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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pr 19. 2016

4.20 장애인의 날, 인권감수성 1℃ 높이기

무엇에도 침범 당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일깨워주는 책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릴 권리’인 인권(人權)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날이다. 인간이라면 장애가 있든, 여성이든, 성소수자든, 가난하든, 청소년이든 누구나 차별 받지 않고 행복을 누릴 자유와 권리를 가진다. 하지만 모든 인간은 소중하단 사실은 종종 잊히곤 한다. 인권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때론 성급하게 다른 가치들을 더 우선순위에 놓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인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공부와 훈련이 필요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법을 모색하는 책, 우리 인권감수성을 1℃ 높여주는 책들을 모아 소개한다.

# 80개 대중문화에서 포착한 인권 사각지대

<불편해도 괜찮아> (김두식 저, 창비, 2010)

’인권’에 대해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데도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새에 인권은 너무나 자연스런 방식으로 유린되고 만다. ’장애인과 전과자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보여준 영화라 평가받은 ’오아시스’는 사실 장애인의 성적 결정권을 얼마나 무참히 파괴한 영화인지, 영화 번역은 어떻게 부적절한 상하관계를 만들어내는지. 저자는 80여편의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통해 보이지 않던 ’인권’의 사각지대를 파헤친다.

# 우리도 바꿀 수 있습니다!

<세계는 1센티미터씩 바뀐다> (노자와 가즈히로 저, 김샘이, 정선철 역, 이매진, 2011)

2007년 일본 지바 현에서 장애 인권 조례가 의회를 통과했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3년 동안 장애 인권 조례 연구회의 노력이 있었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 복지 관계자, 교사, 의사, 기업가 등으로 구성된 이곳의 회원들은 800건이 넘는 장애 차별 사례를 수집하고, 미팅을 통해 조례의 윤곽을 잡아나간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들은 명백하고 악의적인 차별보다는 몰이해에 의한 차별이 더 많았음을 알게 된다. 지역이 먼저 나서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제목의 작은 가능성과 희망을 제시한다.

# ’질병’보다 ’차별’이 더 무섭다구요.

<아 픈 몸 더 아픈 차별> (김민아 저, 뜨인돌, 2016)

질병, 노화, 장애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 사회는 이러한 사유를 내밀어 당당히 사람들에게 멍에를 씌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아팠다는 이유로, 아프다는 이유로, 아플 것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차별 받아도 좋은 것일까? 국가인권위 활동가인 김민아는 몸에 깃든 차별에 주목했다. "…아파서, 장애가 있어서, 몸의 기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집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동그마니 혼자 남겨진 사람들. 그들은 자신의 ’몸뚱이’를 괴롭히는 조건도 무섭지만 더 두려운 것은 병, 장애, 노화보다 오래 살아남아 아무 때나 괴롭히는 ’차별 바이러스’라고 말합니다."라는 저자의 서술처럼 우리 안에 내재한 차별과 편견을 인식하게 만드는 책이다.

# ’음식’으로 ’인권’을 풀다

<심야 인권식당> (류은숙 저, 도서출판 따비, 2015)

음식과 인권 사이에 대관절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 걸까? 이 책의 저자인 류은숙은 인권연구소 ’창’의 상근 활동가다. 이 기관에서 열리는 토론, 강좌, 공부모임이 이론을 두텁게 한다면, 저녁에는 ’술방’으로 변신하는 이곳에서 음식은 사람과 사람끼리 ’연대’하는 실체적인 끈이 된다. 또 음식은 인권을 위한 투쟁 현장 곳곳에서 중요한 촉매제가 된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노동자를 위한 베트남 산(産) 쥐포, 밀양 송전탑 기지 건설 반대하는 할머니들을 위해 부친 감자전 등…. 책에서 소개된 각종 음식 이야기가 드러나듯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바탕이 될 때 인권의 밝은 미래도 내다볼 수 있는 것일 테다.

# 당당히 권리 요구하는 장애인이 왜 나빠?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김창엽 저, 삼인, 2002)

언젠가 ’장애인’ 대신 ’장애우’란 호칭을 쓰자는 주장이 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 호칭엔 ’나는 장애인이 아니’란 전제가 깔려 있으며, 장애인들은 무조건 호혜적으로 돌보고 보살펴야 할 대상이란 편견이 배어있다. 저자는 이런 시선에 대해 반기를 든다. 장애란 ’비정상’이 아닌 우리 삶의 한 국면이며, "장애인에게는 사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 것이고, 봉사와 희생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장애에 대한 올바른 시각을 위해 읽어 볼만한 책이다.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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