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신간]
저 : 권여선 / 출판사 : 창비 / 발행 : 2016년 5월 16일
책 제목을 보는 순간, 작가의 이상문학상 수상작 <사랑을 믿다>의 음주 장면이 떠오른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사랑을 믿다>의 명문장 '동네에 단골 술집이 생긴다는 건 일상생활에는 재앙일지 몰라도 기억에 대해서는 한없는 축복이다.'를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을 터. 그래서일까? 그녀의 소설을 읽다 보면 하루를 마친 후 동네 술집에서 술을 홀짝이는 느낌에 젖는다. 이번 새로운 소설집에도 권여선 소설만의 매력을 듬뿍 맛볼 수 있는 일곱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소설집 첫 번째 단편 '봄밤'의 첫 문장 "사는 게 참 끔찍하다. 그렇지 않니?"도 인상적이다. 어느 술집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견뎠을 생의 아릿한 맛을 소설로 즐겨보자.
└ 기자의 속마음 술을 부르는 소설. 칼퇴하고 술이나 마셔야겠다.
저 : 전중환 / 출판사 : 사이언스북스 / 발행 : 2016년 5월 20일
인간 의식은 환경의 산물이라는 의견과 본성의 결과물이라는 의견 중 당신은 어느 쪽을 지지하는가? 진화심리학은 후자 쪽 노선으로, 동물의 심리를 진화적 관점에서 파악하는 학문이다. 한 마디로 인간은 오랜 기간 동안 진화에 유리한 방향을 선택하도록 그 본성을 형성해 왔다는 것이다. 한국 최초의 진화심리학자인 전중환 교수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진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파헤친다. 예를 들면 작년 '페미니즘이 싫다'는 이유로 IS에 가담해 전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겨준 남자 고등학생의 진정한 심리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것을 소년들의 영웅 의식에서 찾는다. 또한 보수/진보의 정치성향은 엄숙한 사명의식이 아닌 병원체를 피하거나 성 전략에 입각한 지극히 실용적 이유일 수 있다고 말한다.
└ 기자의 속마음 진화심리학에는 조심스럽지만, '묻지마'로 치부하는 대신 사회 현상 구석구석을 긁어주니 시원하긴 하다.
저 : 바츨라프 하벨 / 역 : 이택광 / 출판사 : 경희대학교출판국 / 발행 : 2016년 5월 16일
1989년 '벨벳혁명'을 주도한 바츨라프 하벨은 1993년에는 슬로바키아와 분리 이후 첫 대통령직에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정치인 이전에 그는 훌륭한 극작가이자 반체제 시민운동가였다. 바츨라프 하벨에게 있어서 정치란 정신적 차원을 가진 '실천도덕'이었다. 그에게는 정치가 단순히 "무엇인가를 달성하고 특수한 이행관계를 만족시켜고 하는 권력 기술의 정치"이거나, "주어진 이데올로기나 이념"일 수 없었다. 이 책은 그가 생전에 공식 석상에서 발표한 서른 다섯 편의 연설문을 싣고 있다. '공동체의 행복'에 몸 바친 극작가 출신 대통령의 미문은 내용면 형식면에서 모두 아름다움을 갖추고 있다.
└ 기자의 속마음 이번 대선에 바츨라프 하벨 같은 대통령이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 : 히노 에이타로 / 역 : 이소담 / 출판사 : 오우아 / 발행 : 2016년 5월 25일
직장인들의 막힌 속을 뻥 뚫어줄 책이 나타났다. '돈'보다는 '보람'을 좇으라고 했던 세상의 거짓말을 향해 시원하게 비웃음을 날리는 책이랄까? 일상화된 야근문화, 사축적 사고, 사축이 태어나는 메커니즘, 사축에서 벗어나기 위한 여덟 가지 가이드 등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이제 일반화된 팍팍한 직장문화에 일침을 날리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도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우리, 전생에 쥐였을까? 찍찍~" "수당도 못 받고 야근하면서 일이 보람 있으니 괜찮다는 당신, 사람인가 부처인가?"와 같은 쿡쿡 웃음 짓게 하는 문장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책을 읽기만 해도 묵혀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 이 한편의 독서가 현실을 바꾸는 데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본다.
└ 기자의 속마음 내용도 내용이지만 약 빨고 한 편집과, 디자인, 일러스트가 어떤 건지 잘 보여준다.
저 : 엘런 L. 워커 / 역 : 공보경 / 출판사 : 푸른숲 / 발행일 : 2016년 5월 16일
'아빠와 엄마, 자녀가 손을 붙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 이것이 지금까지 대중매체에서 가족을 표상하는 방식이었다. 국내에서는 '딩크(Double Income No Child)족'이나 '불임부부' 등으로 호명해 왔다. 그동안 이들의 삶은 평균가족이라는 수면 아래에 가려져 있거나, 드러나더라도 편향되고 왜곡된 시선으로 수용되곤 했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 반드시 아이를 가져야만 하는 것일까? 선택할 수는 없는 것일까? 같은 고민의 경험이 있는 저자는 다양한 종류의 '아이 없는 삶'들을 인터뷰해 아이 없는 삶의 빛과 그림자를 모두 조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아이 없는 가족들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균형 있는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 기자의 속마음 결혼도 아직이지만 아이 고민도 해놓는 게 시기상조는 아니겠지!
취재 : 주혜진(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