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살인사건을 읽은 밤

- 어쩌면 공포는 아주 가까운 일상 속에 있다

by 북돌이

나는 가끔 책 한 권이

하루의 결을 완전히 바꾸는 경험을 한다.

특히 공포 소설을 읽을 때면

그러한 변화는 더 극명하게 다가온다.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던 방, 창문, 복도,

그 모든 공간이 갑자기 낯설고

낯선 그림자를 띠기 시작한다.


‘기묘한 살인사건’이라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누군가의 살인 사건을

다루는 전형적인 스릴러를 떠올렸다.

그러나 책장을 넘길수록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살인사건’은 혈흔이나 칼날보다

훨씬 더 일상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얼굴은, 피곤한 몸을 눕히는 자취방의 침대처럼

너무나 익숙해서 더욱 섬뜩하다.


...(* ̄0 ̄)ノ일상이 뒤집히는 순간들


책에는 열여섯 개의 기묘한 사건들이 실려 있다.

자칭 완벽한 남자친구로부터 시작해,

밤마다 자신을 노려보는 아내,

SNS 속 연인의 비밀,

지하실에 놓인 마네킹,

그리고 무심코 잡힌 택시까지.


나는 어느 순간 생각했다.

‘내가 사는 이 일상도, 이 방도, 지금 이 순간도

이야기의 소재로 충분하겠구나.’


작품 속 주인공들이 겪는 공포는

결코 특별하거나 기괴한 환경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낯선 귀신이나 끔찍한 괴물이 아니라,

‘익숙함이 낯설어지는 순간’이다.


익숙한 것이 낯설어지는 일.

얼마 전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밤길이었다.

늘 걸어오던 골목, 늘 지나던 가로등.

그런데 그날은 아무 이유 없이

가로등 불빛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다.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아

몇 번이나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럼에도 걸음은 빨라지고,

심장은 몸의 주인이 아닌 듯 뛰었다.


그때 알았다.

공포는 ‘상황’이 아니라 ‘감각’이라는 것을.


...(* ̄0 ̄)ノ책이 던진 질문들


책을 읽는 동안 내 머릿속엔 계속해서 같은 질문이 떠올랐다.

‘정말 무서운 건 귀신일까, 아니면 사람일까?’


작품 속 사건들은 대부분 인간의 욕망, 기억, 집착,

그리고 경계의 순간에서 비롯된다.

어떤 이는 사랑을 이유로 상대의 삶을 잠식하고,

어떤 이는 기록 속에 감춰둔 비밀을 파헤치며,

또 어떤 이는 일상 속 작은 균열이

삶 전체를 뒤흔들어버린다.


나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었다.

귀신을 믿지 않는 편이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줄 수 있는 공포는

어떤 허구보다 생생하고,

어떤 괴담보다 현실적이었다.


책을 덮고 나서도 그 감정은 오래 남았다.

아니, 어쩌면 책을 덮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았는지도 모르겠다.

어둠 속에서 뭔가 튀어나올까 봐 무서운 건

인간이 가진 상상의 힘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상상을

일상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불러내기 때문이다.


...(* ̄0 ̄)ノ나의 일상에도 사건은 있었다


읽다가 문득,

이 책의 한 장면이 내 기억과 겹쳐지는 순간이 있었다.

한밤에 켜진 스마트폰 화면,

SNS 피드를 무심코 넘기다 발견한

낯선 계정 하나.


사진도, 글도, 팔로워도 거의 없는 계정.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를 조금씩 따라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계정은 한동안 내 일상에

작은 균열을 만들어냈다.

실체가 없는 불안.

보이지 않는 시선.


책 속의 공포가

나의 공포를 떠올리게 했던 순간이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 ‘아무 일도 없음’이

오히려 더 무서웠던 날이었다.


...(* ̄0 ̄)ノ그래서 나는 이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기묘한 살인사건.

이 제목은 단순히 공포를 자극하기 위한 말이 아니다.

이 책이 보여주는 ‘기묘함’은

누군가의 죽음이 아니라

평범함이 어긋나는 찰나에 가깝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나는 내 일상을 다시 바라보게 되었다.

침대 위 그림자,

창문 밖 바람 소리,

스치는 사람들의 시선,

그 모든 것들 속에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공포는 피하고 싶은 감정이지만

때로는 그런 공포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는 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이 책은 나에게 그런 경험을 선물했다.

불편하지만, 그래서 더 잊히지 않는 밤을.



...(* ̄0 ̄)ノ당신의 일상에도 기묘한 순간이 있었나요?


문득 스쳐간 그림자,

설명할 수 없었던 감정,

평범한 하루에 갑자기 찾아온 작은 균열.


혹시 당신도 그런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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