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결산②] 독자의 사랑을 받은 명사들과 그들이 사랑한 책
’명사’라 불리는 이들의 주변엔 늘 많은 책이 자리한다. 그들을 탄생시킨 책과 그들이 읽는 책, 평생을 걸쳐 삶으로 소화시키는 책, 그리고 손에 꼽으며 사랑해마지않는 책들이 그러하다. 인터파크는 지난 2009년 4월 1일부터 현재(2015년 12월 2일 기준)까지 우리 사회 각계각층에 있는 355명의 명사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빚어낸 책과 그에 얽힌 삶 이야기에 귀 기울여왔다. 그중 서른여덟 명의 명사와 162권(중복 도서 제외)의 추천 책은 2015년 올 한 해에만 완성된 수치다. 과연 올해 만난 명사들이 가장 사랑한 책은 무엇이었을까? 또 그들 중 독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10인의 명사들은 누구였을지 함께 살펴보자.
2015 ‘명사의 서가’ 결산 결과, 명사들이 가장 사랑한 책은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였다. 주인공 ‘엠마 보바리’의 삶을 통해 프랑스 부르주아의 위선과 결핍을 치밀한 관찰과 섬세한 심리묘사로 표현하여 현재까지도 세기의 풍속소설로 꼽히고 있는 이 작품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면서 인생의 모든 것을 말하는 작품’이라 평가되는 프랑스 사실주의 사조의 효시다. <꾸뻬 씨의 행복여행>의 작가 ‘프랑수아 를로르’는 이 작품을 추천하면서“가장 위대한 프랑스 작품 중 하나이며, 어렸을 때 이 책을 읽고서 큰 충격을 받았다. 해피엔딩이 아닌 내가 읽은 첫 번째 비극적 결말의 소설이었기 때문”이라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책에는 한 문학적 천재가 그려내는 인간 본성의 진수와 프랑스적 삶의 방식의 진실한 초상이 담겼다”라고 말을 덧붙였다. 그 외에도 작가 함정임, 수필가 호원숙이 <마담 보바리>를 추천했다.
이번 결산에서는 독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10인의 명사들도 눈에 띄었다. 가장 높은 조회수(17,100회)를 기록한 명사는 칼럼니스트 곽정은이었고, 작가 허지웅(14,350회), 작사가 김이나(11,823회), 정신과 전문의 서천석(11,749회), 시사평론가 김용민(11,088회), 경제 전문기자 정필모(8,063회), 가수 황보(7,357회), 과학 전문작가 강석기(7,304회), 시인 권대웅(6,955회), 배우 최불암(6,966회)이 그 뒤를 이었다. 그중에서도 독자들의 가장 열렬한 관심을 받았던 세 명의 추천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돌이켜본다.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칼럼니스트 곽정은은 인간 내면의 탐구와 인간관계에 대한 성찰,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는 인문·에세이 서적들을 추천했다. 그중에서도 <나는, 오늘도 1 - 사랑하다>는 “인간의 일상과 감정을 모두 아우르는 아홉 가지 테마를 통해 짧지만 깊은 철학적 사유를 하게 도와주는 책”이라며 “쉬운 글로 되어있지만 몇 살의 어른이 읽어도 가슴을 울리는 글들로 가득하다”라는 추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자신에게 있어 책이란 ‘친구’와 같다며 “어려서부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던 일곱 살 즈음의 나에게도 ‘혼자서도 썩 괜찮아’라고 말을 건네주는 참 좋은 친구”라는 말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다음은 2위를 기록한 작가 허지웅이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 깊숙이 관여된 4권의 책을 추천하며 “만화책이든 소설책이든 인문학책이든 전문서적이든 빨간 책이든 파란 책이든 관계없이, 흡사 웹상의 하이퍼링크처럼 머릿속에서 단서와 단서들이 꼬리를 이어 나만의 사유를 만들어가는 자극은 독서 이외에서 얻어내기 어려운 경험일 것”이라는 말로 책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그의 경계 없는 독서 취향을 대변하듯 추천 도서 4권은 문학, 만화, 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었는데, 그중에서도 눈에 띈 것은 내년 4월 개봉을 앞둔 영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원작 만화인 <시빌 워 CIVIL WAR>. 오래전부터 이 작품의 영화화를 소망해왔다는 그는 “처음 읽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마블 유니버스 가운데 가장 탁월하고 세련된 통찰의 작품이라 생각해왔다”라고 책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다음은 작사가 김이나다. 그녀는 삶이 가진 단편적 모습과 감정들을 노래 가사로 응축시키는 ‘작사가’라는 역할에 큰 영향을 주었던 책들을 추천했다. 그중에서도 임재범의 ‘어떤 날, 너에게’ 가사의 영감이 되어줬다는 책 <칼의 노래>는 그녀에게 있어서 특별한 책. “내가 쓴 글이 어딘가 과장되고 지나치게 화려하다 싶을 때마다 꺼내보는 책. 냉정한 문장들만으로 독자의 심경을 크게 움직인다”라는 말로 이 책을 추천했다. 더불어 책이 지닌 의미에 대해서는 “통찰력 있는 누군가와의 아주 짧은 시간은 준비돼 있는 사람에게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그 소중한 기회는 단언컨대 누군가의 ‘책 한 권’ 속에 큰 에너지로 응축되어 있다”라고 전했다.
명사들을 통해 다시 익히는 ‘책 읽기의 즐거움’과 색다른 사유. 2015년 인터파크 독자들이 사랑한 명사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 천천히 곱씹으며 정독해야 할 또 하나의 페이지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