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비가 내린다.
우산을 들고, 가방을 들고.
손은 둘인데 할 일은 셋이다.
어깨와 목 사이에 우산을 끼운다.
위태로운 각도로 버티는 그 작은 지붕 아래,
비닐봉투 하나를 집는 동안,
이미 양말 속엔 비가 스며들었다.
‘이러다 감기 들겠는데…’
그 생각도 잠시,
축축한 양말의 감각이 발을 무겁게 끌고 간다.
거의 다 왔다.
집 앞이다.
현관 불빛이 따뜻하다.
하지만 마지막 관문이 남았다.
이제 우산은… 어떤 손이 접어주지?
손이 없다.
오늘 하루도, 손이 모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