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다

회고록

by 김케빈

글을 쓰고 있지 않은 동안 나는 나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지껄이면서 다녔다.

길가에서 지나다니다가 중얼중얼하면서 미친사람처럼 다녔다.


글쓰기를 아예 일정 기간보단 끊어보라는 건 도저히 못할 짓이었다.

글을 쓰는 것이 그냥 의무가 되고 물리는 것이 되고,


글을 매일매일 써야 한다는 압박에 지쳐서, 나오는 글마다, 떠오르는 글마다

부정적인 거여서, 희망찬 내용 같은 걸 쓰고 싶지 않고


부정적인 쪽으로 마음이 끌리는 중이었던 얼마 전까지라면

한동안 글을 쓰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글쓰기를 통해서 감사일기를 낯부끄럽지만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때는 그런 걸 알고는 있지만 정말 죽기보다 하기 싫어했었다.


나에게는 세상의 모든 게 원망스럽게 보였다.

세상의 사람부터 해서 만물 하나하나가 나를 공격하면서

어떻게든 나를 물어뜯고 이용해서 버린 다음 자신들만이 이익을 취하고

그러고 나를 버리고 떠나가는, 그런 상상의 스토리가 이어졌었다.


소중했떤 사람들은 떠나가고, 나에게 싫어하는 사람, 싫은소리 하는 사람, 으르렁거리면서

너를 지켜보고 있다고 위협적으로 눈을 부라리는 사람들만 의식하고


나를 격려하는 사람들의 말은 진심이 담기었다는 걸 느낄때마다 외면해왔으니 말이다.


그러던 와중 모임에 갔을 때 모임에 온 나를 보고 '동정심을 받기 위해 왔다' 라고 말을 하는 걸 겪고나서

뭐랄까, 환멸감이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저런 쓰레기같이, 사람의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는 인간이

내가 아니라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었다.

지금은 친절하게 사근사근하게 말하는 수준은 아니겠지만,

조금이나마 세상에는 괜찮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까지 쓰레기같이 마음을 쓸 수 있다는 거에 대해서 나는 학을 뗐고

덕분에 그런 최악의 인간도 존재하니, 지금에와서야

이 세상에는 꽤 괜찮은 사람이 많다는 생각도 새삼 든다.


지금은 이름은 말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 사람이 꼭,꼭, 높이높이 올라갔다가

한 번쯤은 자살을 생각할만큼 추락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다가

자살해서 삶을 포기할 권리조차 박탈당한 채 있다가

나는 쓰레기라던가, 최악이라던가 이렇게라도 말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을 넘어서 정말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잘났고, 최고고, 자기중심적이면서,

자기 외에는 어떤 것도 믿지 않으면서, 부정적인 마음 밖에 없는

그런 인간임을 깨닫고


토악질하고, 통곡하고, 자기가 진짜로 죽어 없어져야겠다고

다짐이라고 해 봤으면, 하는 심정이다.


정말 자기가 쓰레기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고,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나는 쓰레기같은 인간입니다, 하면서 자랑하는 게 아니라


겸손해지니 말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며칠만에 쓰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