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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Jul 20. 2016

'허세 가득한 사기꾼' 트럼프의 진면목

<거래의 기술>

  


지금 한 인물이 전 지구를 들썩이게 한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초미의 관심사가 돼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일거수일투족이 논란의 중심에 선다. 미국 NBC 방송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에서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로 사람들을 휘어잡았던 도널드 트럼프의 이야기다.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 살림/ 2016년)은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던 것과는 매우 다른 트럼프를 보여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의 본심이 무엇인지, 그는 무엇을 꿈꾸고 어떻게 일을 성사시키는지 너무나 상세하게 말하고 있다. 대단히 흥미진진하고, 생생하고, 매혹적이어서, 한 인간의 진면목에 빨려 들어가게 만든다. 이 책에서 발견하는 그는 막말을 일삼는 허세 가득한 사기꾼이 아니라 대단히 치밀하고 집요한 협상가이자 말 그대로 '거래의 달인'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늘 남보다 크게 생각해왔음을 누누이 강조한다. 그가 그간 벌여온 사업은 가능한 한 대규모로,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최대한 화려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환상을 팔고 있다"고 단언한다. 이 원칙은 트럼프의 최근 행보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의 이른바 막말들은 예외 없이 '거대한' 사안과 관련된 것들이다. 물론 거대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어쩌면 트럼프는 오늘날 가장 큰, 즉 가장 민감하고 절실한 문제들만 골라 의도적으로 크게 이슈화하는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사람들은 압도당하고 열광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긍정적 사고의 힘을 믿는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오히려 부정적 사고의 능력을 믿는다"고 토로한다. 자신은 최악의 상황을 늘 염두에 둔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거래에서 항상 직접 현장을 조사하고 치밀한 준비를 한 뒤 참을성 있게 기다리다가 기회가 오면 한순간에 먹잇감을 낚아챈다. 그리고 협상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설득하는 반면 포기해야 할 경우에는 아낌없이 패를 던진다. 그가 뛰어난 전략가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른바 '트럼프 현상'을 둘러싼 논란의 와중에서도 한 가지만은 확실해 보인다. 지금 세계는 '트럼프'라는 어렵고도 낯선 숙제를 풀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가 높은 듯하지만 큰 흐름은 그를 인정하는 쪽으로 서서히 기울고 있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를 알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지지를 하든 반대를 하든 제대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 정계와 국제사회의 핵으로 떠오른 정치인 도널드 트럼프를 이해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가치를 발한다. 또한 천재적인 사업가이자 세상 물정에 해박한 사람이 성공을 위해 어떠한 전략과 습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 : 권미혜(인터파크도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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