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쓰기 싫어하는 아이를 구해줄 3가지 방법

by 책키럽


"오늘은 일기 뭐 써요?"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처음에 뭐라고 써요?"


아이들에게 일기를 쓰라고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입니다.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일기 숙제를 내줄 때, 쓸 주제와 첫 문장을 함께 정해줍니다. 아이들은 일기 쓰기를 어려워합니다. 보통 "나 오늘 뭐 했지?"라고 생각하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단순히 나열하곤 합니다.


'아침에 밥 먹고 학교 갔다. 수업하고 집에 와서 학원 갔다. 집에 와서 밥 먹고 씻고 잤다. 내일은 더 잘해야겠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일기는 '억지로 해야 하는 숙제'가 되어버립니다. 하지만 일기는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기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의 감정, 글로 남기고 싶은 순간, 고민과 기쁨을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하루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성장하는 시간이기도 하지요. 그렇다면 일기 쓰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1. 시간과 공간을 제한해 주기

아이들이 일기를 어려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하루라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어떻게 다 글로 표현하지?"
"뭐가 중요하고, 뭘 써야 할지 모르겠어."


이렇게 막막한 기분이 들면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결국 일기 쓰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시간을 좁혀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분 동안 어떤 생각을 했어?" "학교에서 점심시간 종 치기 전에 어떤 기분이 들었어?" "급식받기 전 어떤 냄새가 났어?"처럼 하루 중 짧은 순간을 포착해 쓰도록 유도하면 훨씬 부담이 줄어듭니다. 이때, 단순한 사실을 적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활용해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봤던 것: 친구들이 점심받으려고 뛰어가는 모습
✔ 들었던 것: 급식실에서 들리는 수저 부딪히는 소리
✔ 냄새: 김치찌개 냄새가 코를 찌름
✔ 느낀 감정: 무슨 반찬이 나올까? 반찬에 대한 기대감과 맛있는 냄새에 기분이 좋아짐

이렇게 특정 순간을 잡고, 오감을 활용해 글을 쓰면 훨씬 풍부한 표현이 나올 수 있습니다.


2. 대화체로 표현해 보기

대화체를 활용하면 글이 더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따옴표(“ ”)를 사용하면 문장 길이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읽는 사람도 이야기 속으로 쉽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친구와 나눈 대화를 생각해 보고 글로 적어보는 겁니다.


-문장으로 쓰기
오늘 친구가 자기네 강아지가 새끼를 낳았다고 했다. 강아지가 너무 귀엽다고 했다. 나는 부러웠다.


- 대화체 활용
"우리 집 강아지 새끼 낳았다!"
"진짜? 몇 마리야?"
"세 마리! 정말 작고 귀여워. 너도 한번 보러 올래?"
"우와, 부럽다.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어."

이렇게 대화체를 활용하면 그 순간의 분위기가 살아나고, 아이들도 쉽게 문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만약 학교에서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면, 방금 엄마와 나눈 대화를 그대로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엄마가 한 말, 내가 한 말, 그때의 감정까지 적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의 분량도 늘어나고, 내용도 더욱 풍부해집니다.


3. 시(詩)로 표현해 보기

아이들은 모두 시인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저학년일수록 시를 정말 잘 씁니다. 글의 분량을 길게 쓰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는 시로 표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시 : 봄이 오는 날씨


<봄날>
햇볕이 따뜻하다.
꽃이 피었다.
노란 나비가 날아다닌다.
친구랑 놀이터에서 뛰어다녔다.
봄이 왔다.


짧지만 그날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있죠? 시에는 은유, 의성어, 의태어를 넣으면 더 생동감 있는 표현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기쁠 때는 '나는 풍선처럼 둥둥 떠올랐다.', 슬플 때는 '눈물이 빗방울처럼 후드득 떨어졌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죠. 이렇게 짧은 시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훌륭한 일기 쓰기 방법입니다.



사실 저도 어릴 때 일기 쓰기가 너무 싫었습니다. 방학 때 그림일기 30개를 개학 전날 28개를 몰아서 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렇게 억지로 하다 보니 학생 때는 일기를 거의 쓰지 않았죠. 그런데 대학에 가서야 비로소 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을 누구에게 털어놓을 수도 없었고, 하루를 돌아보며 내 감정을 정리할 공간이 필요했거든요. 그렇게 다시 일기를 쓰면서 깨달았습니다. 일기는 억지로 하는 숙제가 아니라, 나를 위한 기록이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라는 것을요.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다."
– E. M. 포스터


아이들이 일기 쓰는 것을 괴롭지 않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참 좋은 습관이라서 시키는 건데, 오히려 싫어하게 만들어서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부모님이 아이에게 "빨리 일기 쓰기 숙제해."라고 말하는 대신, 부모님이 조금만 도와주시면 어떨까요? 아이가 자연스럽게 글을 쓰도록 도와준다면 어느 순간 아이는 글로 마음을 털어놓고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행복하게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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