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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Aug 01. 2016

1만800쪽 세종의 사상을 52가지 사자성어로

<세종의 적솔력>



정치도 경제도 혼란스럽기 짝이 없다. 어디선가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리더가 나타나 우리의 손을 잡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이끌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지난 역사를 살펴보면 세종, 정조 같은 훌륭한 임금이 있어 백성들을 이끌었다. 사실 대중은 너무 완벽해 보이는 세종보다 정조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정조는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죽이는 것을 목격한 비극적인 어린 시절을 보냈을 뿐만 아니라, 정적들에게 생명을 위협받으면서도 끝내 왕위에 올라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는 드라마틱한 인생역정 때문에 평범한 사람 입장에서 더욱 공감이 갈 수밖에.

그런데 정조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세종이었다고 한다. 정조는 “옛 임금들은 늘 ‘세종실록’의 글귀를 외우고 다닌다”고 말했다. 정조의 정치사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현모 여주대학교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정조를 연구하다가 세종을 만나면서 삶이 바뀌었다고 한다. 10여 년간 ‘세종실록’을 연구하며 시민강좌 ‘세종실록학교’를 진행한 그는 앞이 보이지 않을 때, 막다른 골목에 처했다는 좌절감을 느낄 때 ‘세종실록’을 펼쳐 읽으며 다시금 힘과 용기를 충전한다고 한다. 

책을 통해 나라 다스리는 도리를 살펴보면,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쉽다. 그러나 실지의 일에 당면하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 ‘세종실록’ 재위 7년 12월 8월

1452년, 조선은 태풍이 휩쓸고 지나간 후 기근이 들어 강력범죄가 속출하고 집을 떠나 유랑하는 백성들이 급증했다. 신하들을 모아 답을 구해도 누구 하나 나서서 발언하는 자가 없었다. 세종 역시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세종의 적솔력>(흐름출판/ 2016년) 저자 박현모 교수는 ‘세종실록’ 곳곳에서 매일 최선을 다하는, 노력하는 리더의 모습을 보았다. 세종은 좌절과 한탄 속에 잠 못 이루면서도 끝내 방책을 찾아내어 당면한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갔다. 

학자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세종실록’을 읽어내려면 몇 년이 걸릴 것이다. 저자는 포스코와 삼성경제연구소의 후원으로 CEO, 대학교수, 정치인, 경영학자들에게 한 달에 한 번씩 7년간 세종어록 강의를 진행하며, 어떻게 하면 리더들이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세종의 지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지 고심했다고 한다. 강의를 할 때마다 밤을 하얗게 지새며 세종의 어록을 기억하기 쉽도록 간결하게 다듬었다. <세종의 적솔력>은 7년간의 노력 끝에 1만800쪽의 ‘세종실록’을 52가지 사자성어로 압축한 역작이다.

본문의 각 꼭지에는 해당 사자성어가 들어 있던 원문 소개와 함께 어떤 맥락과 사건에서 그 말이 나왔는지 친절하게 설명하여 세종의 사상과 고뇌를 독자들이 깊이 공감하도록 이끈다. 강병인 작가가 세종의 어록을 캘리그래프로 표현한 작품 17컷이 본문에 수록되어 한층 감동을 더한다. 

정치, 경제, 문학, 과학, 음악, 고전에 통달한 르네상스맨, 주도면밀한 계획과 실행으로 태평성대를 실현한 세종. 우리의 리더들이, 그리고 우리 자신이 세종의 경지에 이르기란 불가능하겠지만, 그럴수록 부족한 우리가 세종을 조금이라도 닮을 수 있도록 그의 끝없는 노력을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글 : 최미혜(인터파크도서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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