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치,
나는 유튜브를 즐겨본다. 특히 인터넷 방송을 즐겨본다.
주변에 만나고 싶은 친구들이 없기 때문이었고
외로움은 많아서 자연스럽게 무언가 수다를 떨고 재미있게 노는
대학교에 갓 들어갔을 때에는 가능했었던
그런 것들이 그리웠을지도 모른다.
자동차, 기계와 같이 특정 관심분야가 정해져 있던 동생과는 달리
나는 뭐랄까, 그런 것이 딱히 없었다.
창작을 하는 쪽에 관심이 있어서 해 왔고,
지금도 하고 싶지만
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다니기 시작하자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이 하는
부정적인 말들에 휩싸이는 건 싫어서
그런 말을 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이 될만한 곳에는
가질 않았다.
왠지 재미있고 활기차고 밝고..
사람들의 정이 느껴지는 걸 접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썸네일을 보고서 들어가기도 했고
다른 스트리머가 언급을 하는 스트리머의 말을 듣고서도
다른 채널을 찾아갔었다.
스트리머가 노래를 올려놓은 걸 듣다가
흘러흘러 들어가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 나는 스트리머들끼리 재미있게 놀거나
스트리머나 시청자가 재미있게 노는 걸 보면서
즐거워하기 시작했다.
보고 나서는 마치 계피 사탕처럼
처음에는 달콤하지만 마지막이 씁쓸하다는 걸 모르는 채
계속 유튜브 영상을 파도를 타고 다녔다.
평소에는 무뚝뚝하게 잘 웃지고 않고 찡그리고 다녔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합방을 하거나,
시청자들과 재미있게 수다를 떨고 있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그런 생활이 계속되자, 나는 비슷한 영상을 찾아서 보고,
새로운 영상이 언제나오나, 하면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소설을 미친듯이 볼 때도 그랬고,
나무위키를 헤멜 때도 그랬고
이번에는 유튜브였다.
그러다가 트위치에서 내가 영상 편집본으로만 보았던
스트리머들을 생방송으로 보았다.
하나는 그냥 수다를 떠는 방송이었고,
하나는 사연 방송이었다.
둘 다 마음에 들어하는 스트리머고, 유튜브에서 구독을 하고
좋아요도 가끔씩 누르고, 좋아하는 부분들을 댓글로 남기기도 하는
그런 스트리머들이라서 둘 다 열어놓고 하나씩 번갈아가면서 봤다.
그러다가 사연 라디오를 듣고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영상으로 된 SNS 를 보는 것 같았다.
나도 성격이 여성향에 가깝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서 게임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것도 좋지만
한편으로는 수다를 떠는 것도 좋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음, 뭐랄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고 잘 사는 것 같아 보이는데
나는 아닌 것 같고.
하지만 다른 사람이 즐겁게 사는 걸 보면서
대리만족은 느끼고 싶고..
그래서 어떤 날은 여행 영상을 찍은 것만 몇 시간을 줄창 본 날도 있었다.
두통에 시달릴 정도로 많이 영상을 봤었지만
또 보고, 또 봤다.
마치 SNS 같은 걸 보는 것 같았다.
그 때서야 그런 기분이 들었다.
달지만 끝맛이 쓰다.
인터넷 방송에 몰입하고, 거기에만 그친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이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한 사람들은
그냥, 이것조차 모르는 채로, 그냥 아무런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물레방아도 아닌 쳇바퀴만을 굴리고 살고 있구나.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