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의 무게
10월의 시작은 언제나 조금 다르다.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선선해지는데, 달력 위 1일에는 작은 붉은 글씨가 놓여 있다.
‘국군의 날’.
누군가에게는 그저 공휴일이 아니고, 또 누군가에게는 지나칠 수 없는 날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군복의 무게를 기억하는 이들이 있다.
땀 냄새와 철모의 무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밤의 행군.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것들이 나라를 지탱하는 기억의 조각이었음을 알게 된다.
국군의 날은 단순히 ‘군인들의 날’이 아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져 있다는 걸 떠올리게 한다.
평범한 일상조차도 누군가의 비범한 헌신 덕분에 가능해진다는 사실.
우리는 그저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말로밖에 다 표현하지 못한다.
책으로 이 마음을 더 깊게 만날 수도 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전쟁은 아니지만, 국가 폭력 속에서 흔들린 청춘을 보여준다.
그 상처를 따라가다 보면, 지켜야 할 평화가 무엇인지 다시 묻게 된다.
또 김훈의 《남한산성》은 치열했던 전쟁의 기록 속에서,
국가와 백성 사이에서 갈라졌던 마음들을 담담히 그린다.
비극의 순간 속에서도 끝내 지켜내려는 의지가 얼마나 귀한지 보여주는 책이다.
오늘 하루만큼은, 눈앞의 바쁨에서 잠시 물러나
‘지켜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당신에게 국군의 날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