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부터 TV 예능프로까지… 2015 하반기 미디어셀러의 활약 되짚기
영화, 드라마 원작에서부터 도서 추천 TV 프로그램까지. 올 하반기 미디어셀러의 활약은 가히 눈부셨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셰프’와 ‘요리’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는 유명 셰프들을 예능 스타로 내세우며 대한민국에 ‘셰프 열풍’을 몰고 왔다. 이를 시작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셰프들의 출간작과 기타 요리 관련 도서들도 주목 받기 시작했고 샘 킴과 이연복은 각각 <이 맛에 요리> <사부의 요리>라는 요리에세이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후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출연해 특유의 구수한 말투와 쉬운 레시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게 된다. 이를 계기로 방송 출연 전인 2014년 8월 출간한 그의 책 <백종원이 추천하는 집밥 메뉴 52>는 ‘마리텔’ 출연 후 약 2300%까지 판매량이 증가했다.
한편 최근 방송을 시작한 OtvN의 예능프로그램 ‘비밀독서단’은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베스트셀러 순위를 뒤집어 놓고 있다. 요리 관련 도서의 인기가 미디어 이슈에 뒤따르는 현상이었던 것에 비해 ‘비밀독서단’은 훨씬 직접적으로 출판 시장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비밀독서단’은 매주 한 가지 이슈를 선정하여 이에 어울리는 책을 단원들이 추천하고 그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북 토크쇼다. 매회 방송마다 주제에 맞는 책을 콕 집어 추천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특정 책을 어필을 하는 셈이다. ‘비밀독서단’ 2회에서 소개된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경우 방송 이후 판매량이 3919% 늘면서 2012년 출간 이후 오랜만에 베스트셀러 순위에 얼굴을 내밀었다. 그밖에 김훈의 <자전거 여행>, 황정은의 <백의 그림자>,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등 ‘비밀독서단’에 소개된 책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면서 출판업계에서도 ‘비밀독서단’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TV 프로그램에서 스치듯 지나가며 노출된 책이 화제가 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두번째 스무살’에서 하노라(최지우)가 읽은 책으로 유명세를 탄 <오늘, 행복을 쓰다>가 대표적인 경우로, 실제 드라마 방영 이후 판매량이 출간 직후와 비교했을 때 약 2300% 가까이 증가했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휘재가 쌍둥이 아들을 재우기 위해 읽었던 동화 <잠자고 싶은 토끼>는 일명 ‘서언이∙서준이 책’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난 해 인기를 끌었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후 이렇다 할 스크린셀러가 없었던 상황에서 올 하반기 영화 ‘사도’의 등장은 출판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난 9월 개봉해 7천만이 넘는 관객을 모은 ‘사도’의 흥행은 관련 도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영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역사소설 <사도>를 비롯해 스타 강사 설민석이 사도의 이야기를 재조명한 <버림받은 왕자, 사도>까지. 관객들의 관심은 사도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책은 물론이고 <조선왕조실톡> <한국사에 대한 거의 모든 지식> 등 더 넓은 범위의 역사서로까지 이어졌다.
지난달 동명의 영화 개봉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소설 <마션>도 주목할만하다. 15세에 미국 국립연구소에서 일한 탓에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앤디 위어의 데뷔작인 <마션>은 작가의 과학적 지식에 문학적 감각을 더한 소설이다.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각종 상을 휩쓰는 등 흥행 성적이 좋았던 작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출간 직후 큰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동명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데 힘입어 소설도 차트를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원작 도서가 출간된 7월과 영화 개봉 시점인 10월의 도서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영화가 개봉한 이후 도서 판매가 약 1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을 비롯해 2016년에도 책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영상매체들이 찾아올 예정이다. 이들이 원작과 더불어 어떤 상승효과를 낼지 기대해본다.
▲ 영화 ‘아가씨’ – 소설 <핑거스미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아가씨’가 지난달 촬영을 마치고 2016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의 원작 소설 <핑거스미스>는 빅토리아 시대의 어두운 사회상을 묘사한 세라 워터스의 작품이다.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소매치기 고아로 자라난 한 여성이 시골에 사는 젊은 상속녀에게 접근하며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이 이야기를 1930년대 한국과 일본으로 어떻게 옮겨왔을지 기대된다.
▲ HBO TV 미니시리즈 (2016년 방영 확정) – 소설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허즈번드 시크릿>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확실히 이름을 알린 리안 모리아티의 신작 소설이다.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로 데뷔한 모리아티는 후속작 <허즈번드 시크릿>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가족 미스터리’ 열풍을 몰고 왔다. 지난 10월 출간된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은 장르 문학의 대가 스티븐 킹이 “재미있고 소름끼치는 한 편의 느와르”라고 극찬할 정도. 이 소설은 2014년 출간 즉시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 소설은 2016년 HBO TV 미니시리즈로 방영이 확정됐으며, 니콜 키드먼과 리즈 위더스푼이 공동 주연 및 제작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 – 소설 <헝거게임> 시리즈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헝거게임: 더 파이널’은 세계적으로 큰 흥행을 거둔 ‘헝거게임’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빈민 출신 소녀가 헝거게임을 통해 영웅으로 떠오르고 이에 위협을 느낀 대통령이 소녀를 위협하며 벌어지는 갈등이 시리즈의 전반적인 내용이다. 관객들의 기대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 ‘헝거게임: 더 파이널’은 원작 소설 중 3편인 <모킹제이>의 파트 2에 해당한다.
▲ 영화 ‘내부자들’ – 웹툰 원작 만화 <내부자들 1>
이병헌, 조승우 등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내부자들’은 웹툰 ‘미생’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윤태호 작가가 선보인 최초의 정치 만화인 <내부자들 1>은 한국 사회 정치와 경제는 물론 검찰과 언론계까지 자리 잡고 있는 내부자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는 오는 1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영화 ‘7년의 밤’ – 소설 <7년의 밤>
7년 전 우발적으로 소녀를 살해한 뒤 죄책감에 미쳐가는 사내와 딸을 죽인 범인의 아들에게 복수를 감행하는 피해자의 이야기. ‘영화로 보고 싶은 소설’ 1위로 줄곧 꼽혀온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7년의 밤>이 주요 캐 스팅을 확정 짓고 2016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7년의 밤’은 ‘광해’로 1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추창민 감독과 장동건, 류승룡, 송새벽, 문정희 등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
<살인자의 기억법>은 알츠하이머에 걸려 사라져가는 기억과 사투를 벌이는 은퇴한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다룬 김영하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김영하 작가가 데뷔 19년 차에 출간한 이 소설은 삶과 죽음, 시간과 악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다. 2016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동명의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은 설경구, 김남길, 설현 등이 출연을 확정 지은 상태다.
▲ 영화 ‘조선마술사’ – 소설 <조선 마술사>
유승호의 복귀작으로 화제가 된 영화 ‘조선마술사’가 올 12월 개봉 예정이다. 기획 단계부터 영화는 물론 웹 소설과 도서 출간 등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국내 최초의 ‘크로스 콘텐츠(Cross Contents)’ 사례이기도 한 ‘조선마술사’가 지난 10일 종이책으로 출간되었다. 소설 <조선 마술사>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열하의 장터에서 본 요술을 기록한 ‘환희기’에서 시작됐다. 집필은 소설가 김탁환과 방송PD 출신의 기획자 이원태가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