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누구를 위한 '화해' 인가> 저자 정영환 출간 기념 강연회
7월 1일 오전 서울 사직동 푸른역사아카데미에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 : '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 저자 정영환 일본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의 입국 불허에 관한 항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재일동포 사학자 정영환 교수는 '조선적' 재일조선인으로, 같은 날 열릴 예정이었던 출판기념 강연회 참석을 위해 6월 14일 주일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여행증명서 발급을 신청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6월 28일 '최종 입국 불허'를 통보받았다. 이에 정연순 변호사, 서승 리쓰메이칸대학 교수,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 김창록 경북대 교수로 꾸려진 출판기념강연회 실행위원회는 공식 항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영환 교수는 일본에서 화상통화를 통해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정영환 교수는 이번 입국 불허 통보에 대해 "지난 반세기 동안 3만3천여 명의 재일조선인들은 고국 방문에 대한 자유를 향유할 수 없었"음을 이야기하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조선적' 재일조선인들의 고국 왕래 권리를 빼앗는 행위"라고 지적하며 "고국 방문을 위해 사상 검증과 비슷한 신원 조회가 과연 허용될 수 있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조선적' 재일조선인들은 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교류협력법'에 의거하여 여행증명서를 발급받아 고국 땅을 밟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이래로 이러한 조치는 사실상 금지되고 있다. 정영환 교수는 2005년과 2006년 학술행사에 초청되어 입국한 바 있지만, 2009년에 열린 학술회의에는 입국이 불허되었다.
정영환 교수 입국 불허 통보에 대해 박노자 오슬로대학 교수는 "3만3천여 명의 '조선적' 재일조선인들은 한 명의 인권으로서 고국으로 돌아갈 권리가 있다"라며 "인권 유린을 자행하는 한국 정부에 정식 항의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덧붙여 "정영환 교수는 한국에 대해 연구하고 동료들과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연구자로서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창록 경북대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조선적' 재일조선인들에게 '한국 국적자'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무국적자'라는 전제부터가 잘못되었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또한 "출판기념회를 위한 입국 신청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부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명박 정부 이래로 '닫힌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영환 교수의 저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는 2015년 박유하 세종대 교수가 출간한 <제국의 위안부>를 반박하는 학술서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사실관계 오류를 지적하고, 일본 사회의 반응을 논평하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블로그에 올린 분석들을 토대로 올해 3월 일본에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종합 비판서 <망각을 위한 '화해' : ‘제국의 위안부’와 일본의 책임>을 출간했다.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는 이 책의 한국어판이다.
기자회견은 후반부에 이르러 <제국의 위안부> 논란에 대한 의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정영환 교수는 <제국의 위안부>에 대해 "일본 사회가 받아들이기 쉽도록 조작된 내용이 많다"라고 지적하며, "책에 명시된 내용들에 대해 하나하나 근거를 따져보고 관련 자료를 조사한 결과 심각한 오류들이 있음을 발견했고 그 근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는 근거 있는 반박과 비판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창록 교수는 "이 문제(<제국의 위안부> 논란)는 그동안 많이 이야기됐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며 이 사태가 한국 사회에 미칠 문제들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적인 관심도가 낮은 현 상황에 대해 아쉬운 목소리를 더했다. 더불어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가 사회 현안의 국민적 관심도를 끌어올려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사진 : 임인영
취재 : 임인영(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