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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파크 북DB Oct 25. 2016

보통학생 우은정을 '최고의 영어교사'로 만든 공부습관

                         

※ 상일여자고등학교 우은정 교사가 신간 <영어 10분 틈새 공부법>(글담출판)을 펴냈습니다. 글담출판 편집부가 우은정 교사와 한 인터뷰를 북DB 독자들을 위해 이곳에 옮깁니다. – 편집자 말




'영어 점수를 올리고 싶다'에서 '영어공부를 하는 게 즐겁다'가 되기까지. 멀고도 험난한 길을 꿀 같은 지침서 한 권으로 끝내보자. 우은정 교사는 시간 활용만으로도 영어 공부를 충분히 잘 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틈새 시간 활용법! 오늘부터 당장 실천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  


Q 선생님은 EBS '최고의 영어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셨고, <최고의 영어교사 중·고등편> 책에도 소개가 되셨어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학생들을 위해 어떤 강의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학생들은 2004년부터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EBSi 외국어 영역 인터넷 강사로 활동하게 되면서 2011년까지 4년 정도 꾸준히 강의를 했지요. EBS '최고의 영어교사' 프로그램에서는 수능 강의가 아닌, 실용영어 중심으로 수업을 했는데요. 예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 <최고의 영어교사 중·고등편> 책에도 소개가 되었어요.


말하기, 쓰기, 읽기 등 실용영어 중심으로 수업을 한 것이 학생들에게 조금 색다르게 다가간 것 같아요. 이 수업은 영어 다독 프로그램에 대해 공부하면서 개발하게 됐는데요. 공부를 하다 보니 "학생들을 상대로 직접 북클럽을 진행해볼까" 하는 의욕이 생기더라고요. 바로 소규모 북클럽을 결성했고, 시간이 지나 본 수업에서도 활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방과 후 수업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과 수업을 하게 됐어요.   


Q 영어 만점보다는 학생들의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둔 수업이네요. 북클럽 수업은 학생들에게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학생들이 교과서만 읽어서는 독해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요. 다독만큼 독해 능력 향상에 좋은 게 있을까요? 처음 방과 후 수업을 진행할 때는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읽을 수 있는 영어책을 지정해 포트폴리오를 직접 만들었어요. 이를 다른 선생님과 함께 개발해서 서울시교육연구원에 제출했더니 1등급을 받기도 했지요. 이렇게 좋은 것을 많은 학생들과 함께 하면 더욱 좋잖아요.


2012년부터 지금까지 북클럽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해서 현재는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포트폴리오를 제작해요. 또, 자신의 생각 요약하기, 같은 팀끼리 창작물을 만들어 직접 발표하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지요. 학생들이 만든 포트폴리오는 학교 축제 때 전시가 되는 것은 물론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교내상인 영어 다독상, 포트폴리오상을 받을 기회가 높아집니다. 이런 이점도 있지만, 학생들이 즐겁게 영어를 접하면서 스스로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의미겠지요.


Q 최근 출간된 <영어 10분 틈새관리법> 역시 수능 영어를 1등급 받는 비법도 실려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고등학생이 영어를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제시에 힘쓰신 것 같아요. 정말 영어 공부가 시간관리만으로도 가능할까요? 


공부는 머리 좋은 사람보다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하는 거라고 하죠. 공부의 기본 공식은 깰 수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예외는 있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는데, 많은 양을 꾸준히 공부한 사람을 조금 공부한 사람이 이길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오늘 새벽까지 공부한다고 해서 매일같이 새벽에 잠들 수 있나요? 그렇다면, 깨어 있는 시간을 적극 활용하고, 더욱 몰입해서 공부하는 수밖에 없어요.


제 책에도 소개되어 있지만, 저 역시 평범하고 공부를 그리 잘하지 않는 보통의 학생일 뿐이었어요. 그런데 영어를 잘하고 싶다는 목표 하나로, 어느 날부터 우등생 친구를 따라 하기 시작했죠. 아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계획표를 작성하고, 중학교 때부터는 단어장을 손에 달고 산 것 같아요. 틈이 날 때마다 들여다보고, 외우고, 모르는 것은 그때그때 메모해놨다가 쉬는 시간만 되면 선생님께 달려가 궁금한 걸 꼭 여쭤보곤 했어요.


거의 6년간 이런 습관을 꾸준히 지켜왔으니 제 영어 능력은 말도 못하게 향상되었죠. 이렇게 반복과 시간 투자를 이길 것이 없다면, 영어 공부는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또, 어떤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하죠? 그 방법을 체계적으로 알려주는 지침서가 <영어 10분 틈새 공부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슬럼프 땐 도서관에서 떠나라... 우울함 해소 노력도 필요"


Q 이 책에는 2018년에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기 때문에 '영어만큼은 꼭 1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지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학생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거꾸로 학생들에게 묻고 싶어요.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면 영어가 갑자기 쉬워질까요? 아니면 영어 공부를 안 해도 1, 2등급을 턱 하니 맞을 수 있을까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어도 여전히 등급은 존재하며, 점수가 80점을 넘어야 2등급을 받을 수 있어요. 그렇게 따져보면, 공부를 안 하는 데 수능 영어를 80점 이상 맞는다? 성적이 좋은 몇몇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아닐까요.


많은 고등학생들이 수시 접수에 응하기 때문에 내신 공부에 집중하는 것은 맞지만, 수능 영어도 틈틈이 준비하지 않으면 기본 조건이 안 돼서 원하는 대학에 불합격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요. 절대평가니까 공부를 안 해도 된다는 것보다 등급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수능 영어는 ‘틈새시간을 적극 활용하여 준비해보자’고 마음을 먹는 거죠. 제가 옆에서 봤을 때,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거든요. 


Q 현재 학생들은 2018년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뀌는 것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요? 영어를 포기하지 않는, 영어를 꼭 1등급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나요?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VS 기필코 등급을 올리겠다'로 나눠지는 것 같아요.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꼭 버려야 합니다. 90점 받던 학생이 절대평가로 바뀐다고 해서 시험 난이도가 갑자기 쉬워져 90점을 받게 되어 1등급이 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기필코 등급을 올리겠다고 결심한 학생들은 잘 생각하셨어요. 4% 안에 들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던 때보다는 1등급 받는 것이 쉬워 졌으니까요. 유형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므로 비슷한 수준으로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정답이랍니다. 꾸준히 수능 공부 하세요.


Q 분명 이 책을 토대로 자신만의 영어 공부법을 찾아나가는 학생들이 있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를 겪게 될 때, 영어 공부의 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슬럼프 극복법이나 틈새공부법의 주의사항도 알려주신다면요? 


좌절, 슬럼프, 실패는 주머니에 꼭꼭 넣어두기로 해요.(웃음) 저 역시 '보통이'로서 6년 정도 이 공부법을 꾸준히 실천했기 때문에 슬럼프가 한 번씩은 꼭 찾아왔어요.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죠. 그런데 여기서 멈추면 여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어요. 좀 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미래를 최대한 멀리 내다봤으면 해요.

요즘 고등학생들이 워낙 바쁘다 보니까 당장 눈앞에 닥친 시험, 과제, 학원, 공부 말고는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때가 참 많아요. 그래서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로 도서관에 앉아 있지 말고, 하루 정도는 고생한 자신에게 보상을 해주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하루 종일 운동을 하거나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거나 깊은 잠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자신만의 방법으로 우울함을 해소시키는 노력도 필요해요. 그럼, 또 다시 공부하고 싶은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날 테니까요.  


Q <영어 10분 틈새공부법>을 내 것으로 만들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3개월, 6개월 시간을 정해놓는 건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초반에는 습관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급하게 자신의 방법을 만들려 하는 것도 좋지 않아요. 시간도 걸리고, 시행착오도 겪을 수 있으니까요. 우선은, 책에서 제시하는 것부터 천천히 실행해보고, 최소한 내가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몇 가지 정해서 꾸준히 한 번 해보세요. 


Q 선생님은 자신이 직접 공부했던 방법과 '보통이'와 '우등이'의 방식을 비교하여 학생들이 접근하기 쉽게 집필하셨어요. 집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점이 있으신지요? 


다행히도 학생들이 제 말투가 친근형(?)이라고 이야기해주더라고요. 저도 실용서를 집필해본 것은 처음이어서 진짜 내 제자들이 읽는다는 생각으로 친근하게(?) 쓰려고 애썼어요. 교사 경력을 통해 터득한 공부 방법과 제가 겪어온 시간들을 좀 더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지요. 무엇보다 읽는 친구들이 '선생님이 옆에서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라고 느낀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영어교사로서 영어공부를 하려는 아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들이 가득 담겨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중학생도 많이 읽었으면 해요. 교사로서 적어도 영어를 싫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이 책이 영어를 싫어하는 중학생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점수 위한 공부, 힘들 수밖에... 언어에 대한 재미 느끼길"


Q 영어 공부도 하면서 학생부종합전형 준비까지 같이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책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지만 요점만 간략히 짚어주신다면요? 


첫째는 적극성이 가장 중요해요. 얼마나 관심을 갖고 꾸준히 하는지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 내용이 달라지죠. 두 번째로 제가 제시하는 팁은 '자율동아리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는 것이에요. 동아리 활동을 할 게 없거나 준비하는 데 막막하다면, 일단 최대한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뭉치세요. 함께 미드(미국드라마)나 테드(강연 동영상)를 보고 감상문을 써도 좋고, 책을 읽고 토론을 해도 좋아요. 아니면 영자 신문을 꾸준히 읽어 선생님께 보여주는 건 어떨까요. 


Q 선생님의 수업이 '사교육을 뛰어넘는 공교육 수업'이라는 평이 있는데요. 현재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어떤 점을 중요시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시대 요구에 따라 수업 방식을 변화시켜가는 스타일이에요. 최근 몇 년간은 실용 영어에 관심이 많아서 본 수업에도 중점적으로 접목을 시켰지만, 결국은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지요. 현재 우리나라의 영어 교육은 읽기, 듣기에 초점이 매우 맞추어져 있지만, 영어 4기능인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모두 기본적인 능력을 쌓는 것이 더 중요해요.


진학을 위한 수능과 내신 영어에 맞추어 세부적으로 공부해야 할 때는 그 시험의 특성에 깊게 파고들어야 하고요. 지금은 어느 한쪽에 쏠리기보다는 실용 영어와 진학을 위한 영어에 관한 교수법을 절충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Q 요즘 학생들이 수능 영어를 준비하면서 특히 어려워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정확히 모른다는 거예요. 본인이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지는 당연히 모르죠. 그리고 수능이라고 하면 마냥 어렵게만 생각하는 경향도 있어요. 수능 영어라고 해서 기존의 영어 공부와 별개가 아니에요. 어휘공부가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시작해보세요. 이런 친구들에게 <영어 10분 틈새 공부법>이 방향 제시를 해주기를 기대합니다. 


Q 영어 공부에 많은 교육비와 신경을 쏟는 학부모들은 자녀가 어떻게 영어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까요? 조언 및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일단 이 책을 사세요!(웃음) 그리고 자녀분과 같이 읽으세요. 그리고 이 아이에게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을 자녀분과 같이 이야기해보세요. 그리고 나서 '이 책에 제공된 방법들 중에서 네가 해볼 수 있는 것 딱 한 가지만 정해보자'라고 제안하고, 그를 잘 하고 있는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점검해주세요. 엄마가 옆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해주고 함께하면 아이도 조금은 마음을 열지 않을까요? 생각만 해도 멋지네요.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고 있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내가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이 드는 학생이라면 일단 공부를 시작하세요. 시작을 해봐야 내가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보충하면 될 것 같다는 영어 공부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이 생깁니다. 여러분이 해야 하는 고민은 '영어 잘하고 싶다.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늘 어법 문제를 틀리는데 어떻게 하면 바뀔 수 있을까' 이런 식의 고민입니다. 여러분이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고민을 하기 시작한 것만으로 이미 반은 성공한 거에요.

또한 영어를 단순히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해, 수능 1등급을 받기 위해 공부한다면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런 것보다는 언어에 대한 재미를 느끼면서 세상을 좀 더 넓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꼭 영어를 잘해야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살면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생각보다 정말 많아요. 마치 우리가 늘 정해진 틀 안에서 생활하다가 새로운 곳에 가면 다른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잖아요. 영어가 학생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진 : 글담출판 제공

취재 : 인터파크 도서 북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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