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참 스승 신영복 선생이 1월 15일 밤 10시 10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1941년 경남 의령에서 출생해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숙명여대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 강의를 하던 중 68년 통일혁명당 사태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로써 젊은 시절의 20년간을 세상과 단절된 상태로 감옥 안에서 보내야 했다.
그가 ‘나의 대학시절’이라 말하는 감옥에서의 시간은 배움의 단절이 아닌 더욱 치열한 사유와 마주하는 장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과 ‘몸’으로 부대끼고 생활하며 책과 현실이 맞닿지 않는 엘리트주의의 한계점을 자각했다. 더 깊게 삶에 파고들어 그가 남긴 기록과 주변에 남긴 편지는 출소 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와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다. 또한 이 시기 자신의 정신적 영역을 간추려보는 지점에서 동양 고전 학습에 몰입하기도 했다.
20년 2개월이라는 형기를 마치고 1988년 특별 가석방 된 후 1989년부터 2006년까지 성공회대학교에서 사회과학부 교수로서 강의했고,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배움을 나누는데 앞장섰다. 그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강자의 지배 논리에 맞서서 ‘공존과 평화’의 원리를 지키고 자본의 논리에 맞서 ‘인간의 논리’를 지키는 ‘더불어 숲’의 정신이었다. 여기엔 ‘존재’를 넘어선 ‘관계’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는 세상을 떠났지만 세상 곳곳에 뿌리고 간 귀중한 가르침은 각자의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취재: 주혜진(북DB 기자)
[작가인터뷰] 신영복 “관계에서 답을 찾아라”(2015.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