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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Mar 29. 2016

'워킹맘' 이나영이 아이와 함께 느낀 제주



13년 차 디자이너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불철주야 ’워킹맘’의 삶을 살고 있는 이나영이 특별한 제주도 가이드북 <안녕, 나는 제주도야>를 출간했다. 제주도가 전세계적인 관광지로 떠오르면서  수많은 가이드북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지만,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엄마와 아이가 함께 제주를 교감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작가가 직접 글을 쓰고 아기자기한 그림까지 곁들여 제주도에 발을 디뎠을 때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손쉽게 제주의 자연과 문화에 대해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작가는 ‘셀프인터뷰’를 통해 이번 책을 소개해왔다.

"제주도는 여행백과사전 같은 곳"

Q 왜 하필 여행지로 제주도를 선택하셨나요?

아이들과 여행을 참 많이 다녔어요. 국내외 합해서 한 40여 곳을 다녔는데 그 중 절반 정도가 제주도였어요. 제주도만큼 아이와 여행가기 편한 곳도 없죠. 국내 어딜 가든 차를 가지고 2시간 이상 가야 하지만 제주도는 비행기 타면 1시간 거리이고 거기다가 제주도에 도착해서 어딜 가든, 어디에 내리든지 다 관광지이죠. 바다도 있고, 산도 있고, 계곡도 있고, 박물관 등 없는 게 없는 곳이 제주도라 할 수 있어요. 그야말로 제주도는 여행백과사전 같은 곳이죠. 심지어 차도 안 밀리니 가장 좋은 여행지라 할 수 있죠. 또 제주도는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화산섬이라는 점. 화산섬이라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들이 넘쳐나요. 그래서 저뿐만 아니라 많은 가족여행자들이 제주도를 선택해요. 그래서 제주도를 택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대부분 여행자들이 제주의 자연보다는 제주의 맛집, 제주의 박물관을 위주로 여행하더라고요. 진짜 제주의 모습은 보지도 않고 말이죠. 아이와 진짜 제주를 찾아 여행하면서 다른 아이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었어요. 이 모든 게 모여 이 책을 만들게 된 계기가 되었죠.

Q 직접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셔서 책에 대한 애착이 클 것 같습니다. 이번 책에서 가장 맘에 드는 부분은 어디인가요?

시간이 더 있었으면 그림에 좀 더 신경을 쓸 수 있었을 것이고, 책을 더 두껍게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제주도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남아요. 하지만 주어진 시간 안에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압축해 만든 책이라 전체적으로 충분히 만족합니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곶자왈이고, 제주도 생성 과정과 성산일출봉에 대한 설명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제주도를 많이 다녀온 사람이라 하더라도 제주도의 생성과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아마 별로 없을 거에요. 그런 부분들을 쉽게 설명하려고 많은 자료를 찾아 아이들 시각으로 풀어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또 곶자왈의 경우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환경인데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있을 때도 너무 멋지지만 하나씩 그리고 보니 그 하나하나도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Q 워킹맘으로서 일과 육아 그리고 집필까지 병행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림과 글을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요?

시간을 별도로 재보지는 않았어요. 낮에는 원래하는 일을 하고, 밤에 아이들이 잠든 시간을 주로 이용했어요. 남편 시간이 괜찮으면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저녁에 카페에 나가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주말에 부모님께 아이들을 맡기고 작업하기도 하거나, 때로는 아이들과 함께 작업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짬짬이 몰입해서 만든 기간이 6개월정도 됩니다.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지만 나름 긴 시간이었어요.



"인터넷에서 일러주는 대로만 여행하지 마세요"

Q 제주도에는 볼 거리, 즐길 거리가 참 많잖아요. 그 중에서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꼭 해보면 좋은 일 세 가지만 꼽아주신다면요?

첫 번째로는 오름에 올라볼 것을 권해요. 제주도를 대표하는 자연이 오름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이름을 가진 오름을 오르면 제주도만의 자연, 풍속, 풍경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아요. 두 번째는 제주만의 음식 맛보기에요. 인터넷에 소개된 제주도 맛집 말고, 제주의 진짜 토속음식들을 맛봤으면 좋겠어요. 식탁에서 제주만의 식재료와 문화를 느낄 기회거든요. 대표적으로 해녀들이 운영하는 해녀 촌 같은 곳에서 파는 백반도 좋아요. 몸국, 멜젓, 보말 미역국 같은 음식들을 함께 먹어보고 식재료에 대해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어요. 세 번째는 화산지형 탐색해 보길 추천해 드려요. 제주도에 다양한 화산지형이 있는데 특히 추천하는 곳은 용머리 해안과 성산일출봉, 주상절리대, 만장굴이에요. 제주도가 화산섬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만날 수 있는 기회죠. 이 4곳 중 한곳은 꼭 다녀오길 추천해요.

Q 이번에는 반대로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하지 말아야 할 일 세 가지만 꼽아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는 인터넷에서 추천하는 대로 다니는 것이에요. 많은 분들이 저에게도 추천여행지를 묻곤 하세요. 제주도가 무척 작다고 다들 생각하시지만 엄청 큰 섬이에요. 그러다 보니 추천여행지를 말해주기 무척 곤란해요. 아이의 관심사나 연령에 따라 추천할 곳도 다르고,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다르거든요. 그런데 마치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이 같은 여행지로 여행을 다녀서 안타까워요. 아이를 끌고 가는 여행이 아닌 아이만의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두 번째론 ’맛집’만 골라 다니는 거예요. 제주도에는 맛있는 향토음식이 정말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토음식보다는 인터넷에 그럴싸하게 찍혀 올라온 사진을 보고 좇아가는 맛집은 안 갔으면 좋겠어요.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꼭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몸국이나 고사리육개장, 멜젓, 빙떡 같이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을 맛보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세 번째로 실내 관광지만 다니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제주만의 자연을 두고 실내 관광지만 다녀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서울에도 많은 수족관을 다녀온다든가, 박물관만 다니는 식으로요. 그것보다 조금 춥고 조금 힘들더라도 제주만의 자연을 느끼고 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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