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동시다발 총격 테러가 발생해 129명이 사망하고 352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전 세계가 애도와 추가 테러에 대한 두려움의 늪에 빠져 있는 이때, <북DB>는 사태에 관련한 궁금증을 ‘이슬람’과 ‘테러리즘’을 다룬 책을 통해 풀어보기로 했다. IS는 어떤 단체이며, 왜 프랑스가 대상이어야 했는지, 테러란 무엇인가가 주된 질문이었다. IS의 정체, 그리고 이슬람-비이슬람 간 오랜 갈등의 전개, 테러리즘의 본질 등 책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이번 사태에 한 걸음 밀접하게 접근해보자.
IS는 이라크 및 시리아 일부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국가를 자처한 무장단체다. 올해 1월, 18세 김모군이 자진 가담하면서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출신 지원자만도 2000명에 달하고, 러시아 출신 지원자도 8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IS의 많은 부분은 베일에 싸여 있다. 대체 IS는 어떤 단체인 것일까?
이탈리아 출신의 테러조직 전문가 로레타 나폴레오니는 <이슬람 불사조>에서 IS는 단순한 테러리스트 조직이 아닌 ‘칼리프 국가 건설을 꿈꾸는 국가 세력이라고 말한다. 미국이 9.11 테러와 이라크를 연결시켜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결과 중동에 권력의 진공 지대가 생겨났고 이 기회를 틈타 "유대인이 이스라엘을 건국한 것처럼, 이슬람 수니파를 위한 칼리프 국가를 수립"하는 것이 IS의 지향점이라 말한다. 구미 제국이 확정한 국경선보다는 과거 이슬람 칼리프 제국의 영토에 근거한 ‘이슬람국가’에 역사적 정통성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한편 아랍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프랑스 저널리스트 사뮈엘 로랑은 <IS 리포트>에서 IS를 ‘전쟁 기계’라고 묘사하며 그 체계성을 강조한다. “IS 군대는 비교적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일 수십 명의 젊은 자원병을 받아들이고 있다. [...] 이렇게 빠른 속도로 IS 조직이 갖춰졌다는 사실은 놀랍다 못해 공포심까지 불러일으킨다.”고 말하며 IS는 생각보다 고도화된 조직이므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IS가 처음 대한민국 미디어에 거론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와 영국 인질 데이비드 헤인즈, 앨런 헤닝을 공개 처형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다. 이 같은 경우에서 IS는 사람들이 공포를 느끼도록 하고 자신을 선전하는 주요 매개체로 인터넷을 삼았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이슬람 정치사상가 이케우치 사토시는 <그들은 왜 오렌지색 옷을 입힐까?>에서 그 효과에 대해 “이슬람국가의 살해 영상은 서양의 텔레비전 드라마 수준의 선명하고 세련된 영상 속에서 마치 연기를 하듯 처형이 진행되기 때문에 인터넷상에서 세계인이 그것을 ‘무심코 봐버릴’, 좀 더 나아가면 몰래 ‘즐길’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IS는 왜 프랑스를 침공했을까? 중동역사 전문가 이희수 교수는 이슬람 갈등의 원인을 그의 책 <이슬람학교>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슬람 권에서 90%는 서구권이 경제와 정치권을 장악한 현실을 인정하지만, 나머지 5%는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종교 그리고 율법과 계율로 충실하게 돌아가는 것만이 살 길’이라는 신앙에 가까운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IS도 그런 극단파에 속한다.
이번 바탕클랑 콘서트홀에서 인질극을 벌인 범인은 “올랑드의 잘못이다.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다. IS를 격퇴하기 위해 미국과 공조한 프랑스에 대한 보복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역사학자 피에르 장 뤼자르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그는 <왜 IS는 성공했는가>에서 독특한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IS는 중동에서 이슬람 대 비이슬람 구도를 만들어 ‘문명의 충돌’을 이끌어내려 하며, 당시 결성된 미국 주도의 군사동맹 자체가 IS의 계획이 성공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이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이번 테러로 인한 프랑스의 시리아 침공은 또 한번 서구권의 프랑스가 IS의 전략에 말려든 셈이 된다.
현재의 이슬람주의 과격운동이 이슬람 종교에 기반하고 있지 않다고 한 중동문제 전문가 서정민의 <이슬람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에서의 주장에도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는 IS같은 과격 테러단체들은 이슬람을 정치적 이념으로 이용하고 있을 뿐이라 말한다. 나약해진 이슬람권 내부를 정화하려는 움직임은 때로 폭력적으로 발전해 왔으며, “9.11 공격 이후 증가하는 유혈 사태는 서방과 이슬람권의 새로운 이념적 갈등 구조의 틀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이를 통해 폭력적인 것은 본래 이슬람 문화의 본질이 아니며, ‘적’을 만들어야만 했던 IS의 정치적 목적을 이번 사건에서 읽어낼 수 있다.
분쟁전문기자 하영식의 책 <IS : 분쟁전문기자 하영식, IS를 말하다>에서는 현지인들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데, 코바니 시의회 여성의장은 인터뷰를 통해 “신에게 맹세코, 이들은 무슬림이 아니다. 이들은 단지 종교를 빙자해 다른 사람들을 노예로 삼으려는 자들이다. [...] 이들이 위험한 이유는 전 세계를 이런 세상으로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IS는 현지에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무고한 대규모의 일반 시민들이 무참히 사살되었으며 또 어디선가 테러가 발발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도대체 이 테러리즘은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 것일까?
<테러>의 저자 공진성은 ‘테러’와 ‘테러리즘’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한다. ‘테러’란 공포를 생산하는 기술, 즉 타인에게 심리적 영향을 끼칠 의도 아래 폭력을 사용하는 것을 말하며, 여기에 정치적 목적이 개입된 것이 ‘테러리즘’이다. 테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고한 사람들을 향해” 기능할 때 테러는 단순한 폭력이 아닌 ‘테러리즘’이 된다. 하지만 오늘날 근본주의적 테러리즘은 과거와 다소 맥을 달리한다. 그간 테러리즘의 정당성의 근거로 간주되던 제3자의 중요성이 쇠퇴하면서 사상자의 규모와 무기의 선택이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스케일을 능가할 정도로 분별력을 잃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찰스 타운센드가 쓴 <테러리즘, 누군가의 해방투쟁>에는 테러의 진행과정 3단계가 소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1단계는 ‘관심을 유발하기’ 단계이다. 이를 통해 테러를 경험한 사람들은 충격, 경악, 공포 또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2단계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테러리스트의 의도를 밝혀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3단계는 ‘테러에 대응하기’ 단계로 테러리스트들을 응징하거나 물러나거나 둘 중 하나의 길을 택해야만 한다. 이런 단계적 틀을 통해 우리도 간접적으로 목격하고 있는 테러를 파악해 가는 것도 테러리즘을 이해하고 극복하는데 도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