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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바깥'의 한국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현장] 삐라에서 양념통닭까지...<한국현대 생활문화사> 기자간담회

by 인터파크 북DB


2016083117340948.jpg (왼쪽부터)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홍석률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 김종엽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허은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 (사진 제공 : 창비)

'일제 식민지 해방-한국전쟁-4.19혁명-5.16군사쿠데타-고도경제성장-유신체제의 압제와 민주화운동-냉전체제 해체'로 요약되는 한국현대사. 이 어마한 부침 속에서 민중들은 무엇을 먹고, 어떤 옷을 입고, 어떤 집에 살았으며, 어떤 오락거리를 즐기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생활문화사라 불리는 영역에 첨예히 주목한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시리즈가 도서출판 창비에서 출간됐다. 출간을 기념해 8월 30일 서울시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총 4권으로 출간된 <한국현대 생활문화사>는 현재에까지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50년대 해방 이후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다시보기 위한 것으로 창비 50주년을 기념하는 기획의 일환으로 구성되었다.

이 책의 기획위원인 김종엽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거세어진 역사 논란 속에서 이 책이 역사에 대한 의식을 심화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쳤다.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역사문제가 굉장히 논쟁적이고 갈등적인 사회적 사안이 되고 있습니다. 건국절 논란, 역사 교과서 논쟁, 한일 관계, 위안부 문제에 관련해서 한국의 역사는 굉장히 갈등적이고 이데올로기적으로 전선화되어 있는 지형인데, 그때그때 사람들은 생활하면서 어떤 집에 살았고, 어떤 음악을 들었고, 어떤 음식을 먹었고, 그 당시에 있었던 주요한 정치적 사건들에서 무엇을 느꼈는가 하는 것들을 잘 전달해서 역사에 대한 의식을 심화시켜 보자는 의도였습니다."

각 권은 우리나라 현대기 중 50년대, 60년대, 70년대, 80년대의 생활사를 다루는 데 할애된다. 각각에는 '삐라 줍고 댄스홀 가고'(1950년대), '근대화와 군대화'(1960년대), '새마을운동과 미니스커트'(1970년대), '스포츠공화국과 양념통닭'(1980년대)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기획부터 집필까지만 3년을 들였으며 다섯 명의 기획위원들이 키를 잡고 영화․음악․스포츠․음식 문화 등 생활문화부터 농업․전쟁․경제․북한․민중운동 등 역사학계 주류 분야까지 해당 주제에 전문성을 띤 32명의 필진이 참여했다.

20160831173641721.jpg (사진 제공 : 창비)


매 권마다 10년을 아우르는 역사의 개관으로 시작해 당대를 지배한 생활사에 관련된 서술들이 이어진다. 그 대상은 남한에만 국한하지 않고 북한으로 또 동아시아로 넓혀 간다. 기획의원 중 한명인 허은 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생활사와 거시사가 별개의 영역이 아니라 서로 긴밀히 영향을 주고 받는 하나의 영역이며, 이런 뜻이 이 책의 기획에 반영되었다고 설명한다.

"우리 삶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라는 영역은 별개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역사서에서는 그렇게 서술될 수 있지만 삶 속에서는 그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특히 20세기 후반기 냉전 분단시대 속에서의 우리 일상사라는 부분들은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냉전 또는 국가의 기획들을 통해 강한 영향을 받아왔습니다."


기획위원인 홍석률 성신여자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한국현대 생활문화사> 시리즈가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시각으로 본 역사라고 특징을 밝혔다.


"이제껏 연구에서 생활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 도시에 사는 사람, 교육받은 중산층의 얘기가 주류가 되었다면, 이 책은 난민들, 빈민들, 여성노동자에 대한 많이 등장합니다. 앞서 역사를 복합적이고 다양하게 보아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듯이, 과거 역사에서 별로 조망받지 못한 주체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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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주혜진(북DB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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