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안에서 함께. '
이 울타리를 벗어나서 나는 여기 계속 있으면 죽는다는 걸 뻔히 아니 나가겠다고 발버둥치는 나에게
그런 걸 너무 귀신같이 알아채서 '회사 일에 최선을 다해야지요.' 따위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싫었다.
내가 회사 안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삽질은 많이 하겠지만, 일 편하게 하려고 한다고, 고객 만족 어디갔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하는 소리도 많이 듣겠고, 가장 뭐같은 건 내 아이디어를 공짜로 빼 갈 생각을 하는 것이다.
때때로 내 아이디어는 비인간적이지만, 효율적이고, 결정권자 입장에서는 재미있는 제안 혹은, 본인아 손을 별로 대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제안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고, 그런 걸 시행하면, 필연적으로 인간성을 죽이고, 비인간성을 늘리는 데에 기여하기 때문에 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지 않는다.
백 번 양보해서 매일같이 반복이 되는 일을 좀 빼먹거나, 늦게 알아채거나 '잘' 하지 못했다거나...뭐 그건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너무나도 싫었다.
생계 유지를 제외한다면, 그 외에는 내 인생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회사 일에 집중하고 몰입하라니, 그건 정말 끔찍한 일이다.
직장은 생계 유지의 수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회사 안에서 인싸가 되어서 억지로 이리저리 관심을 받고 끌려다니고, 능력을 인정받아서 이일저일 받느니, 차라리 왕따가 되어서, 그들이 벌여놓은 생각의 필드 밖에 있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