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윤이형-김채원... 우리는 '문학 패밀리'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맨부커 상을 수상하면서 그의 가족 관계에도 관심이 쏠렸다. 알려진 대로 한강의 아버지는 <아제아제바라아제> <물에 잠긴 아버지> 등을 쓴 소설가 한승원이다. 이처럼 한 가족 안에서 수많은 작가가 탄생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문학적 DNA'의 힘이라고 보아도 좋을까? 가족 특유의 문화나, 교육, 환경도 큰 영향을 미칠 테다. '북DB'는 부녀, 부자, 부부, 자매가 작가인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학 패밀리들에 주목했다.
(부녀) 한승원-한강
맨부커상 수상 작가 한강, 그의 아버지는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물에 잠긴 아버지> 등의 굵직한 작품을 남긴 소설가이자 시인인 한승원이다. 부녀 2대가 이상문학상(한승원 1998년 / 한강 2005년)과 김동리문학상(한승원 2006년 / 한강 2010년)을 받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부녀 관계를 넘어서 바라보면 한강의 오빠는 역시 소설가인 한동림이며, 그녀의 남편은 문학평론가 홍용희 경희사이버대 교수다. 가족 전체가 '문(文)'의 기운으로 똘똘 뭉쳐 있는 셈.
(부녀) 이제하-윤이형
최근 세 번째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를 발표한 윤이형. 그녀의 아버지는 <초식><용><나그네는 길에서 쉬지 않는다>를 쓴 소설가이자 다양한 삽화를 생산해 온 화가인 이제하다. 아버지와 딸은 서로 닮은 듯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자랑한다. 여기서 잠깐! 왜 둘의 성이 다르냐고? 윤이형의 본명은 '이슬'이기 때문이다. 이제하는 딸 윤이형이 '루카'로 제5회 문지문학상을 탔을 때 직접 캐리커처를 그려서 딸에 대한 두터운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자매) 김지원-김채원
자매가 이상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경우도 있다. 바로 소설가 김지원, 김채원 자매다. 2013년 사망한 언니 김지원은 1997년에 <사랑의 예감>으로, 동생 김채원은 1989년에 <겨울의 환幻>으로 각각 이상문학상을 탔다. 김지원-김채원 작가의 집안은 대대로 문학 집안이다. 아버지는 서사시 <국경의 밤>을 쓴 김동환 시인이고, 어머니는 <장미의 집> <인맥> 등의 소설을 쓴 최정희이다.
(부부) 김애란-고재귀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으로 제1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한 신예에서 제37회 이상문학상 최연소 수상하기까지 빠르게 성장의 계단을 밟아온 소설가 김애란. 그녀의 배우자는 '극단 독' 소속으로 '대학로 리얼리즘 연극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희곡 작가'라고 평가받는 고재귀다. 2002년 등단 해 희곡 양철지붕으로 2011년 창작희곡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다. 두 사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극작과 동문으로 대학시절부터 연인으로 지내오다가 2011년에 결혼했다.
(부부) 장석주-박연준
장석주-박연준 시인 부부는 각각 55년생, 80년생으로 제법 큰 나이 차이를 극복해 낸 커플이다. 이들어 올해 세상에 부부임을 선포했다. 다만 거창한 식 대신에, 책으로 두 사람의 언약을 세상에 공표하기로 했다. 그렇게 나온 책이 호주 시드니에서 한 달 간 살아보며 남긴 기록이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라는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 작가들만이 할 수 있는 문학적인 결혼식의 극치다.
그 밖의 문학 가족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 조정래와 <사랑굿>시리즈로 많은 독자들을 거느린 시인 김초혜도 부부지간이다. 한편 <즐거운 편지>를 쓴 황동규는 <소나기>를 쓴 황순원 작가의 아들이다. 또한 21세기 대표적 젊은 소설가 부부가 등장했으니 <핸드메이드 픽션>을 쓴 박형서와 & lt;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을 낸 김미월 작가 부부다. 이들은 2014년 결혼했다. 한편 80년대 대표적 지식인 작가 아버지가 히트작을 쏟아내는 드라마 작가를 낳은 경우도 있으니 홍성원-홍진아/홍자람 부녀다. 홍진아/홍자람 자매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비롯해'학교3', '반올림' 등의 드라마 대본을 썼다.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