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신간]
<내가 옳고, 네가 틀려!>
저 : 티머시 윌리엄슨 / 역 : 하윤숙 / 출판사 : 곰출판 / 발행 : 2016년 3월 4일
일상생활에서 의견 차이로 논쟁이 벌어질 때 옳고 그름을 가리기 보단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여 서로 감정이나 안 상하면 다행이다. 늘 마음 한 쪽이 찝찝하게 만드는 논쟁을 성공적으로 하는 법이 있을까? 영국 출신 철학자가 쓴 이 책은 기차에서 만난 네 사람의 대화형식으로 진행된다. 과학주의자 세라, 전통주의자 밥, 상대주의자 자크, 논리주의자 록사나, 이들은 각기 선명한 입장 차이를 내보이며 철학의 주요한 논제들을 쏟아낸다. 마치 실제 논쟁이 일어날 때처럼 감정이 부딪히고 격한 표현이 쏟아지기도 하지만 결국 차근차근 논리적 개념을 짚어나가기에 이른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사실, 인용, 정의, 비유, 추론, 반전, 조합 등 토론의 기술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 기자의 속마음 100분 토론 출연자들의 필독서!
<혁명 전야의 최면술사 : 메스머주의와 프랑스 계몽주의의 종말>
저 : 로버트 단턴 / 역 : 김지혜 / 출판사 : 알마 / 발행일 : 2016년 3월 7일
인간 이성의 위대한 승리로 평가 받아온 1789년 프랑스 혁명, 하지만 사실은 이 움직임이 어처구니없는 사이비 과학에 의해 움직여졌다? 미국의 역사학자 로버트 단턴은 이 책에서 프랑스 혁명의 신화를 파괴하고 오히려 ‘메스머주의’라는 사이비 과학에 큰 영향을 받아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계몽주의의 정점에 선 루소의 이론은 오히려 매스머주의를 통해서 대중에게 널리 전파될 수 있었다. 저자는 최면치료나 영적교신과 같은 엉터리 내용을 담고 있는 유사과학이었던 메스머주의가 어떻게 구체제의 모순과 결탁해 혁명적인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었는지를 밝힌다. 프랑스 혁명 전야 지식인들의 정신세계를 살피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은 무척 흥미로운 책이 될 것이다.
└ 기자의 속마음 "(메스머주의에 휩쓸린) 민중의 소리가 들리는가?"
<기쁨의 건축>
저 : 문훈 / 출판사 : 스윙밴드 / 발행 : 2016년 3월 17일
아무 생각도 없이 걸어다니다 보면 도시는 낭만없는 무채색의 밋밋한 건물 숲일뿐이지만, 사뭇 평범해 보이는 건물들 사이에 자리잡은 건축물들의 뒷이야기를 알고 보면 이 도시 전체가 이야기 덩어리임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건축가 문훈이 환경과 의뢰인과의 상호 소통 과정을 거쳐 지은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집이다. 그가 지은 건물 중 대표적으로 홍대 앞에 세워진 기역자 모양의 건물 상상사진관은 상상속의 드라큘라 백작의 성을 형상화 한 것으로 마치 한 폭의 상상화를 보는 인상을 주며, 일산 성석동에 세워진 근린생활시설 투문정션은 마치 달덩이가 음각으로 새겨진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이밖에 에스마할, 락있수다, 롤리팝, K-POP, 피노키오, 윈드하우스 등 이름만 들어도 도대체 어떤 모양일지 궁금해지는 건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차가운 철근 골조와 콘크리트 덩어리에 덧대어진 그의 이야기들은 진정한 기쁨의 건축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 기자의 속마음 가장 현실적인 건축이란 영역에서 상상력을 꽃피워내는 능력에 감탄한다.
저 : 김지영 / 출판사 : 돌베개 / 발행일 : 2016년 3월 11일
식민지 시기, 모더니즘, 서구 문물 도입 등의 거대 틀로만 조망되던 근대기의 일상은 어떠했을까? 이런 질문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저자는 ‘연애’, ‘청춘’, ‘탐정’, ‘괴기’, ‘명랑’이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당대의 일상 읽기를 시도한다. 가령 ‘연애’는 일본의 번역어에서 비롯된 단어이며, 한국 1910년대 신소설에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편 일제 시대에 탐정소설이 인기 있었다는 사실도 이 책에서 알 수 있다. 한편 ‘명랑’이라는 밝은 어조의 단어가 실은 식민 당국의 정책에 의해 적극적으로 호명되었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저자가 제시한 다섯 개의 하위문화적이고 미시적인 접근을 통해 퍼즐을 맞추듯 우리나라의 근대기의 큰 그림을 완성시켜 보는 것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 기자의 속마음 그 당시 ‘명랑’은 전혀 ‘명랑’하지 않은 단어였다는 게 충격.
저 : 김진숙, 성초림, 이상원 / 출판사 : 황소자리 / 발행 : 2016년 3월 10일
자타칭 글로벌 인재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라지만, 막상 정확한 한국어 문장을 구사하는 이들, 미문을 구사하는 이들은 그에 비례하지 않은 듯 느껴진다. 통번역과 교수 3인방이 이런 문제점을 통감하고 실용 한국어 강습을 위해 책을 썼다. 우리말 발음과 띄어쓰기와 같은 기본적 언어전달에서부터 바른 문장을 만들고, 텍스트를 분석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상황과 수신자에 적합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아무리 수준 높은 외국어를 구사한다고 해도 그것이 깔끔하고 격조있는 우리말로 표현될 수 없다면 반 쪽 짜리, 아니면 전혀 쓸모 없는 것 아닐까? 통번역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뿐 아니라, 진정한 ‘문화인’, ‘세계인’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일독해볼만한 책이다.
└ 기자의 속마음 제목 중 ‘글로벌 인재’에서 일말의 ‘사르케즘(sarcasm, 비꼼)’을 느낀 것 나뿐인가?
취재: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