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보드로는 남기지 못하는 온도
**도서 줄거리 요약**
구독자 23만 명의 다꾸 크리에이터 현진이
단정한 손글씨를 만드는 과정을 단계별로 안내한다.
체크리스트로 현재 글씨를 관찰하고,
필기구 선택과 손 풀기, 높이와 간격 같은 기본 공식을 먼저 익히게 한다.
이후 한글 자음과 모음, 받침 글자, 영어 알파벳과 숫자, 문장 부호까지
확장하며 실전 연습을 이어간다.
마지막에는 표정, 동물, 사물 등 간단한 손그림 이모티콘을 더해
글씨의 분위기와 표현을 함께 완성하도록 구성했다.
나는 여전히 메모를
키보드로 먼저 적는다.
빠르고 깔끔하고,
지우는 일도 어렵지 않으니까.
그런데 중요한 문장은
끝내 손으로 다시 옮겨 적는다.
내가 나에게 하는 말은
폰트로는 어딘가 덜 진심처럼 느껴져서다.
손글씨는 소리가 있다.
펜 끝이 종이를 스칠 때 나는
사각사각, 아주 작은 마찰.
그 소리를 듣는 동안
생각도 같이 천천히 내려온다.
내 마음이 따라갈 수 있는 속도로
하루가 제자리로 돌아온다.
이 책은 그 느린 속도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해 준다.
예쁜 글씨는 재능이 아니라
관찰과 정리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체크리스트로 내 글씨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갑자기 ‘못난 글씨’가 아니라
‘정리되지 않은 글씨’를 마주한다.
이유가 분명해지면
고칠 수 있는 것도 분명해진다.
**글씨에도 분위기가 있다, 그 말이 자꾸 남는다**
나는 누군가의 글씨를 보면
그 사람의 하루를 함께 본 기분이 든다.
또박또박한 글씨는
말을 아껴 고르는 사람 같고,
둥글고 귀여운 글씨는
웃음이 많은 사람 같다.
삐뚤어도 진한 글씨는
그날의 마음이 컸다는 기록처럼 보인다.
책은 그 ‘분위기’를
막연한 감상으로 남겨두지 않는다.
밑줄과 높이, 띄어쓰기,
네모 상자 안에서 균형을 잡는 연습,
손을 풀고 힘을 빼는 준비까지.
예쁘게 보이게 만드는 요령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게 붙잡아 주는 기준을 준다.
기준이 생기면
내 글씨는 갑자기 남의 것이 아니라
내 쪽으로 자라나는 것이 된다.
가끔 나는
정돈된 글씨가 너무 ‘완벽’ 해 보일까 봐
일부러 대충 쓰고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넘기다 보면
단정함은 완벽함이 아니라
배려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 사람이 한 번에 읽히도록,
말이 서로 부딪히지 않도록,
마음이 넘치지 않게 담아두는 기술.
**연습은 내가 나를 환대하는 방식이 된다**
마지막의 이모티콘 파트가 좋았다.
표정 하나, 작은 동물 하나를 그리는 일은
연습에 ‘놀이’라는 숨구멍을 내준다.
진지하게 또박또박 쓰다가도
눈이 동그란 얼굴 하나를 그려 넣으면
다이어리가 갑자기 내 편이 된다.
별일 없던 하루에도
페이지에는 내가 남긴 온기가 남는다.
어쩌면 우리는
글씨를 예쁘게 쓰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적는 말이
조금 더 다정했으면 하는 걸지도 모른다.
오늘의 나를
내일의 내가 편히 읽을 수 있게,
나 자신에게도 한 칸의 여백을 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나는 오늘도
한 줄을 더 손으로 적어본다.
당신은 요즘,
키보드로는 적히지 않는 마음을
어떤 방식으로 남기고 있나요?