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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n 10. 2016

세상 모든 오해영,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해요

현실감 100%의 캐릭터들을 위한 한 권의 책들

                       

출처 : tvN


최근 화제가 되는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주인공 ’오해영’, SBS 주말드라마 ’미녀 공심이’의 공심, KBS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의 이연태와 안미정은 우리 중 누군가를 대변하고 있다 해도 어색하지 않은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다. 현실적이라 더 공감되는 이들을 위한 책을 권해본다. 그들이 대표하고 있는 세상 모든 해영이와 공심이, 연태와 미정이 함께 읽어준다면 더 좋겠다. 



’또 오해영’ 오해영 <우리는 사랑일까> 



결혼식 전날 "밥 먹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졌다"라는 이유로 예비 신랑에게 차이고, 학창 시절부터 자신과는 여러모로 비교 대상이었던 동명이인의 ’예쁜 오해영’과 비교 당하기 일쑤였던 그녀.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의 오해영(서현진) 이야기다. 일도 사랑도 어느 것 하나 쉽게 풀리는 것이 없지만 그녀는 잘 차려진 로맨스에 숟갈 하나 얹어서 사랑이나 성공을 쟁취하는 주인공들과는 다르다. 당당하고 제 감정에 솔직하며 때로는 애처로울 정도로 아파할 줄도 안다.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긴다는 소신으로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행동하기를 두려워 않고, 가끔 풀리지 않는 상황 속에 무너지는 스스로를 추하다 여기지 않는다. 이것이 세상 모든 평범한 ‘오해영’들이 그녀에게 열광하는 이유다.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수난이다. 박도경(에릭)과 서로의 마음을 어렵사리 확인했지만, 여전히 두 사람 곁에는 이들을 흔드는 장애물 투성이다.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우리는 사랑일까>를 떠올려 본다. 소설 속의 ’앨리스’와 ’에릭’(공교롭게도 이 소설의 남자 주인공 이름도 에릭이다.) 역시 아슬아슬한 사건들을 겪어가며 이상적인 사랑이 어떻게 현실 속의 성숙한 사랑으로 완성되어 가는지를 경험하지 않았는가. 알랭 드 보통의 사랑 3부작 중에서 유일하게 여주인공의 시선으로 그려진 이 책을 오해영에게 권하고 싶다. 공감과 위로라는 것은 같은 곳을 바라보는 이가 줄 때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니     까. 언제까지라도 타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낼 그녀를 응원한다. 무엇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오해영이지만 그녀가 쟁취할 행복은 평범할 리가 없다. 



’미녀 공심이’ 공심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취업 스트레스로 얻은 원형 탈모 때문에 늘 똑단발 가발을 쓰고 다니는 ’공심(민아)’. 오해영에게 또 다른 ’오해영’의 존재가 있다면 공심에게는 친언니 ’공미’가 늘 비교 대상이 되는 존재다. 대학도 삼수를 한데다가 선배의 꼬드김에 취업사기를 당하는 등, 잘 풀리는 일 없이 늘 가족들의 관심사 밖에 있던 공심에 비해 비상한 머리와 아름다운 외모까지 갖춘 변호사 언니는 공심의 인생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다. 만년 ’취준생(취업준비생)’에서 벗어나 엉겁결에 취직한 대기업 사장 비서 자리는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시기 질투로 인해 궂은일은 모두 공심에게 돌리는 선배들의 텃세에 한밤중에도 회사로 달려가야 하는 신세. 이마저도 사장 사모님의 ’갑질’로 한순간에 잘렸다. 





언젠가 공심이는 싹트지 않는 꽃 화분을 가리키며 "나랑 너무 똑같다"라고 펑펑 울고 말았다. 그 모습이 더욱 안쓰러웠던 것은 화분에 쏟았던 공심이의 정성과 간절한 마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디 공심이 뿐이랴. 대한민국 취업 준비생 모두의 마음을 대변했기 때문에 더욱 절절하게 다가온다. 부조리함에 굴복하지 않고 씩씩하게 인생의 난관을 헤쳐 가고자 하는 공심이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내는 공심이에게 답답한 속 뻥 뚫어주는 ’한 방’이 필요하다. 이 책처럼 말이다. 제목부터 도발적인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수당이나 주세요>. 외모를 평가하던 면접관에게, 면전에 대고 해고 통보를 했던 대기업 사모님에게 외쳤던 공심이의 ’사이다’ 같은 강력한 한 방 같은 책이다. ’경영자의 마인드로 일할 테니, 경영자의 월급을 달라’는 도발적이고 통쾌한 일갈들이 책에 가득하다. 이 책이 취업 스트레스,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의 부조리함으로 힘겨워하는 모든 ’공심’이들의 생활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답답한 속 뻥 뚫어주는 소화제 같은 책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아이가 다섯’ 이연태 <지금 사랑을 시작하는 그대에게> 



순하고 수줍음 많은 연태(신혜선)는 사랑에 둔하다. 소심함 때문에 7년간 짝사랑해온 상대를 고백 한 번 못해본 채로 친구에게 양보해야 했다. 성실한데다가 자기 신념 확고하고 일까지 완벽하게 처리하는 여러모로 똑 부러진 여자이지만, 딱 한 가지 ’연애’만큼은 연태에게 어려운 수수께끼다.  자신의 짝사랑 상대가 한때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 했을 정도로 둔감한 연태에게도 어느 날 설렘 안겨주는 새로운 사랑이 찾아왔다. 연태가 헷갈리는 자신의 마음을 어쩔 줄 몰라 한다면 상민(성훈)은 연태를 향한 마음을 감출 줄 몰라 난감해하는 적극적인 남자다. 



                    

연애에만 서툰 연태와 연애에만 능한 상민. 고생 끝에 낙이 온 둘의 시작은 달달하지만 이제껏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왔을 두 사람에게도 사랑을 위한 연습은 필요하다.< 지금 사랑을 시작하는 그대에게>처럼 말이다. 연태와 상민이 ’친구 사이’ 임을 무기로 해왔던 몇 번의 데이트처럼, 이 책은 가상의 커플로 짝 지어진 대학생들이 세 번의 데이트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히 즐거운 데이트를 위한 기술을 담은 연애서가 아니라, 연인이라는 관계 속에서 상대에 대한 안목과 사랑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켜 나가는 사랑 수업이다. 사랑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 좋은 사람이 된다는 이 책의 메시지처럼 사랑에 서툰 수많은 ’연태’, 그리고 관계 속에서 헤매고 있을 세상의 모든 남녀에게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아이가 다섯’ 안미정 <괜찮아, 사랑이야> 



친구와 바람난 남편과 이혼한 후 세 명의 아이를 키우며 억척같이 살아가는 미정(소유진). 아내와 사별한 후 아이 둘과 함께 처가살이를 하고 있는 상태(안재욱). 팀장과 대리로 만난 두 사람은 남은 인생에 절대 없으리라 생각했던 사랑을 어렵사리 키워가고 있다. 보통의 연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본인들의 감정보다 가족들의 불편을 더 신경 써야 하는 처지라는 것. 어렵게 지켜온 가정에 혼란을 가져오는 것 같아 모든 것이 두렵기만 한 미정은 상태의 재혼 프러포즈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늘 당당했던 미정은 아이처럼 울면서 말한다. "나는 엄마잖아. 내 마음 같은 게 뭐가 중요해." 두 사람의 사랑에는 남들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 2014년 방영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서로의 상처를 함께 보듬고 끌어안았던 장재열과 지해수의 사랑 이야기가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이 드라마는 올해  소설 <괜찮아, 사랑이야>로 출간됐다. 미정과 상태, 재열과 해수는 수없이 깨지고 상처받는 상황 속에서 사랑을 키워간다는 점에서 다른 듯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 작품에는 잊을 수 없는 명대사가 나온다. "사랑에 손해가 어디 있고 상처가 어디 있냐. 사랑은 추억이거나, 축복, 둘 중 하나야." 이런저런 상황을 모두 감수하기에는 두 사람이 감당해야 할 상처가 너무 크다. 과연 미정과 상태의 사랑은 추억이 될까, 축복이 될까. 앞으로 닥칠 수많은 상황 속에서 흔들릴 두 사람의 앞날에는 조언 대신 위로의 한 마디가 필요하다. "괜찮아, 사랑이야."




취재 : 임인영(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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