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에게 현금 주는 식당, 안 가고 배길까
<장사는 전략이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집이고, 두 집 건너 한 집이 밥집이라는 대한민국. 사실 퇴근길 회사나 집 근처 가게들만 봐도, 뚝딱뚝딱 새로운 곳이 하나 생겼나 싶으면 또 하나 없어져 있곤 하다. 성공하기도, 살아남기도 힘들다. 사실 성공하는 가게들을 보면 음식의 맛이 좋은 것 외에도 자주 가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은 특별할 수도 사소한 것일 수도 있는데, 결국 그 모든 것이 모여 ‘성공의 비법’이 된다.
지난 15년간 외식업체 컨설팅으로 성공시킨 레스토랑만 300곳이 넘고, 300만 명에 달하는 외식업계 종사자들에게 성공 노하우를 전수해온 김유진. 그는 평소에도 식당에 들어서기 전부터 입지와 상호, 간판 디자인, 현관에 적힌 문구를 한눈에 ‘스캔’하고, 안에 들어서면 메뉴판에 적힌 글귀 하나하나, 카운터의 위치, 테이블 상태, 종업원과 고객의 동선까지 파악해야만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그의 노트북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도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신의 한 수’부터 5년 장사를 30년 가게로 만드는 ‘궁극의 비법’들까지 수많은 장사의 비기(秘技)가 빼곡히 메모되어 있었다. <장사는 전략이다>(쌤앤파커스/ 2016년)는 그의 노트북 속에 숨어 있던 비기를 남김 없이 공개한다.
뭐니 뭐니 해도 맛 좋고 인심 좋은 장사가 최고라지만 수완 좋은 장사는 이길 수 없는 법. 흔히 말하는 장사 수완이 곧 ‘전략’이다. 누구나 각자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전략적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면 큰 예산이나 노력 없이도 몇 십, 몇 백 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책은 ‘끌어당기기’, ‘차별화’, ‘호기심 유발하기’, ‘기본기’, ‘비주얼’, ‘내실 다지기’, ‘스토리텔링’, ‘확장’이라는 8가지 장사 전략을 제시한다. 각각의 전략들 안에는 실전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팁들이 수두룩하다. 저자가 독창적인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해 인간의 뇌와 심리에 대해서까지 공부했다는 말이 이해된다.
“일요일은 쉽니다”라는 문구를 “일요일은 식자재 탐구 여행을 떠납니다”로 바꾸었을 때 헛걸음한 손님은 허탈함보다 재방문을 기대하며 돌아간다. 동작 인식 센서와 스피커 하나만 있으면 손님이 가게 앞을 지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시원한 맥주 따르는 소리, 요리가 기름에 튀겨지는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 고객의 청각까지 사로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1000원 ‘할인’이 아니라 빳빳한 1000원 신권을 고객에게 직접 준다면? “저희 가게는 화학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NO 마케팅’ 대신 “저희 집은 24시간 직접 끓인 사골 국물로 육수를 냅니다”라고 바꾼다면? 이렇게 작은 것 하나에 신경을 쓰고 변화를 주면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난다.
책 속에 담긴 장사 전략들은 현실적으로 시도하기 어려운 것들이 아니다. 손님의 입장에서도 그 식당이 사소한 부분까지 관리가 돼 있음을 본다면, 그곳은 믿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 될 것이다. 앞으로는 식당에 가서도 <장사는 전략이다> 를 펼쳐 읽고 있는 사장님이 보인다면 분명 그 집의 음식도 서비스도 뭔가 달라 보일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사장님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글 : 권미혜(인터파크도서 M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