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끝으로
시간을 건너서, 세월을 넘어서
오랜 기다림 끝에
쉴 수 있는 때가 왔다
돈이 얼마가 들고 어쩌고 그런 걸 머리로 계산하기 이전에
가장먼저 든 감정은 안도감이었다.
이 끝도없는 불안의 나날을 설령 완전히 끝낼수 있을지 앖을지는 모르겠지만
바쁜 마음에 스위치를 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나는 마음이 편안했다.
벗어난다 만다. 그런 것도 다 떠나서, 세상을 떠나서 쉬고 싶은 생각만큼은 간절했으니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불안이라는 가보지 않고 해 보지않은 것으로부터 오는
불안감이 있을지언정
휴, 하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가서 잘하지 않아도 된다.
쫓기듯 지내지 않아도 된다
강요를 받지 않아도 되고
싸움에 증오에 피해망상에
뿌옇게 흐려진 세상을
잠시는 보지 않아도 된다
내가 여행을 다녀와서 어떻게
어떤 다른 사람이 될지는 알수 없으나
사람의 마음들이 뿌연 먼지처럼 수도없이 휘날려
머리가 아픈 세상에서, 잠시는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항상 답답함에 거친 숨을 몰아쉬고
기댈곳을 찾아헤메었던 나에게는
머나먼 곳으로 떠나는 여행이
삶의 족쇄를 끊어내고 숨쉬게 할 만큼
이 세상에서 가장 먼곳으로 가기에
미지의 두려움이 뒤이어 찾아올지언정
안도하지 않았을까
기나긴 시간이었다
나는 마치 삶을 정리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곳으로 떠나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내려놓는 편안함으로
지내야지, 하면서
더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어느 순간부터 한 번도 웃어보지 못했던
웃음을 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