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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l 06. 2016

당신이 든 바벨의 무게, 알고 있나요

[서평]  <오늘부터 가벼원지는 삶>

                            

무대에서 '괴력의 사나이'가 힘겹게 바벨을 들어올린다. 관객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는 사이 한 아이가 무대로 들어선다. 그러고는 방금 그 남자가 들어올렸던 바벨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 간다. 이렇게 해서 괴력의 사나이가 속임수를 썼음이 드러났다.


이처럼 실제 무게는 가벼운데도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여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중요한 건 이들이 자신이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속임수를 쓴 게 아니라 자신이 짊어진 짐의 진짜 무게를 모른다는 점이다.


2015년 서점을 강타한 <미움받을 용기>의 공저자이며 오랜 기간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한 일본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는 일본과 한국 등지에서 <미움받을 용기>가 폭발적 반응을 일으킨 이후에도 사람들의 삶이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미움받을' 용기는커녕 자신에게 주어진 하루를 살아내는 데 급급할 정도로 지쳐 있었던 것이다. 이에 기시미 이치로는 지난 20여년간 자신이 깊이 연구한 아들러 심리학을 <오늘부터 가벼워지는 삶> (위즈덤하우스/ 2016년)에 풀어놓으며 피로한 현대인들을 위로한다.


책은 총 3부로 나뉜다. 1부는 현대사회가 이토록 피로한 이유를, 2부는 개개인을 괴롭게 만드는 이유를 정리했다. 마지막 3부에서는 그렇다면 어떻게 인생을 좀 더 가볍게 살 수 있는지 해결책을 풀어놓는다.


기시미 이치로가 말하는 '인간의 삶이 고단한 이유'는 다음의 4가지다. 첫째, 여전히 남의 시선에 갇혀 산다는 점이다. 둘째, 남이 바라는 삶을 산다는 점이다. 셋째, 이토록 고단한 삶이 모두 '타인' 때문인데도 타인과의 관계를 벗어나 살 수 없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인간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죽음, 노화, 질병을 이유로 든다. 이런 것들이 안 그래도 고단한 인생에 더 큰 짐을 떠안겨준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내 인생의 진짜 무게를 파악하고 조금이라도 가벼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들러 심리학은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성격이나 과거에 받은 상처, 주변 환경을 탓하는 일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집이 너무 가난하고 부모가 폭력적이어서 내 성격도 우울해졌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똑같은 어머니의 배에서 태어나 같은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 형제라도 같은 성격을 갖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그 환경을 극복하고 조금이라도 가볍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인간 각자의 독립된 자유의지에 따른다는 것이다.


결국 나의 인생을 좌우하는 열쇠는 내 안에 있다. '이 문제만 해결되면 얼마든지 행복할 텐데', '저 사람만 바뀌면 살 것 같은데' 하고 고민하며 언젠가의 행복만 꿈꾸기보다는 지금 당장의 행복에 주목하자. 책 전반적으로 흐르는 노학자의 꼼꼼하고 세심한 조언은 '해결책이 고작 그것뿐인가' 하고 탓하기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에 집중하게 해준다.


글 : 최상이(인터파크도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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