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탈리아의 대표 극작가 겸 배우 '다리오 포'가 현지시간으로 13일 향년 90세의 나이로 별세했다고 이탈리아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7개월간 폐질환으로 투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리오 포는 정치 풍자의 대가로 인정받으며 총 80여 편의 작품을 남긴 이탈리아의 대표 극작가다.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우연한 죽음'(1970) 등의 작품으로 199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극작품으로는 '교황과 마녀', '우스꽝스러운 비밀', '요한 패던과 아메리카의 발견', '안 내놔! 못 내놔!' 등이 있으며 그림책으로는 <나도 갈래! 아니, 너는 안 돼> <나는 왕을 보았다네> 등이 있다.
그는 정치, 종교제도에 대한 풍자와 사회고발, 뚜렷한 민중주의 시각을 작품 안에 담아냈다. 1997년 스웨덴 한림원은 다리오 포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며 "현실참여와 재미, 통찰력을 갖춘 그의 작품은 해학과 진지함을 겸비했으며, 사회의 악습과 불의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고 역사에 대한 통찰력을 넓혔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그의 작품들은 '지나친 비판'을 이유로 도마 위에 자주 오르내렸다. 1962년에는 15년간 이탈리아 국영 방송 '라이(RAI)'에 출연 금지를 당했고, 1980년대에는 미국 입국이 수차례 거부되기도 했다. 또한 반대파의 공격 대상이 되어 아내와 함께 수차례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다리오 포는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을 통해 "우익 세력의 모욕과 폭력을 견뎌야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노벨상을 아내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16인과의 인터뷰를 실은 책 <16인의 반란자들>을 통해서는 "풍자는 권력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다. 권력은 유머를 견디지 못한다."라며 "나한테 주어진 노벨상은 일반 대중의 체념과 권력의 부당함을 기꺼이 보여주려했던 모든 광대들을 위한 포상"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취재 : 임인영(북DB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