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 2 빛의 저편
나는 고민했다.
나 스스로 혼자 힘으로 할 것인가.
아니면 두렵지만, 나약한 나를 드러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도와주세요' 라면서 도움을 구할 것인가.
처음에는 그냥 평소처럼 혼자 공방을 돌려 플레이를 해서 해결을 하려 했었다.
원래라면 이렇게 하지는 못했겠지만, 돈 문제에 시달리고 있던 나에게 '돈에게 구애받지 않는 법' 이라는 책이 있는데, 나는 걱정이 되는 마음에 무엇에라도 기대고 싶어서, 그 책을 읽고 또 읽었다.
그 책에서는 마음의 대전제를 바꿈으로써, 돈이 들어오게 만드는 그런 마음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그중에 그런 내용이 있었다.
'타력에 맡겨라' '자력으로 하면 언젠가는 지치게 되어 있다.' '세상을 너의 편으로 만들어라.' '도움을 구하라.'
'이미 가지고 있다'
나는 게임에, 이를 적용을 해 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현실에서 하는 것보다는 게임에서 하는 게 덜 무섭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컴패니언이라는 앱에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내 낮은 전투력이 들어왔고, 나보다 높은 전투력을 가진 사람들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승천 조각을 만들기 위한 파티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다른 공격대원 모집 방에는 나보다 전투력이 훨씬 높은 사람들이 넘쳐났다. 나보다 전투력이 낮은 사람 자체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초고난도 던전을 솔플로 돌거나, 레이드를 갈 만한 실력의 사람들이 발에 채일만큼 많았다.
언젠가, 한 재테크 책에서 읽은 게 있었다.
부자들은 자기보다 더 똑똑한 사람들과 일한다고 했던가. 전문가라더가. 어찌되었던 혼자 일하지 않고 팀으로 일한다고. 그런 말도 언뜻 생각 났다.
나는 나보다 훨씬 전투력이 높은 사람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려놓고 속으로 '도와주세요' 라고 빌었다.
첫 번째 모집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왜 안올까 하다가, 다른 방들을 살펴보고, 제목을 조금 바꿔서 달았다. 조금은 뻔뻔한 마음을 가지고.
그러니까 믿을 수 없을만큼 높은 전투력을 가진 사람들이 공격대 화력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최상위 컨텐츠인 '레이드'를 돌법한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내가 한참 저레벨 공격전 돌듯이 몹들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가끔 그렇게 초대받은 사람들이 죽는 경우도 있었는데, 나는 그들이 죽으면 게임이 터진다는 걸 알았기에, 그들을 살리기 위해 잡몹을 정리하거나, 다른 사람이 죽은 사람을 살리는 걸 돕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한 판은 나를 제외한 모두 전멸했었는데, 내가 궁극기를 잘 아껴두고 있다가, 사용해서, 몰려오는 잡몹과, 용사를 쓰러뜨리고 죽은 고인물 두 명을 모두 살려내서 기분이 뿌듯한 한 판도 있었다.
평균 클리어 시간은 20분대. 더 낮은 난이도에서, 더 쉬운 맵으로 공방을 돌려서 30분만에 클리어를 하고 치를 떨었던 나로써는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일이었다.
그렇게 세 판을 돌렸고, 그렇게 해서 나는 다음 날 마침내 데스티니 가디언즈 첫 날부터 하염없이 구경만 하던 경이 보관소에 앞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면서 있을 수 있었다.
보관소에서 몇 가지 뽑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두고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뽑을 수 있는 아이템들을 한 번씩 검색해보고서는, 내가 처음에 원했던 아이템을 뽑고서는 신이 나서 공격전에 가서 쓰고 왔다.
매일같이 나 혼자 어떻게 해 보겠다고 고집만 부리다가, 내 고집을 포기하고, 나약함을 드러내면서 도움을 구해서 얻어진 값진 결과였기에, 더욱 뿌듯한 결과였다.
뽑기를 하는데 엄청난 미광체(게임 내 돈이다) 가 들어가서 비어버리고, 전설조각(이것도 게임 내 돈이다) 가진 거의 1/3 을 더 써야 하는 불상사에 한숨을 쉬었다. 좀 더 모아둘 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안 써도 되는 걸 억지로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시작했는데 3일만에 1250을 찍어버린 신생 유튜버가 생각이 났다. 영상을 보니까. 100여시간 남짓한 고인물들의 버스를 탔고, 레이드를 가고 있다고. 세상에나. 역시 타력의 힘은 위대하다. 어마어마하다.
세상은 함께 사는 거라던가, 사람은 자기가 잘나서 사는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세상이 다 해주는 거니까 세상 편에 서서 세상 입장이 되어야 잘 된다라거나, 세상에게 맡겨야 가장 잘 된다는 게 이런 말인가 보다.
현실에서도, 내 것을 내놓고 순환시키니, 세상에 이런 일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마음을 바꾸니까 여유가 생기고 일상에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을 거라 여겼던 게임에서 이제 한 발짝 탈출했다.
언젠가는, 여타 내가 즐기던 오픈월드 게임처럼 더 이상 무언가 더 좋은 걸 얻거나, 더 새로운 것을 얻으려는 욕심 없이, 가끔 틀어보다가 끄는 그런 게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P.S
GTA 5 마냥 카메라 모드 같은 거 나오면 완벽하게 관광을 즐길 수 있을텐데, 그런 건 지원이 안 되니까. 그건 참 아쉬워. 차라리 그러느니 다른 시뮬레이터를 찾거나 돈이 좀 들더라도 여행을 가는 게 낫겠지?
뭐, 크고 거창한 여행이 아니더라도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