고민 없이 매일 뉴스를 보며 감탄만 하고 있어도 되는 걸까. 이 책은 과학의 ’열매’가 우리에게 안겨준 커다란 책임에 대해 경종을 울려준다.

인간의 약점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기계와 구별되는 최후의 요소다. 기계는 설계하는 대로 작동하고 우리는 사람의 결점과 단점을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기계를 설계한다. 부정확한 인식과 판단, 감정에 의한 변덕스럽고 비합리적인 행동, 망각과 고통 같은 사람의 속성을 기계에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거기에 로봇 시대 우리가 가야할 사람의 길이 있다. - <로봇 시대, 인간의 일> 10쪽


취재:최규화(북DB기자)


기사 더 보기>>

매거진의 이전글 인공지능 세상 코앞... '뇌'가 궁금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