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신간]
저 : 이동용 / 출판사 : 이파르 / 발행 : 2016년 3월 29일
우울증, 정신불안, 무기력…. 19세기 후반 현대의 문을 연 철학자 프레드리히 빌헬름 니체는 물질 위주로 세속화된 사회가 겪을 병폐를 한발 앞서 내다보았다. 절대적 진리나 최고의 가치가 빛을 잃어가던 당대에 어떠한 목적이나 가치도 잃어버린 허무주의의 씨앗을 이미 발견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니체의 사상을 통해서 이 시대의 아픔이나 고통의 해법을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망각교실>은 이런 문제의식에 입각해 니체가 쓴 <반시대적 고찰>을 쉽게 풀이한 철학 교양서다. <반시대적 고찰>은 19세기 독일 사회에서 지배적인 여론에 영합해 글을 쓰며 영향력을 행사하던 무리들을 신랄 하게 비판한 책이다. 나아가 학교에서 기계처럼 찍어내는 학문적 인간, 일하기 위해 사는 삶 속에 허우적대며 희망과 가치를 찾지 못하는 현상에서 현대인이 겪는 고통의 원인을 찾아냈다. 이 책을 쓴 현장 인문학자 이동용은 니체의 고전에 대한 친절한 풀이를 통해 시대적 징후를 읽고, 절망의 시대를 건너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건넨다.
└ 기자의 속마음 비워야 새로 채우고, 몰락해야 새로운 걸 만들 수 있다는 역설을 알려주는 니체느님.ㄷㄷ
저 : 알랭 코르뱅 외 9인 / 역 : 길혜연 / 출판사 : 책세상 / 발행 : 2016년 3월 31일
비 오는 날,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 당장 출근길에 옷에 빗물이 튈 것을 우려하는가? 아니면 비가 내리는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며 비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보금자리 안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가? 혹은 떨어지는 빗물이 내 눈물처럼 느껴져서 처연한 기분에 젖는가?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시작되는 기상예보에 비하면 매우 사소한 방식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우리가 피부로 날씨를 대하는 방식이다. 이 책은 지금껏 자연과학의 한분야로만 주로 다뤄져 온 날씨를 감각과 감정이라는 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으로 끌어온다. 이에 ’감각과 감수성 역사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진 프랑스 역사학자 알랭 코르뱅을 비롯한 지리학, 기상학, 사회학,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열 명이 총 출동, 비, 햇빛, 바람, 눈 , 안개, 뇌우가 일으키는 감정의 발자취를 탐색했다.
└ 기자의 속마음 비 오면 행복하고, 햇빛 비치면 우울한 건 나뿐인가? ㅜㅜ
저 : 지미 리아오 / 그림 : 지미 리아오 / 출판사 : 리틀빅미디어 / 발행일 : 2016년 3월 16일
대만출신 작가 지미 리아오의 그림은 장 자크 상페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 내용은 젊은 도시남녀의 삶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 제목 상의 ’왼쪽으로 가는 여자’와, 늘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는 일종의 비유다. 도시라는 한 공간 안에서 의외로 밀접하게 생활하고 한번쯤은 마주쳤을 수도 있을 인연들, 하지만 ’만날 수 없는 두 평행선이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이 두 남녀는 어느 날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다. 개인화된 도시 생활 중 고립된 채로 상대를 그리워하고, 엇갈리고, 애틋한 사랑에 빠지는 모습이 간결한 이야기와 그림체 속에 잘 녹아 있다.
└ 기자의 속마음 처음엔 상페의 짝퉁인 줄 알았는데, 상페보다 더 좋아하게 된 그림책. 현실적인 도시 공간 묘사에 플러스 알파로 상상력을 덧댄 그림이 마성의 힘을 발휘한다.
저 : 원종우, 김상욱 / 출판사 : 동아시아 / 발행일 : 2016년 3월 23일
과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어 주는 다양한 형태의 과학 책이 나오고 있다. 이 책은 그 대열에서 꽤 성공을 거둔 ’과학하고 앉아있네’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참고로 3편은 ’김상욱의 양자역학 콕 찍거보기’였는데 이번 편은 ’김상욱의 양자역학 더 찔러보기’다. 딴지일보 논설위원 원종우와 부산대 물리교육과 김상욱 교수가 책과 동명의 팟캐스트에서 양자역학에 대한 수다를 떨듯 말하고, 그것을 구어체 그대로 옮겨 적은 것이 특징이다. 과학 문외한들에게는 덮어 놓고 어렵게 느껴지는 학문 중 하나인 양자역학, 줄곧 ’농’을 곁들인 편안한 수다의 형식을 통해 베를린 장벽보다 더 높게 느껴지던 양자역학의 세계가 그나마 옆집 담장 높이만큼 친밀하게 다가오는 경험을 하게 한다.
└ 기자의 속마음 ‘이웃집 양자 들이다’할 때 그 ’양자(養子)’밖에 모르던 기자도 낄낄 웃으며 읽었다.
저 : 산큐 다쓰오 / 역 : 김정환 / 출판사 : 꼼지락 / 발행 : 2016년 4월 1일
먼저 이 책을 쓴 저자 사큐 다쓰오는 ’학자 코미디언’이다. ’학자 코미디언’이 쓴 책 답게 통상적으로 ’논문’이나 ’연구’라는 게 무척 어렵고 지루할 것이라는 통념에 반해 학문도 즐겁고 기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다. 책 제목처럼 이상하고 엉뚱한 주제의 논문들을 다루고 있는데 가령 <’불륜남’의 머릿속>, <’하품’은 왜 전염되는가?>, <’끝말잇기’는 어디까지 계속될까?>같은 논문들이다. 읽는 사람으로선 ’어떻게 이런 게 논문이 될 수 있단 말이야?’하고선 일차적으로 놀라고, 연구자들이 사뭇 진지한 자세로 대상을 다루는 태도에 한 번 더 놀라게 한다. 책 후반부에는 저자가 생각하는 논문이란 무엇인지, 연구의 종류, 논문에 실린 사진과 그림, 제목 등에 대해서 쓴 칼럼도 싣고 있다.
└ 기자의 속마음 이 책 보고 석박사 논문 써서 ’통과’ 안 돼도 책임 못 집니다.
취재: 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