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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결산③] 인터파크가 만난 ‘북스타’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by 인터파크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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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독자에게 책 만드는 이들의 땀과 수고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출판사의 키를 쥐고 순항하도록 이끄는 대표, 작가들의 글을 책임지는 편집자, 책의 매력포인트를 집어 독자에게 전달하는 마케터, 책의 수입/수출을 담당하는 저작권 에이전트, 잡지 편집장, 책 축제 기획자까지……. 책이 탄생하기까지 각자의 포지션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북스타’들의 수고가 있기에 오늘도 출판계는 돌아간다. 인터파크도서 북DB는 올 한해 동안 북스타캐스트 인터뷰를 통해 총 24개팀을 만났다.(결산기준 1월1일~12월 1일) 인터뷰 내용 가운데 북스타들이 털어놓은 책에 얽힌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만을 모아서 소개한다.


1.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 마법 같은 문장의 힘!


<허즈번드시크릿>×한경BP 박진화 마케터

올해의 가장 ‘핫’했던 책 중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리안 모리아티의 <허즈번드 시크릿>을 떠올리는 이들이 꽤 될 것이다. 이 책을 집어 드는 데는 모르긴 몰라도 ‘반드시 내가 죽은 뒤 열어볼 것’이라는 마법 같은 문장도 크게 한 몫 기여했다. 북DB는 국내에는 다소 생소했던 작가인 리안 모리아티가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 하는데 큰 공을 세운 한경BP의 이진화 마케터를 만났다. 그녀는 국내에서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게 어려웠단다. 책의 주된 내용인 ‘비밀’을 그대로 드러내기가 곤란해 고심하던 중 눈에 띈 세실리아가 발견한 편지 봉투에 적힌 글귀가 독자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마법의 문장이 되었다.

▶ 한경BP <이진화> 마케터 인터뷰 : 마케터 시크릿, 죽기 전에 열어봐도 됨!


2. “스릴러 소설 편집하면서 악몽에 시달렸어요”


<스노우맨>×도서출판 비채 이승희 편집장

국내에도 열성팬을 거느린 노르웨이의 작가 요 네스뵈의 해리 홀레 시리즈를 펴낸 도서출판 비채. <스노우맨>이 좋은 반응을 얻어 쉴 틈 없이 후속작 <레오파드> 작업에 착수했던 이승희 편집장은 소설에 등장하는 각종 살인기구와 고문기구들이 꿈 속에 그대로 등장해 괴로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는 고충을 북DB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게다가 500쪽을 훌쩍 뛰어넘는 둔기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두께를 감당해 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고. 그럴 때면 외치고 싶단다. “대체 왜 이렇게 길게 쓰신 거예요, 요쌤!”

▶ 도서출판 비채 <이승희> 편집장 인터뷰 : 나를 괴롭게 하는 것들


3. 저자는 외국인, 원서가 없다?


<빅히스토리>×해나무출판사 허영수 편집장

저자는 외국인인데, 원서가 없는 책이 있다고? 사실이다. 해나무출판사 허영수 편집장이 북DB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와 밥 베인 교수가 쓴 <빅 히스토리>는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강의 내용의 스크립트로 정리해 펴낸 책이다. 번역과 저작권 문제는 이화여대 조지형 교수의 도움으로 해결이 되었단다. 허영수 편집장은 전세계 어디에도 없는 저명학자의 책이 전세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발간될 수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해나무출판사 허영수 편집장 인터뷰 : 어렵게 만들수록 쉬워지는 과학책의 역설


4. 세월호 사고 때문에 100번째도 즐겁지 않았다


<세븐틴세븐틴> × 사계절 출판사 김태희 팀장

북DB가 만난 사계절 출판사 김태희 팀장. 그녀는 세월호 사고 이후에 생긴 부채의식 때문에 사계절 1318문고의 100번째 책인 <세븐틴 세븐틴>을 만들며 마냥 기쁠 수만은 없었던 사연을 들려주었다. 애초에 세운 “100번째 책만큼은 뭔가 기발하고 발랄하게 해보자”는 기획에서 누구도 “우리가 기획한 방향으로 그냥 가자”라고 말할 수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가 청소년문학을 하는 사람에게도 트라우마를 안겨줬단 사실에 다시 씁쓸해진다.


▶ 사계절 김태희 아동청소년문학팀장 인터뷰 : 18년 만에 나온 100번째 1318문고


5. 역사적 오류를 바로 잡은 편집자


<새로 보는 박수근-박수근 100장면> ×수류산방 박상일 방장,심세중 실장

’박수근과 미술관 총서’ 시리즈를 만들며 화가 박수근의 모든 평전과 자료를 거의 다 읽었다는 수류산방의 박상일 방장과 심세중 실장. PX건물 앞에서 찍었다고 전해진 박수근의 흑백사진이 사실 다른 장소에서 찍힌 것이란 사실을 밝혀내고야 만다. 계단 난간이나 기둥 등을 아무리 봐도 사진 속 PX 건물이 현 소공동 신세계 백화점 건물의 모습과는 달랐단 것. 알고 보니 박수근은 매해 국전에 입상할 때마다 동일한 구도로 여러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단다. 이로써 편집자의 고집스러운 꼼꼼함이 전문가들의 연구 오류를 바로 잡은 사례를 남겼다.

▶ 수류산방 박상일 방장&심세중 실장 인터뷰 : 영업, 타협하지 않는 고집쟁이 출판사


이 밖에도 “당장 이해가 가지 않아도 어려운 책들을 많이 읽어보라”고 말하며 마르크스의 <자본론>, 들뢰즈의 책을 거론한 이채관 와우북페스티벌 집행위원장, SF작가로 알려진 배명훈 작가에게 미스터리 작품을 청탁해 창간호에 실은 <미스테리아> 김용언 편집장이 있었다. 또한 편집장 본인이 시인이라 다른 시인이 지은 시의 리듬에 타는데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다고, 그래서 꼼꼼하고 자세하게 여러 번 읽어야 마침내 그 리듬에 탈 수 있게 된다고 난다 김민정 편집장은 말하기도 했다.


2016년에도 ‘북스타캐스트’ 인터뷰는 오롯이 ‘책’으로 말하는 북스타들의 활약에 주목할 예정이다. 책들이 만들어짐과 함께,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 쌓여갈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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